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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화학·바이오·식품 중심 신사업 속도…"지속 성장 동력 확보"

입력 2026-07-31 18:19:54 | 수정 2026-07-31 18:19:42
김성준 기자 | sjkim11@mediapen.com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롯데가 화학과 바이오, 식품 부문을 중심으로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학 부문은 AI용 회로박과 수소 사업을 확대하고, 바이오 사업은 송도 1공장의 상업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한일 식품사는 아시아 사업을 총괄할 합작법인을 세워 해외 사업 협력을 강화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익산2공장 전경./사진=롯데 제공



31일 롯데에 따르면, 그룹 화학 계열사들은 전지소재 사업을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하고 수소 발전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AI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에 대응해 고속신호 전송용 HVLP(초극저조도) 동박 생산을 확대한다. AI용 회로박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지박 판매가 늘면서 전사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4분기 45%에서 올해 1분기 67%로 상승했다. 

회사는 익산공장에 약 500억원을 투자해 AI용 회로박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이에 따라 익산공장 생산능력은 기존 3700톤에서 2027년 1만6000톤으로 늘어난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익산의 전지박 물량을 이관받아 ESS용 전지박 생산에 집중한다. 자회사 롯데에코월 지분 90%를 매각해 확보한 재원은 AI 데이터센터용 회로박과 반도체용 초극박, ESS·전기차 배터리용 전지박 등 4대 고부가 제품군에 투자할 계획이다.

수소 사업도 상업화 단계에 들어섰다. 롯데케미칼과 SK가스, 에어리퀴드코리아가 설립한 합작법인 롯데SK에너루트는 지난해 6월 20㎿ 규모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울산하이드로젠파워 2호'를 가동한 데 이어 올해 4월 같은 규모의 1호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두 발전소는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부지에서 SK가스 자회사와 롯데 화학 계열사 공장의 부생수소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롯데SK에너루트는 올해 12월까지 총 80㎿ 규모 종합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룹 바이오 부문도 글로벌 CDMO 도약을 본격화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의 주요 건설을 마치고 사용승인을 받았다. 송도 1공장은 총 12만ℓ 규모 항체의약품 생산시설로, 1만5000ℓ급 스테인리스 스틸 배양기 8기를 갖춰 대규모 상업 물량에 대응한다. 자동화 제조관리시스템(MCS)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주문부터 제조, 품질 검증까지 이어지는 디지털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와 연계한 ‘듀얼 사이트’ 전략도 추진한다. 시러큐스가 초기 임상과 소규모 생산을 담당하고, 송도가 대규모 상업 생산을 맡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고객사 개발·상업화 단계 간 기술 이전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지난 3일 송도 캠퍼스를 찾아 주요 시설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신 회장은 “바이오는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핵심 산업군”이라며 “준공 이후 예정된 일정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롯데SK에너루트 '울산하이드로젠파워' 1호 전경./사진=롯데 제공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하반기 시운전과 생산 시스템 검증을 거쳐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앞당긴 연내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ADC(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솔루플렉스 링크'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 '바이오 USA'에서 송도 1공장의 공정과 핵심 설비를 소개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알리는 활동에도 나섰다.

식품 부문에서는 한일 '원롯데' 전략을 고도화하며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웰푸드와 일본 롯데제과는 싱가포르에 합작법인을 출범했다. 신규 법인은 한일 식품사의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며, 사업별로 나뉘어 있던 경영관리와 의사결정 체계를 일원화한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 양국 식품사의 시너지 창출과 해외 사업 전략을 이끈다.

이번 합작법인 출범은 신동빈 회장이 강조해 온 ‘원롯데’ 전략의 일환이다. 신 회장은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양사의 협력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주문해 왔다. 한일 내수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해외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양사는 그동안 원재료 공동 구매와 마케팅 협력, 제품 교차 판매 등으로 협업 범위를 넓혀 왔다. 그 결과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4.4% 증가한 1조2205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롯데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약 9000억원의 해외 실적을 올렸다. 원롯데 1호 글로벌 메가 브랜드인 빼빼로 매출도 지난해 24% 성장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3% 증가했다. 합작법인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메가 브랜드 육성과 생산·물류 인프라 연계, 신규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한일 계열사의 협업은 다른 사업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와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해 9월 합작법인 ‘롯데호텔스 재팬’을 세워 일본 호텔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한일 롯데벤처스도 ‘엘캠프 재팬’을 통해 양국 스타트업의 상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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