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지방 미분양 주택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지만 일부 분양 단지는 세 자릿수에 달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단지의 공통점으로는 '직주근접'이 꼽힌다. 인근에 대규모 산업단지나 업무지구를 두고 있어 안정적인 배후수요를 확보했다는 점이 청약 성적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미분양이 심각한 지방에서도 직주근접을 갖춘 단지들은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여주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7464가구로 전달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이 중 대다수는 지방에 집중됐다. 지방 미분양은 한 달 새 2056가구(4.4%) 늘어난 4만8694가구로 집계됐다. 인구 감소와 지역 산업 위축에 따른 수요 기반 약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런 침체 속에서도 지방에서 청약 흥행에 성공한 단지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충북 청주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인근에 공급된 '청주테크노폴리스아테라2차'는 109.66대 1이라는 이례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해 충남 아산탕정지구에서 분양한 '더샵탕정인피니티시티1·2·3차' 역시 인근 아산디스플레이시티 1·2단지, 탕정일반산업단지 등을 배후로 두면서 최고 52.5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진주에 위치한 '포레나힐스테이트 진주'는 25일 1순위 청약에서 일반공급 18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849명이 몰리며 평균 21.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진주에서는 지난달 '힐스테이트 평거 센트럴'이 평균 22.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4월 경남 창원에서 공급된 '엘리프 창원'은 평균 27.37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충남 아산에 공급된 '아산탕정자이 메트로시티'도 1순위 최고 67.5대 1을 기록하는 등 평균 5.97대 1로 선전했다. 지방 청약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이들 단지는 오히려 두 자릿수 경쟁률을 무난히 넘기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직주근접이 가능한 입지라는 점이다. 포레나힐스테이트 진주와 힐스테이트 평거 센트럴이 자리한 진주에서는 현재 경남우주항공국가산업단지 진주지구를 조성 중이다. 두 단지에서 해당 산단까지는 차로 15분 안팎에 도착 가능하다.
엘리프 창원은 창원국가산업단지를 배후수요로 두고 있는데, 창원산단은 국내 대표 기계·방위산업 클러스터로 꼽히는 만큼 안정적인 근로자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 아산탕정자이 메트로시티는 아산디스플레이 산업단지 수요를 흡수하고 있으며, 대기업 생산시설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실거주 목적의 매수세가 꾸준한 편이다.
업계에서는 지방 주택시장이 전반적인 침체를 겪고 있음에도, 직주근접 입지를 갖춘 단지라면 여전히 탄탄한 청약 수요를 끌어올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단지 근로자를 중심으로 한 실거주 수요는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데다, 통근 편의성을 중시하는 실수요자들의 선호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은 인구 감소와 수요 위축으로 미분양 우려가 큰 게 사실이지만, 산업단지를 낀 지역은 사정이 다르다"며 "출퇴근 시간을 줄이려는 직장인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기 때문에 경기와 무관하게 실수요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분양을 준비하는 단지들도 산업단지와의 접근성, 통근 편의성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청약 성적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