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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 4000만원 시대…'거거익선' 균열에 경차 다시 뜨나

입력 2026-08-21 15:19:30 | 수정 2026-08-21 15:45:00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신차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동차 소비 흐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대형차·고급 사양을 선호하던 이른바 '거거익선' 소비 패턴에 균열이 생기며 한동안 뒷전으로 밀렸던 경차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캐스퍼와 기아 모닝·레이의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량은 총 4만464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30대보다 11.5% 증가했다. 2024년 상반기 5만2695대에서 지난해 상반기 24%가량 급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판매 흐름이 반전됐다. 특히 지난해 연간 국내 경차 판매량이 7만4600대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기아 모닝./사진=기아 제공


◆ 경차 3인방 인기…경차 회복세 뚜렷

경차 반등을 이끄는 차종은 모닝이다. 모닝은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1만1995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 6587대보다 82.1% 증가했다. 7월에는 증가 폭이 더욱 커졌다. 지난달 모닝 판매량은 3408대로 전년 동월 대비 306.7% 급증했다. 

레이 역시 경차 시장의 주력 모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 레이 판매량은 2만4380대로 전년 동기보다 3.5% 감소했지만 모닝·레이·캐스퍼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7월에는 5178대가 팔리며 전년 동월보다 37.4% 증가했다. 모닝과 레이의 7월 판매량만 합쳐도 8586대로 지난해 같은 달 4607대보다 86.4% 늘었다.

캐스퍼도 판매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캐스퍼는 올해 상반기 8266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 8174대보다 1.1% 증가했다. 7월에는 1307대가 팔려 전년 동월 1245대보다 5.0% 늘었다. 모닝의 가파른 증가세와 레이의 견조한 판매에 캐스퍼까지 힘을 보태면서 경차 시장 전반이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신차 가격 상승도 경차 수요 회복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차가 이달 선보인 8세대 '디 올 뉴 아반떼'는 가솔린 모델이 2398만 원, 하이브리드 모델이 세제혜택 적용 전 3042만 원부터 시작한다. 특히 하이브리드 최상위 트림에 선택사양을 모두 더하면 가격이 4200만 원대로 올라간다. 대표적인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조차 선택 사양에 따라 4000만 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상대적으로 구매 부담이 낮은 경차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 신차 넘어 중고차도 인기…'실속형 소비' 확산

경차 선호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산 중고 승용차 실거래 순위에서 기아 모닝(TA)이 3721대로 1위를 기록했다. 기아 뉴 레이가 3438대로 2위, 쉐보레 스파크가 3423대로 3위에 오르면서 거래량 상위 3개 차종을 경차가 모두 차지했다. 모닝은 올해 상반기에도 2만1307대가 거래돼 국산 중고차 가운데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경차는 상대적으로 유지비 부담이 낮다. 차량 가격이 저렴한 데다 연료비와 각종 유지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차체가 작아 도심 주행이나 주차도 편리하다. 신차 가격 상승과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차량을 구매할 때 초기 비용뿐 아니라 실제 보유 과정에서 드는 비용까지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경차 수요 회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판매 증가만으로 경차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이르다. 국내 경차 판매량은 2012년 20만 대를 웃돌았지만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며 2020년 10만 대 아래로 내려갔다. 캐스퍼 출시 이후 2022년 13만 대 수준까지 반등했지만 2024년 다시 10만 대를 밑돈 데 이어 지난해에는 7만4600대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판매 증가에는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다. 특히 모닝은 수요 증가뿐 아니라 생산 확대와 출고 기간 단축 등이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 역시 차량 가격 상승에 따른 경차 수요 확대와 함께 생산량 확대 및 출고 프로세스 개선 등을 판매 증가 배경으로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크게 위축됐던 경차 수요가 올해 신차와 중고차 시장에서 동시에 살아나고 있다"며 "신차 가격 상승과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가격과 유지비를 따지는 실속형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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