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전기차 전환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선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6년 만에 완전변경한 '디 올 뉴 아반떼'를 선보였다. 8세대로 거듭난 신형 아반떼는 차체를 과거 중형 세단 수준으로 키우고 주행 성능과 안전성, 디지털 경험까지 전반적인 상품성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1990년 첫선을 보인 아반떼는 세대를 거듭하며 현대차를 대표하는 대중 세단으로 성장해왔다. 디 올 뉴 아반떼는 계약 개시 첫날에만 1만1094대가 계약돼 2020년 7세대의 1만58대를 넘어 역대 아반떼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에서 약 4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는 올 연말부터 내년 초 사이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가 대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이하 아반떼)'의 주요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계약을 시작했다. 사진은 아반떼 정면./사진=김연지 기자
현대자동차가 대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이하 아반떼)'의 주요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계약을 시작했다. 사진은 아반떼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지난 24일 경기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출발해 인천 영종도의 한 카페까지 디 올 뉴 아반떼를 왕복 약 85㎞ 시승했다. 서김포통진TG와 인천공항TG를 경유하는 코스로 도심과 일반도로, 고속화도로를 두루 달리며 주행 성능과 각종 편의 기능을 살펴봤다.
시승차는 가솔린 2.0 인스퍼레이션 트림이다. 18인치 알로이 휠·타이어와 와이드 선루프, 플래티넘Ⅱ, 빌트인 캠 2 플러스, 파킹 어시스트Ⅱ, 오디오 바이 뱅앤올룹슨 사운드 등이 적용됐다. 차량 가격은 아틀라스 화이트 색상 추가 비용 10만 원을 포함해 3687만 원이다.
신형 아반떼의 외관은 날렵한 선과 볼륨감 있는 면을 조합해 이전보다 한층 단단한 인상을 준다. 현대차의 디자인 언어인 '아트 오브 스틸'을 바탕으로 펜더의 볼륨을 강조하면서 정교한 선과 강인한 면을 조화시켰다. 전면부는 낮게 깔린 보닛과 좌우로 넓게 뻗은 램프가 차체를 한층 넓어 보이게 한다. 보닛과 펜더에도 볼륨을 더해 날렵하면서도 근육질의 이미지를 살렸다.
현대자동차가 대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이하 아반떼)'의 주요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계약을 시작했다. 사진은 아반떼 측면./사진=김연지 기자
현대자동차가 대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이하 아반떼)'의 주요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계약을 시작했다. 사진은 아반떼 측후면./사진=김연지 기자
측면에서는 길어진 차체와 앞뒤로 도드라진 펜더가 존재감을 키운다. 차체를 가로지르는 선과 뒤로 갈수록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이 어우러져 역동적인 실루엣을 만든다. 후면은 넓게 뻗은 차체와 입체적인 면 구성을 통해 낮고 안정적인 자세를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전통적인 세단의 비례를 유지하면서 곳곳에 볼륨감을 더해 기존 아반떼보다 한층 당당한 모습이다.
신형 아반떼는 완전변경을 거치며 전장 4765㎜, 전폭 1855㎜, 휠베이스 2750㎜로 몸집을 키웠다. 과거 중형 세단 수준의 제원이다. 실내에서도 넉넉해진 공간감을 체감할 수 있었고 트렁크는 최대 479L(VDA 기준)의 동급 최고 수준 적재용량을 확보했다.
차체가 커진 만큼 주행 감각에서도 '가벼움'보다는 '묵직함'이 먼저 느껴졌다. 준중형 세단에서 흔히 떠올리는 경쾌한 움직임보다는 차체가 지면을 안정적으로 누르며 움직이는 감각에 가까웠다. 날렵한 외관에서 예상했던 것과는 다소 다른 주행 성격이다.
현대자동차가 대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이하 아반떼)'의 주요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계약을 시작했다. 사진은 아반떼 후면./사진=김연지 기자
현대자동차가 대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이하 아반떼)'의 주요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계약을 시작했다. 사진은 아반떼 트렁크./사진=김연지 기자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차가 단숨에 튀어나가듯 속도를 높이지는 않았다. 페달을 밟자마자 가볍게 치고 나가기보다는 한 박자 여유를 두고 차분하게 속도를 올렸다. 특히 저속에서 속도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는 차체의 묵직함이 두드러졌다. 빠르게 치고 나가는 가속감을 선호한다면 다소 답답하게 느낄 수 있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반응이 더딘 것은 아니다.
가솔린 2.0 모델은 최고출력 149마력, 최대토크 18.3kgf·m의 힘을 낸다. 기존 모델보다 최고출력이 26마력 높아졌으며 복합연비는 최고 14.3㎞/L다. 이날 약 85㎞의 시승을 마친 뒤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10.4㎞/L였다. 주행 과정에서 노멀과 에코, 스포츠 모드를 번갈아 사용하고 반복적으로 가속과 감속을 하며 주행 성능을 확인한 만큼 일반적인 정속 주행과는 조건에 차이가 있었다.
일정 수준 이상 속도가 붙은 뒤에는 안정감이 돋보인다. 차선을 바꾸거나 굽은 구간을 지날 때 차체가 쉽게 흐트러지지 않았고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차체도 민첩하면서 안정적으로 따라왔다. 가솔린 2.0 모델 후륜에는 내부 유체 저항으로 충격을 흡수하는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했다. 전륜에는 4점 스트럿 링, 차체 하부에는 터널 스테이를 적용해 선회 시 조종 안정성과 응답성을 높였다.
현대자동차가 대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이하 아반떼)'의 주요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계약을 시작했다. 사진은 아반떼 실내 1열./사진=김연지 기자
현대자동차가 대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이하 아반떼)'의 주요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계약을 시작했다. 사진은 아반떼 실내 2열./사진=김연지 기자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NSCC2)'도 직접 사용해봤다. 기능을 작동시키자 설정 속도와 앞차와의 간격을 자연스럽게 유지하면서 차선을 따라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주행 중 다른 차량이 갑자기 앞으로 끼어든 상황에서도 이를 빠르게 인식해 곧바로 속도를 낮췄다. 급하게 브레이크를 잡는 듯한 이질감보다는 앞차와의 거리에 맞춰 자연스럽게 감속하는 느낌이다. NSCC2는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뿐 아니라 일반도로에서도 안전 구간이나 과속방지턱, 교차로 등 특정 구간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감속하고 해당 구간을 통과한 뒤 기존 설정 속도로 복귀한다.
좁은 골목이나 주차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억 후진 보조(MRA)'도 새롭게 적용됐다. 운전자가 전진한 경로를 저장한 뒤 후진이 필요할 때 해당 경로를 따라 차량의 후진 주행을 보조하는 기능이다. 측방 주차 거리 경고와 서라운드 뷰 모니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도 함께 적용됐다. 다만 이날 시승에서는 기억 후진 보조를 직접 사용하지 못해 실제 작동감은 확인하지 못했다.
정숙성은 기대 이상이었다. 도심 저속 구간에서는 외부 소음이 비교적 잘 차단됐고 속도를 높인 뒤에도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이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고속도로에서는 타이어를 타고 올라오는 노면 소음이 일부 들렸지만 음악을 재생하면 자연스럽게 묻힐 정도로 실내 정숙성이 준수했다.
신형 아반떼에는 플로어 카펫 2중 레이어 구조와 강화된 대시 흡음 패드, 최적화된 후륜 멤버 부싱, 흡음 타이어 등이 적용됐다. 윈드실드와 전석 도어에는 이중접합 차음 유리를 넣고 A·B필러와 아웃사이드 미러 주변의 실링 구조도 보강해 외부 소음의 실내 유입을 줄였다.
현대자동차가 대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이하 아반떼)'의 주요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계약을 시작했다. 사진은 아반떼 운전석 정면에 위치한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사진=김연지 기자
현대자동차 대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유튜브 영상을 재생한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운전석에 앉으면 대시보드 위에 가로로 길게 배치된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주행 속도와 주행가능거리, 연비 등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간결하게 표시한다. 운전자 시야와 가까운 위치에 자리해 주행 중 시선을 크게 옮기지 않고도 주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했다.
중앙에서는 대형 디스플레이 기반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가 시선을 끈다. 신형 아반떼에는 16대 9 비율의 14.6인치 또는 12.9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며 앱 마켓을 통해 내비게이션과 음악 스트리밍, 게임 등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직접 사용해보니 널찍한 화면 덕분에 여러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기 편했다. 유튜브도 차량 화면을 통해 재생해봤는데 영상이 끊기거나 버벅거리는 느낌 없이 매끄럽게 재생됐다. 화면 크기도 영상을 감상하기에 충분해 정차 상태에서 대기해야 할 때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중앙 디스플레이에는 해당 방향의 후측방 상황이 카메라 영상으로 표시된다. 사이드미러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영역까지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어 차선 변경 시 유용했다. 다만 영상이 내비게이션 위에 비교적 큰 팝업 형태로 표시되면서 지도의 일부를 가리는 점은 아쉬웠다. 진출입로나 교차로처럼 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킨 상태에서 내비게이션 경로를 동시에 확인해야 할 때를 고려하면 카메라 화면의 크기나 위치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현대자동차 대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 센터 디스플레이./사진=김연지 기자
현대자동차 '디 올 뉴 아반떼'에서 방향지시등을 작동하면 중앙 디스플레이에 해당 방향의 후측방 상황이 카메라 영상으로 표시된다. 사진은 카메라 영상이 내비게이션 화면 일부를 가린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시승차에 적용된 오디오 바이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의 음질도 만족스러웠다. 12개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재생하자 소리가 선명하면서도 풍부하게 전달됐다. 높아진 실내 정숙성과도 잘 어우러져 고속 주행 중에도 음악을 듣는 데 외부 소음이 크게 방해되지 않았다. 신형 아반떼에는 이 밖에도 빌트인 캠 2 플러스와 디지털 키 2, 와이드 선루프 등 다양한 편의 사양을 선택할 수 있다.
각종 기능을 디스플레이에 담으면서도 자주 사용하는 기능에는 물리적인 조작계를 남겼다. 방향지시등과 전방 와이퍼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멀티펑션 스위치를 적용하는 등 운전석 주변도 이전보다 간결하게 구성했다.
신형 아반떼 가솔린 2.0의 가격은 모던 2398만 원, 프리미엄 2771만 원, 인스퍼레이션 3152만 원이다. 1.6 하이브리드는 모던 3042만 원, 프리미엄 3361만 원, 인스퍼레이션 3699만 원이다.
직접 몰아본 디 올 뉴 아반떼는 차분하고 안정적인 세단에 가까웠다. 가속이 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성격은 아니지만 커진 차체에서 오는 안정감과 개선된 정숙성은 분명했다. 여기에 플레오스 커넥트와 다양한 주행·편의 사양을 더하면서 아반떼가 제공하는 경험의 범위도 넓어졌다. 6년 만에 돌아온 8세대 아반떼가 '국민 첫차'라는 익숙한 이미지를 넘어 준중형 세단의 영역을 어디까지 확장할지 주목된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