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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장벽·내수 정체” 이중고…포스코·현대제철, 현지화 생존 방정식

입력 2026-08-13 15:29:06 | 수정 2026-08-13 15:28:57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포스코와 현대제철이 해외 현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 장벽과 국내 철강 수요 역시 구조적인 성장 한계에 직면하면서 해외 현지 생산으로 불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해외 현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된 철강재./사진=포스코 제공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해외 철강 사업에 6조7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기간 국내 철강 사업에 9000억 원이 투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 철강 사업에 투자가 집중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포스코의 대표적인 해외 핵심 거점은 인도가 꼽힌다. 회사는 2031년 준공을 목표로 인도에 600만 톤 규모의 고로 기반 일관제철소를 건설한다. 인도 제철소에서는 포스코의 고급강 생산기술을 접목해 현지 공급이 제한적인 고강도 자동차강판과 고내식강 등을 전면에 내세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인도 현지의 저가 철광석을 활용하고 인건비 경쟁력을 통해서도 원가 우위를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성 기반을 공고히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내에서는 인도 제철소 프로젝트가 고품질 철강 제조 기술에 원가 경쟁력이 더해진 글로벌 철강 현지화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도 거점 확보에 나선다. 현재도 인도네시아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지만 슬래브와 열연강판, 후판 등으로 제품 생산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확대해 자동차강판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스테인리스 생산을 위한 STS 상공정 생산 기반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 역시 올해부터 3년간 매년 2조 원 이상을 설비 투자에 투입할 예정인데, 미국 제철소 건설이 투자 핵심이다. 

현대제철 미국 제철소는 루이지애나주에 건설되며 연간 270만 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180만 톤은 자동차강판, 90만 톤은 일반용 강판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2028년 3분기께 시험생산에 들어가고, 2029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9월 4일(현지시간)에는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건설 작업에 착수한다. 해당 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자동차그룹의 북미 생산 인프라와 강력한 시너지를 내며 현지화 전략의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현지 제철소 건설에는 포스코도 지분 20%를 확보하며 사업에 참여한다. 

김광평 현대제철 기획재정본부장 부사장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 투자와 관련해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예년보다 투자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며 “내부 창출 현금을 기반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호무역 장벽에 내수 정체 겹쳐…‘현지화 필수’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해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과 내수 성장의 한계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장벽이 강화되면서 철강 수출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추세다. 특히 철강재는 제품 특성상 운송비 부담도 적지 않은데 관세까지 더해질 경우 현지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현지 생산을 통해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수입산 철강재에 대해 50%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건설은 통상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북미 철강 시장 내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가 인도·인도네시아에 거점을 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철강 수요가 성장하는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국내 철강 수요의 정체 역시 해외 투자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건설 경기 부진과 제조업 성장 둔화 등이 겹치면서 철강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자동차와 조선, 가전 등 기존 주요 수요처의 철강 소비도 성숙기에 접어든 상태로, 더 이상 급격한 수요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국내 철강 수요가 당분간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우리나라의 철강 수요가 4370만 톤으로 전년 4360만 톤에서 10만 톤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국내에서는 저탄소 생산체제 전환에 집중하고, 해외에서는 성장성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국내 수요 정체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해외 현지화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며 “해외 거점을 통해 판매 확대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만큼 현지화가 철강업계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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