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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7일제 인건비 딜레마"…택배업계, '피지컬 AI'로 생존 승부수

입력 2026-07-22 15:15:29 | 수정 2026-07-22 15:15:22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주 7일 배송이 택배 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물류업계의 원가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늘어난 운영 일수만큼 치솟는 인건비와 현장 유지 비용을 통제하는 것이 기업들의 생존 과제로 떠올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택배사들은 급증하는 고정비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무인 로봇을 결합한 '피지컬 AI' 현장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택배기사의 근로조건 개선 요구와 대리점 수익성 악화 등 복잡해진 상황 속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공정 효율을 극대화할 기술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 자본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선제적 투자에 나선 CJ대한통운의 움직임이 돋보인다. 경쟁사들이 기술 실증과 특정 구간 효율화에 머물러 있는 사이 CJ대한통운은 지능형 로봇을 현장에 단계적으로 배치하며 주 7일 배송이 불러온 원가 상승 압박에 대응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군포 풀필먼트센터 포장 공정의 AI 휴머노이드 로봇./사진=CJ대한통운 제공



◆ 매일오네 날개 단 CJ대한통운, 실적·무인화 선제 대응

CJ대한통운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2145억 원, 영업이익 92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7.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선보인 주 7일 배송 서비스 '매일오네(O-NE)'가 안착하면서 택배 부문 매출이 10.5% 급증했고 이것이 전체 외형 성과와 수익성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장의 인력 부담과 비용을 통제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CJ대한통운은 올해 상반기부터 레인보우로보틱스와 공동 개발한 AI 기반 '양팔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물류 현장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기존 고정형 자동화 설비로는 대응이 까다로웠던 비정형 화물 처리 공정에 로봇을 배치해 노동 집약적 구조를 개선하려는 시도다.

이는 주 7일 배송 가동으로 가중될 수 있는 현장 인력의 피로도를 낮추는 동시에, 추가 공임 비용을 기술적으로 상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통합 AI 플랫폼 '릿닷AI(Lit.AI)'를 가동해 메가허브 터미널과 전국 풀필먼트 센터를 연계한 데이터 기반 최적화 운영도 추진 중이다.

◆ 자율주행 화물차 한진, 이족보행 로봇 롯데

한진은 간선 운송 비용 절감과 미래 스마트 물류 시장 선점을 목표로 자율주행 기술을 꺼내 들었다. 한진은 지난 9일 25톤 대형 자율주행 화물차를 활용한 유상운송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개시했다. 단순한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고객사의 택배 물량을 적재하고 상업 운행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이번 운행은 군산항에서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 터미널까지 이어지는 왕복 118km 구간에서 이뤄졌다. 한진은 대전 메가허브를 중심으로 간선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운송 비용을 효율화한다는 방침이다. 인건비 상승과 유류비 변동성 등 밸류체인 전반의 고정비 부담을 자율주행 기술로 일정 부분 통제하겠다는 구상이다.

읍·면·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 권역에서 주 7일 배송을 시작한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차세대 로봇 기술 확보에 나섰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로봇 전문 스타트업 '로브로스'와 협력해 진천 풀필먼트 센터 등에서 업계 최초로 '이족 보행 AI 휴머노이드 로봇(이그리스-C)'의 현장 실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복잡한 물류센터 내부를 이동하며 상품 피킹과 포장 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 검증에 돌입했다.

◆ 무인화 앞선 CJ대한통운…'쿠팡 3PL 추격·투자비 회수' 과제

택배 3사 모두 첨단 기술을 도입하고 있지만 상용화 속도 면에서 선제적 투자를 단행한 CJ대한통운이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선점 효과가 장기적 점유율 우위를 담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쿠팡 CLS가 외부 택배(3PL) 시장을 잠식하며 1위를 위협하고 있다. 로봇 도입으로 단기적인 인건비 증가를 방어하더라도 3PL 고객사 이탈을 막지 못하면 외형 성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지컬 AI와 메가허브 인프라 구축에 투입된 대규모 자본 회수라는 과제도 남아있다. 장기적으로 시스템 유지보수 및 감가상각 등 새로운 고정비가 절감분을 상회할 경우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선제적 투자로 무인화 시스템을 구축한 CJ대한통운이 원가 통제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쿠팡의 3PL 시장 점유율 확대와 막대한 투자비 회수 압박 등 시장 내 굵직한 경쟁 변수를 어떻게 방어하느냐가 향후 주 7일제 물류 전쟁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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