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영화계에서 흔히 말하는 '괴물 신인'이라는 수식어조차 이들에게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단지 새롭다는 이유만으로 발굴된 원석이 아니라, 이미 수 년에 걸쳐 다져진 연기 내공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온 배우들이기 때문이다.
2008년생 최명빈과 2009년생 문승아, 두 '괴물 젠지' 배우가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를 통해 폭발적인 감정 랠리를 선보인다.
오는 9월 2일 개봉을 앞둔 '캐리어를 끄는 소녀'는 갈 곳을 잃은 15살 영선이 테니스 훈련 파트너인 수아의 집에 머물게 되고, 그 가족의 일원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웰메이드 성장 드라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화제작으로 초청되며 이미 일찍이 그 작품성을 입증받았다.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에서 '영선' 역을 맡은 최명빈. /사진=싸이더스 제공
이번 작품이 영화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한국 영화의 미래를 이끌어갈 최명빈과 문승아가 극의 최전선에서 첨예하게 맞붙기 때문이다.
10살 때인 2016년 데뷔한 최명빈은 불과 8세 시절부터 연기의 맛을 알아가며 수십 편의 드라마와 7편의 영화에 출연, 내로라하는 주연 배우들의 아역을 독식해 온 내공의 소유자다. 단역과 조연, 주연을 차근차근 거치며 스펙트럼을 넓혀온 그는 2021년 KBS 연기대상에서 여자 청소년연기상을 수상하며 섬세한 감정 표현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가족을 갖고 싶은 간절함 하나로 삶을 견뎌내는 15살 소녀 '영선'을 맡아, 단단한 눈빛과 밀도 높은 절박함으로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이에 맞서는 문승아 역시 만만치 않은 아우라를 과시한다. 2020년, 불과 11살의 나이에 영화 '소리도 없이'에서 배우 유아인과 함께 극을 전면에서 이끌며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던 인물이다. 어린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스크린 지배력으로 단번에 주목받은 그는 줄곧 주연 자리를 지키며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그리고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배우상을 거머쥐며 일찍이 거장들과 평단의 인정을 받았다.
아역 시절부터 주연 자리를 놓지 않았던 문승아는 이번 영화에서 '수아' 역으로 또 다른 기량을 선보인다. /사진=싸이더스 제공
문승아는 이번 영화에서 자신의 자리를 빼앗기고 싶지 않은 불안과 경계심에 휩싸인 '수아' 역을 맡아, 생동감과 위태로움이 공존하는 정교한 연기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캐리어를 끄는 소녀' 속 두 사람의 만남은 단순한 아역 배우들의 호흡을 넘어선다. 테니스 코트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팎에서 벌어지는 두 소녀의 갈등은 상대를 향한 연민과 경계, 욕망과 불안이 얽혀 매우 첨예하고 미묘한 양상을 띤다.
최명빈과 문승아는 신인 특유의 패기나 새로움에 기대기보다, 이미 수년 간 카메라 앞에서 차곡차곡 쌓아 올린 자신만의 확고한 연기 스타일로 이 팽팽한 감정의 랠리를 완벽하게 주도해 낸다.
삶의 기로에 선 두 10대 배우가 부딪히며 내뿜는 뜨거운 에너지와 연기 대결은 올가을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묵직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