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대금 연주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국가무형유산 대금산조 보유자인 이생강 명인의 단독 연주회 ‘죽향’이 오는 9월 4일 저녁 7시, 서울 강남구 민속극장 풍류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공연은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이 후원하는 ‘2026 국가무형유산 전승자 주관 기획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평생을 대금과 함께해 온 이생강 명인의 깊은 예도와 혼이 담긴 가락을 현장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는 뜻깊은 무대다.
대금산조는 남도 시나위와 판소리 가락을 바탕으로 장단을 얹어 연주자가 자유롭게 해석하며 펼치는 대표적인 전통 관악 독주곡이다. 그중에서도 ‘이생강류 대금산조’는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엇모리, 동살푸리, 휘모리 등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장단이 촘촘히 이어져 청자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동시에 깊은 흥을 끌어올려 대금산조의 백미로 손꼽힌다.
국가무형유산 대금산조 보유자인 이생강 명인의 단독 연주회 ‘죽향’이 열린다./사진=싱싱국악배달부 제공
이생강 명인은 현시대를 대표하는 대금의 대부다. 대금산조의 시조인 한숙구·박종기 선생의 맥을 이은 한주환 선생을 사사한 뒤, 자신만의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하여 ‘이생강류 대금산조’라는 새로운 유파를 정립했다. 아울러 대금뿐만 아니라 피리, 단소, 태평소, 소금, 퉁소 등 전통 관악기 전반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한국 전통음악계의 ‘악성(樂聖)’으로 칭송받고 있다.
이날 공연은 명인의 아들이자 대금산조 전승교육사인 이광훈을 비롯해 이수자 및 전수교육생 20여 명이 펼치는 ‘이생강류 대금산조 합주’로 웅장하게 포문을 연다. 이어 이생강 명인이 전국의 대표적인 아리랑 가락을 엮어 만든 ‘팔도강산 아리랑’을 대금 독주로 선보인다. 악성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세련되고 맑은 음색을 통해 우리 아리랑이 지닌 다채로운 매력과 깊은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이생강·이광훈 부자 등의 반주에 맞춰 영남교방청춤보존협회 박경랑 대표가 ‘영남 허튼 북춤’을 선보인다. 경상도 농악의 북놀음에서 유래한 영남 허튼 북춤은 한 손에 북채를 들고 굿거리장단에 맞춰 북을 치며 추는 춤으로, 역동적이면서도 신명 나는 춤사위로 관객들의 흥을 한껏 돋울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푸리가무악코리아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이관웅이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독주한다. 김일구류 아쟁산조는 힘찬 선율과 다채로운 조바꿈이 특징으로, 진양조부터 자진모리까지 이어지는 장단 속에서 연주자의 뛰어난 기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현장의 즉흥 가락을 더해 아쟁 특유의 묵직하고 매력적인 음색을 극대화한다.
공연의 대미는 이생강 명인의 ‘이생강류 대금산조 독주’가 장식한다. 산조의 표현력을 극대화한 이생강류 대금산조는 독창적인 메나리조의 활용, 봉장취 가락의 삽입, 다양한 리듬 분할과 조바꿈, 엇박자의 절묘한 붙임새 등 화려한 기교와 풍부한 성음을 자랑한다. 명인은 이번 독주를 통해 대금이 지닌 무한한 예술적 가능성과 깊은 울림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이생강 명인은 “유례없는 폭염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안을 전하고, 다가오는 가을을 더욱 풍성하게 맞이하자는 마음에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며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도 한국 전통음악의 진수와 멋을 깊이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