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거래 첫날 국내 본주보다 16% 높은 가격에 마감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성장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미국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향후 이 같은 가격 차가 얼마나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 ADR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공모가인 149달러보다 13.08% 오른 168.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253만 원으로 전날 국내 본주 종가 218만 원보다 약 16% 높은 수준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등 주요 경영진이 SK하이닉스가 나스닥 ADR 거래를 개시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타워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7.11./사진=연합뉴스 [나스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상호 전환 제약에 벌어진 가격 차...TSMC 사례 주목
ADR은 국내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미국 증시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예탁증서로, SK하이닉스 ADR 10주는 국내 보통주 1주와 동일한 권리를 가진다.
같은 기업 주식임에도 가격 차가 발생한 것은 본주와 ADR 간 상호 전환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DR을 취소해 국내 보통주를 받는 것은 가능하지만, 국내 주식을 다시 ADR로 전환하려면 회사 동의와 예탁기관 승인 등이 필요해 공급을 즉시 늘리기 어렵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F-1)에도 “ADS를 보통주로 전환한 경우 다시 ADS로 전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명시돼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구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 차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대만 TSMC도 유사한 사례가 나타났다. TSMC 역시 대만 본주를 ADR로 다시 발행하는 과정에 규제상 제약이 있어 미국 시장에서 웃돈이 장기간 유지됐다.
TSMC ADR 평균 프리미엄은 2010~2019년 3.2%에서 2020~2023년 7.4%로 높아졌고 AI 투자 열풍이 본격화한 2024년 이후에는 19.1%까지 확대됐다. 올해도 평균 17.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 역시 상호 전환이 원활해지기 전까지는 일정 수준의 미국 프리미엄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가격 차가 반드시 국내 본주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투자자 접근성에 대한 별도 가치가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3일부터 ADR이 임시 티커 ‘SKHYV’에서 정식 티커 ‘SKHY’로 전환돼 거래를 시작하고 국내 증시도 함께 열리는 만큼 양 시장의 가격 차가 얼마나 좁혀질지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외신 “역사적 데뷔”...월가도 AI 메모리 시장 성장성 낙관론
SK하이닉스의 이번 상장에 대한 해외 시장의 반응도 뜨거웠다. 블룸버그통신은 “(SK하이닉스의)역사적 데뷔는 AI 붐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기존 호황·불황 사이클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시장의 베팅”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도 ‘SK하이닉스, AI 열풍 속 미국 시장 성공적 데뷔’라는 기사에서 “최근 반도체주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투자 열기는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SK하이닉스의 역사적인 미국 거래 데뷔가 AI 투자심리를 되살리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고 뉴욕타임스는 “AI 관련 기업 투자 수요를 확인하는 새로운 시험대”라고 분석했다.
외신뿐 아니라 월가에서도 AI 메모리 시장 성장성에 대한 낙관론이 이어졌다. 토머스 헤이즈 그레이트힐캐피털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는 현재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리는 투자처”라며 “높은 기업가치를 시장이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세페 세테 리플렉서비티 공동창업자는 “SK하이닉스 ADR은 미국 투자자들이 AI 메모리 테마에 투자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대형주”라며 “AI 성장 스토리가 이번 상장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