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경쟁이 날로 격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세계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독점적 기술력을 갖춘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추가 발굴해 5년간 9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쏟는 등 밀착 지원에 나선다.
산업통상부는 6일 무역보험공사에서 '제16차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 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소부장 협력모델 승인안'과 '제3기 슈퍼 을(乙) 기업 선정 결과', '2026년도 소부장 시행계획' 등 3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사진=미디어펜
산업통상부는 6일 무역보험공사에서 '제16차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 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소부장 협력모델 승인안'과 '제3기 슈퍼 을(乙) 기업 선정 결과', '2026년도 소부장 시행계획' 등 3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우선 산업부는 4단계에 걸친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 한화오션(잠수함용 연료전지 핵심장비)과 선익시스템(AI 기반 OLED 자율 증착장비), 이오테크닉스(초고속 레이저 열처리장비), 에코프로비엠(전고체전지용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두산전자사업(위성통신용 저손실 소재 및 안테나 모듈) 등 제3기 슈퍼 을 기업으로 5개사를 최종 선정했다.
슈퍼 을 프로젝트는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국내 소부장 기업을 세계적인 공급망 핵심 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대형 연구개발(R&D) 사업이다. 정부가 슈퍼 을 육성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글로벌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서 네덜란드 ASML이나 일본 디스코처럼 특정 핵심 공정을 독점하는 기업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한 국산화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해야만 향후 무역 분쟁이나 자원 무기화 상황에서도 강력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라는 설명이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은 과제당 200억 원 규모로 7년 이상 장기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받는다. 정부는 1기(주성엔지니어링·KCC·테크로스)와 2기(아모텍·화신·세아창원특수강)에 이어 이번 3기 지정으로 오는 2030년까지 총 15개의 슈퍼 을 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협력 체계인 소부장 협력모델도 한층 고도화된다. 기존의 단순 수직·수평 협력을 넘어 앵커 기업이 국내 산업 생태계를 직접 설계하는 생태계 완성형과 지역 클러스터 간 시너지를 내는 지역주도형 모델이 새롭게 신설됐다.
정부는 이번 위원회를 통해 차세대 유리 패키지 기판과 1000W급 EUV 펠리클, 공장맞춤형 모빌리티 플랫폼, 차량인포테인먼트용 국산 SoC, 에너지용 초고성능 다공성탄소 등 5건을 신규 협력모델로 승인했다. 이들 협력모델에는 향후 5년간 총 910억 원의 R&D 자금과 함께 화학물질 인허가 패스트트랙 등 규제 특례, 금융·세제 혜택을 패키지 지원한다.
아울러 확정된 2026년도 소부장 시행계획에 따라 정부는 올해 하반기까지 소부장 핵심전략지도를 수립해 현재 200대 핵심전략기술 체계를 대대적으로 정비한다. 인공지능(AI)과 첨단소재 등 파급력이 큰 미래 기술을 신규 편입하고 자립화가 완료된 기술은 제외하는 방식이다.
개발된 기술이 산업 현장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로봇 기반 자동화 실험 환경과 디지털 트윈 기반 테스트 환경 등 디지털 실증 인프라를 확대하고, 국가 균형발전 정책과 연계된 제3기 소부장 특화단지도 연내 추가 지정할 예정이다.
문신학 차관은 "이번 위원회를 통해 제2차 소부장 기본계획의 3대 역량(혁신·시장·생태계) 강화 전략이 슈퍼 을 기업 확대와 협력모델 다양화라는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소부장 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수요·공급기업의 다양한 협력 수요를 반영하는 협력모델을 통해 소부장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