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건설업계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시장 선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정부와 민간의 대규모 투자가 예고되면서 AI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자 전력·냉각 등 핵심 기술 확보부터 전문인력 확충까지 사업 기반을 다지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 AI데이터센터 서버실 전경./사진=SK에코플랜트
29일 업계에 따르면 SK·GS·네이버 등 주요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르면 2029년까지 약 550조 원을 투입해 지방 거점을 중심으로 총 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이후 2035년까지 1000조 원 이상의 투자를 통해 데이터센터 규모를 총 18.4GW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대규모 시장이 열리면서 AI데이터센터는 건설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택사업과 달리 분양 경기나 미분양에 따른 사업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프로젝트당 수천억 원의 공사비가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 안정적인 일감 확보가 가능하다. 시공 이후 유지관리와 운영 등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다.
다만 진입장벽은 높은 편이다. AI 연산에 활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고밀도로 배치되면서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소모와 발열량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력 공급망 조성은 물론 고효율 냉각 시스템과 정밀한 전기·기계설비 시공, 짧은 구축 기간까지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이에 건설사들은 단순 시공 역량을 넘어 전력과 냉각 등 핵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협업과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LS일렉트릭과 'AI 데이터센터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공동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GS건설이 추진하거나 계획 중인 AI DC 프로젝트에 LS일렉트릭의 가스절연개폐장치(GIS), 배전반, 초고압 변압기 등 주요 전력기기를 안정적으로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협업 체계를 갖추는 것이 골자다.
차세대 전력 인프라 기술 개발에도 협력한다. 양사는 모듈러 데이터센터와 직류(DC) 배전을 기반으로 한 전력 솔루션 기술교류회를 열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 등 주요 고객의 설계·기술 요구사항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전담 조직을 신설하거나 데이터센터 특화 기술 발굴에 나서는 건설사도 증가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AI 데이터센터 사업단을 신설했다.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 역량을 한곳에 모아 사업 발굴부터 개발·시공 등 전 과정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한화 건설부문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추진하는 에너지 효율화 연구사업의 국책과제 사업자로 선정됐다. △데이터센터 수요자원화 △고효율 모듈형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개발 △고밀도 AI 서버 직접액체냉각 기술 등 3개 과제에 참여한다.
전문인력 채용도 한창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5~6월 용인 데이터센터 전기시공과 기계 커미셔닝, 춘천 모듈러 데이터센터 건축·품질 분야 경력직을 채용했다. 대우건설은 데이터센터 시공현장의 설계와 전기·기계·사업관리 직군을 모집했고, 한화 건설부문은 안성 데이터센터 현장관리와 시험실, 보건관리 인력을 영입했다. GS건설 역시 최근 데이터센터 전기시공 경력직을 선발했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성장할수록 건설사 간 경쟁 기준도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공사를 수주해 시공하는 능력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전력 인프라와 냉각 시스템 등 핵심 기술과 전문인력, 관련 기업과의 공급망 형성 여부가 사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전력과 냉각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은 만큼 관련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내재화하느냐가 향후 주도권 경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