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맞벌이 부부의 최대 고충으로 꼽히던 초등학생 자녀의 방학 중 돌봄 공백과 남성 근로자의 임신·출산기 참여 제약을 대폭 줄이는 일·가정 양립 제도 개편이 본격화된다. 그간 현장에서 꾸준히 지적돼 온 돌봄 사각지대를 메우고, 남성의 돌봄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11일 국무회의에서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과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사진=미디어펜
정부는 11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과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개정은 지난 2월과 3월 개정·공포된 법률에서 위임한 세부 절차와 급여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오는 20일부터 연 1회, 1주(7일) 또는 2주(14일) 단위로 쪼개 쓸 수 있는 '단기 육아휴직'이 도입된다. 그동안 육아휴직은 최소 단위가 길어 자녀의 갑작스러운 전염병 격리나 1~2주 안팎의 초등학교 방학 등 단기 돌봄 공백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사용 기간은 기존 육아휴직 총 기간(최대 1년6개월)에서 차감되지만, 법정 분할 사용 횟수(3회)에는 합산되지 않는다.
신청 기한도 현장의 현실성을 반영했다. 방학 사유는 30일 전에 신청해야 하지만, 자녀의 질병·사고 입원이나 갑작스러운 휴원·휴교 등 긴급 사유가 발생하면 당일 개시 신청도 허용된다. 단기 육아휴직 기간에도 기존 육아휴직 급여 비율에 맞춘 급여가 지급된다.
출산 직후나 육아기에만 집중됐던 남성 근로자의 돌봄 참여 범위는 아내의 임신 단계부터로 대폭 앞당겨진다. 다음 달 18일부터는 배우자가 유산·조산 위험이 있는 경우 남성 근로자도 자녀 출생 전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된다. 출산 후 120일 이내에만 사용 가능했던 '배우자 출산전후휴가(20일)'도 출산예정일 50일 전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범위가 넓어진다.
아울러 배우자가 유산·사산한 경우 남성 근로자에게 5일(최초 3일 유급) 범위의 '배우자 유산·사산휴가'가 새로 부여된다. 우선지원대상기업 근로자에게는 유급 휴가 기간에 대해 통상임금 100% 수준의 급여가 정부 예산으로 지원된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둘러싼 사업주의 거부 사유도 엄격히 제한된다.
그동안 일부 사업장에서는 '대체인력을 구하기 위해 14일 이상 노력했으나 실패했다'는 예외 조항을 들어 근로자의 단축근무 신청을 거부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해당 예외 사유가 전면 삭제됨에 따라, 사업주는 계속 근로기간 6개월 미만 등 극히 일부 사유를 제외하고는 근로자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요청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단기 육아휴직 제도 도입으로 단기간 돌봄 수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른바 '배우자 3종 지원 세트’ 시행으로 남성이 배우자의 임신·출산 전 과정에서 육아·돌봄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