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삼성중공업이 차세대 해상 에너지 인프라로 꼽히는 부유식 소형모듈원전(FSMR)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 특정 원자로 기술에 얽매이지 않는 범용 플랫폼을 선제적으로 구축해 글로벌 해상 원전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원전 설계 및 엔지니어링 기업인 사전트 앤 런디(S&L)와 '범용 FSMR 표준 플랫폼 공동 개발을 위한 우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김경희 삼성중공업 미래사업본부장(왼쪽)과 시벤 술카 사전트앤런디 최고원전책임자가 상호우선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중공업 제공
1891년 설립된 S&L은 70년 이상 전 세계 원전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독보적인 엔지니어링 리딩 기업이다. 최근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이 선정한 '2026 톱 설계사' 원전 플랜트 부문에서도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번 동맹을 통해 양사는 지난해(2025년) 개념설계를 마무리 지은 삼성중공업의 FSMR 프로젝트를 실제 상업적 배치 단계로 끌어올리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특정 노형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원자로를 탑재할 수 있는 '표준 플랫폼'의 개발이다. 양사는 플랫폼 설계부터 인허가 절차 지원, 건조 플랜 및 해역 배치 전략 수립 등 사업화 전 주기에 걸쳐 포괄적으로 협력한다. 이를 통해 까다로운 미국 연방 기관 및 국제 규제 기준을 선제적으로 충족시키고 선주와 고객사의 유연한 선택권을 보장할 계획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팽창에 따른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청정에너지 수요가 발생하고 있지만 기존 육상 원전 및 SMR은 부지 선정과 주민 수용성 문제로 확장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상에 띄우는 FSMR은 입지 제약에서 자유롭고 연안 지역 전력망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단일 SMR 노형 기술에 종속되지 않는 범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향후 원전 밸류체인 내에서 선체 하청 건조를 넘어 핵심 해상 인프라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벤 술카 S&L 최고원전책임자(부사장)는 "S&L의 원전 엔지니어링 리더십과 삼성중공업의 검증된 해양 플랫폼 전문성이 만나 미국 시장에 최적화된 FSMR 개발을 크게 앞당길 것"이라며 "전력 사업자와 연안 주, 연방 기관에 원전 도입을 위한 가장 유연한 경로를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경희 삼성중공업 미래사업본부장(부사장)은 "글로벌 원전 설계 선두 주자인 S&L과의 굳건한 협력은 자사의 FSMR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차세대 성장 동력인 해상 원전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글로벌 미래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