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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국내선 '본전' 힘든 500억 '호프' 만든 진짜 이유

입력 2026-07-08 09:34:14 | 수정 2026-07-08 09:34:08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영화 ‘곡성’ 이후 10년 만에 돌아온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오는 15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베일을 벗었다. 단일 한국 영화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500억 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번 작품은 국내 시장의 수입만으로는 손익분기점 회수가 어려울 정도의 초대형 블록버스터다. 

나 감독이 이처럼 위험 부담이 큰 SF 장르에 뛰어든 배경에는 국내 영화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철저한 시장 분석과 야심이 깔려 있다.

순제작비가 5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호프'는 나홍진 감독이 제작 전부터 이미 '해외에서 벌어온다'는 야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나홍진 감독은 '호프'의 구상 당시부터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진출과 국내 제작비 상승에 따른 한국 영화계의 위기를 감지했다. 그는 “내수용으로 제작해 국내 시장에서만 개봉하기엔 승산과 미래가 없다고 느꼈다”며 해외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SF 장르를 선택했다. 

이러한 전략은 주효해, 지난 5월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데 이어 전 세계 200여 개국에 선판매되며 순제작비의 절반 가량을 조기 회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영화 ‘호프’는 고립된 시골 항구 마을 ‘호포항’에 찾아온 미지의 외계인과 이에 맞서는 마을 사람들의 사투를 고강도 액션으로 그려낸다. 황정민(범석 역), 조인성(성기 역), 정호연(성애 역) 등 화려한 국내 라인업은 물론,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할리우드 톱배우들이 모션 캡처를 통해 외계인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나 감독은 1970~1980년대 한국을 연상시키면서도 시대와 장소가 불분명한 미장센을 통해 ‘한국적인 요소를 결합한 이국적인 이미지’라는 독특한 SF 세계관을 구축했다.

'호프' 개봉을 앞두고 나홍진 감독은 "내수용으로 제작해 국내 시장에서만 개봉하기엔 승산과 미래가 없다고 느꼈다"고 솔직히 말했다. 사진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 때 모습./사진=연합뉴스



특히 이번 작품은 전작인 ‘추격자’, ‘황해’, ‘곡성’과 궤를 달리한다. 나 감독은 지난 6일 열린 언론시사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전작에 비해 폭력의 수위가 매우 낮은 영화”라며, “‘곡성’과 반대로 대사보다는 강렬한 액션 비주얼과 사운드를 통해 스토리를 느끼게 해야 하는 영화”라고 차별점을 짚었다. 

인간과 외계인의 단순한 대결 구도로 시작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악행이 꼭 악의를 가져야만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관객 각자에게 해석의 권한을 넘기는 복합적인 서사 구조를 취했다.

2시간 36분에 달하는 상영 시간에 대해서는 완성도 높은 이야기 구조와 차별화된 메시지를 온전히 담아내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나 감독은 칸영화제 상영 이후에도 컴퓨터그래픽(CG)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후반 편집을 감행, 상영 시간을 4분 줄이는 등 개봉 직전까지 완성도에 집착하는 장인 정신을 보여주었다.

“개봉하는 날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나 감독의 다짐처럼, ‘호프’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한국 영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이정표가 될 수 있을지 영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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