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자유를 열망했던 황후의 비극적 삶과 상징적 존재의 매혹적인 서사가 한층 새로워진 비주얼과 한결 깊어진 연기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왔다.
뮤지컬 '엘리자벳'이 지난 8월 16일부터 19일 낮 공연까지 진행된 프리뷰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19일 저녁 공연을 시작으로 본 공연의 그랜드 오픈을 알렸다. 오는 11월 15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여정을 이어간다.
오스트리아 제국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후 엘리자벳의 일대기에 초월적 존재 '죽음(Der Tod)'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결합한 이 작품은 1992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초연 이래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온 명작이다. 한국에서도 지난 다섯 시즌 동안 대표적인 대형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뮤지컬 '엘리자벳'이 19일 여섯 번 째 시즌의 막을 올렸다./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여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엘리자벳'은 2012년 한국 초연 이후 쌓아온 원작의 서사와 음악적 골조를 유지하면서도, 무대 미학 측면에서 명확한 변화를 시도했다.
우선 미학적 중심축을 이루는 것은 무대 전반을 아우르는 거대한 부채 형상의 세트다. 황후 엘리자벳의 상징적 오브제인 부채를 시각화한 구조물과 더불어 고딕 양식의 웅장한 석주들이 어우러지며 합스부르크 황실의 위엄과 엄숙함을 차갑게 구현해 낸다. 이는 화려함 뒤에 숨겨진 규율과 속박 속에서 점차 고립되어 가는 엘리자벳의 심리적 처지를 시각적으로 대비시킨다.
여기에 고화질 대형 영상 연출이 더해져 유년 시절의 푸른 자연부터 황실의 정원, 초월적 공간에 이르기까지 깊이감 있는 입체적 공간을 완성했다. 프롤로그 속 초상화 세트 역시 대형 액자와 대표 오브제들을 감각적으로 배치해 상징성을 강화했다.
배우진의 면면도 새 시즌의 분위기를 신선하게 이끈다. 타이틀롤 '엘리자벳' 역에는 지난 시즌에 이어 작품을 지탱하는 이지혜와 더불어 린아, 이지수가 새롭게 합류했다. 세 배우는 황실의 속박에 맞서며 주체적인 삶을 갈망한 한 인간의 내면을 서로 다른 결의 음색과 디테일한 연기력으로 해석해 내며 입체감을 부여했다.
엘리자벳의 삶을 끊임없이 뒤흔드는 '죽음' 역은 카이, 서경수, 고은성이 모두 처음 합류해 완전히 새로운 라인업을 구축했다. 세 배우는 각기 다른 카리스마와 캐릭터 구축을 통해 초월적 존재로서의 묵직한 중압감과 매혹적인 서사를 동시에 구현한다.
이야기의 관찰자이자 인도자인 '루케니' 역 역시 베테랑 박은태, 강홍석의 단단한 연기에 노윤의 에너지가 더해지며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새로운 무대 미학과 캐스팅으로 한 단계 진화한 뮤지컬 '엘리자벳'의 여섯 번째 여정은 오는 11월 15일까지 계속된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