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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3만명 매일 쓴다"...업무 방식 바꾼 현대차그룹 'AI 전환'

입력 2026-08-12 15:28:44 | 수정 2026-08-12 15:36:30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단순한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을 넘어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전 사업 영역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AI 전환(AX) 여정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양재 본사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2019년부터 추진해 온 디지털 전환(DX) 및 AI 전환(AX) 과정과 향후 계획을 발표하기 위해 마련됐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AI는 기업이 활용해야 할 도구일 뿐 목적이 아니고 중요한 것은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이해하고 현장에 적용해 성과로 잇느냐에 달렸다"며 단순히 AI를 많이 쓰는 회사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이 12일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에서 열린 AX 성과 발표회에서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 탄탄한 DX 기반…산업부 지원, 임직원 80% AI 쓴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부터 협업 방식과 데이터 체계 혁신을 중심으로 DX 체계를 다져왔다. 개인의 PC에 머물던 지식을 조직의 자산으로 축적하기 위해 2022년부터 지라, 두레이, 컨플루언스를 차례로 도입했으며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인 마이크로소프트 365를 통해 글로벌 협업 방식을 표준화했다.

특히 국가 핵심기술 규제를 받는 자율주행 및 수소 연구 조직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속한 클라우드(SaaS) 활용 가이드라인 제정 지원 덕분에 전사 동일한 플랫폼을 도입할 수 있었다.

데이터 분야에서는 글로벌 원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연구개발(R&D), 생산, 품질, 판매 등 밸류체인 전반에 흩어진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유럽 GDPR 등 각국의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규제를 위반하지 않도록 비식별화 및 가명화 기술을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적용해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해소했다.

이를 토대로 보안이 확보된 전용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Chat Pro를 오픈해 임직원 누구나 챗지피티, 제미나이, 클로드 등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환경을 조성했다. 지난 7월 기준 H Chat Pro의 사용자는 3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는 전체 일반 및 연구직 임직원의 약 80%에 달하는 수치다.

◆ R&D 90% 단축·제조 52억 절감…새만금 IDC로 자율주행 가속

축적된 데이터와 AI 환경은 연구개발(R&D), 제조, 서비스 등 현장 곳곳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R&D 분야의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는 과거 방대하게 분산돼 있던 충돌 시험 데이터와 이미지를 통합 검색해 관련 사례 탐색 및 분석 시간을 약 90% 단축했다. 제조 현장에서는 비전 AI 기반의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를 통해 차량 식별번호(VIN)를 자동으로 판독해 글로벌 70여 개 거점에서 연간 약 52억4000만 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물류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에는 AI 강화학습을 결합해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줄이고 단일 공장 기준 연간 4000만 원 수준의 비용을 추가로 절감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글로벌 정비 지원 AI를 통해 대응 시간을 42% 단축했으며 고객 리뷰 대응 솔루션을 통해 1건당 처리 시간을 기 35분에서 5분으로 줄여 현재 전체 리뷰의 85% 이상을 AI로 처리하고 있다.

나아가 현대차그룹은 차량 경쟁력을 높이는 업스트림과 업무 효율을 높이는 다운스트림으로 AI 활용 전략을 세분화했다. 외부 모델을 주로 활용하는 다운스트림과 달리 피지컬 AI와 자율주행 등 업스트림 영역에서는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29년에서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새만금에 500MW(메가와트) 규모의 자체 데이터센터(IDC) 구축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바이브 코딩 실습 세션에서 자연어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 정의선 회장이 먼저 배운 '바이브 코딩'…조직 전반 실행력 높인다

이날 행사에서는 류석문 현대오토에버 대표가 직접 진행하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 실습 세션도 함께 마련됐다. 바이브 코딩은 복잡한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대신 자연어로 원하는 바를 설명하고 AI와 협업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개발 방식이다.

특히 이 교육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시작돼 그룹 주요 경영층이 선제적으로 이수했던 프로그램과 동일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기술의 파급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영진이 AI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명확히 이해하고 과도한 맹신이나 잘못된 의사결정을 방지해야 한다는 정 회장의 철학이 반영된 행보다.

아울러 조직 내 AI 활용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토큰(데이터 처리 단위) 비용 문제도 선제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일상 업무에는 고정비 방식을, 전문 연구원들의 데이터 분석에는 변동비 방식을 결합하는 전략을 통해 투자 대비 수익률(ROI)을 철저히 관리할 예정이다. 그룹은 이러한 실행 문화와 비용 효율화 역량을 바탕으로 다가올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AX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 실행 역량은 다가올 피지컬 AI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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