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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오르는 증권사PF 연체율…업권 경쟁구도에도 영향

입력 2026-08-21 11:07:03 | 수정 2026-08-21 11:07:03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정상화 유도와 구조조정 기조 속에서도 증권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뇌관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증권업계의 경우 PF 대출 연체율이 최근 30%선을 넘어선 상태다. 결국 이 여파가 증권사 간 기초체력 차이와 맞물려 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양극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정상화 유도와 구조조정 기조 속에서도 증권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뇌관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관련 이슈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최근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30.43%로 나타났다. 

이는 전 분기(28.38%) 대비 2.05%포인트(p) 추가 상승한 수치다. 지난 2016년 말(32.60%)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온 결과이기도 하다. 금융권 전체의 평균 PF 대출 연체율이 4.65%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증권업계의 부실 위험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초기사업 단계인 브릿지론의 부실이 심각하다. 증권사의 브릿지론 연체율은 46.93%까지 치솟아 취급 대출의 절반 가까이가 원리금 회수 불능 위기에 직면했다. 본PF 연체율 역시 23.18%로 20%대를 웃돌고 있다.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 여파로 본PF 전환이 막힌 한계 사업장들이 만기 연장 한계에 부딪히며 부실로 쏟아져 나온 결과다.

엄격해진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라 '유의' 또는 '부실우려'(C·D등급)로 분류된 PF 익스포저도 16조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대주단과 매수자 간 매각가 시각차로 인해 경·공매 및 재구조화 정리 실적은 분기 기준 4000억원 수준에 그치며 부실 털어내기 속도는 여전히 더딘 실정이다.

부동산 PF 리스크의 장기화는 증권업계 내에서 또 다른 이슈를 만들고 있다. 바로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실적 격차'문제다. 이미 최근 증시 활황에 따른 리테일 실적 결과가 대형사-중소형사 간에 꽤 크게 벌어진 바 있지만, 부동산 PF 이슈는 이 차이를 더욱 벌려놓고 있다. 과거 저금리 부동산 호황기 시절 고수익을 좇아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메자닌 채권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던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지게 된 탓이다.

자기자본 상위 대형 증권사들은 자산관리(WM), 해외주식 수수료, 기업금융(IPO·DCM), 트레이딩 등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호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증시 활황에 따른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와 브로커리지 수익이 PF 관련 추가 충당금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반면 전체 영업수익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IB) 의존도가 60~70%를 상회했던 중소형 증권사들은 영업을 통해 번 돈의 대부분을 충당금으로 소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 강화 조치도 중소형사에는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당국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정 시 고위험군인 브릿지론의 위험값을 최대 90%까지 대폭 상향하고, 채무보증과 대출 등을 포괄하는 '부동산 총투자 금액'을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묶는 총량 한도 규제를 순차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자본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사는 NCR 수치가 급락하며 건전성 지표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유상증자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설 수는 있지만, 신용평가사들의 잇따른 신용등급 하향 조정 탓에 조달금리 부담이 커졌다. 반면 우수한 신용등급과 유동성을 확보한 대형사는 저금리 자금 조달을 바탕으로 우량 인수금융과 전통 IB 시장 점유율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 규모별 실적 격차가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어졌다.

부동산 PF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증권업계는 대형사의 시장 지배력 확대와 중소형사의 생존 위기가 엇갈리는 구조적 재편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자본력과 신용도가 뒷받침되는 대형사는 침체기 속에서도 신규 대체투자처를 발굴하는 반면, 중소형사는 부실 채권 처리에 묶여 신규 딜 수임 자체가 멈춰 선 상태다. 앞으로도 실적 격차가 계속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호황기에 안주했던 수익 모델의 한계가 이번 PF 사태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다"며 "단순 만기 연장으로 부실을 이연하는 관행을 중단하고 선제적 상각과 사업장 매각을 통해 부실을 털어내지 못한다면,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대형사 중심의 시장 재편 과정에서 중소형사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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