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KB금융그룹이 양종희 회장의 연임 대신 이재근 차기 회장 후보자를 선택하며 세대교체에 나서면서 연말 금융권 인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사진=각 사 제공.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을 비롯해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 모두 오는 12월 31일 임기가 끝난다. 2023년 2월 취임해 한 차례 연임한 정 행장을 제외한 4명은 지난해 1월 취임해 첫 2년 임기를 마친다.
5대 은행장 인사가 한꺼번에 예정된 가운데 KB금융의 회장 교체가 연말 인사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그동안 은행권에서는 양호한 실적과 경영 연속성을 고려해 현직 은행장들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KB금융이 실적 호조에도 양 회장 대신 이 후보자를 선택하면서 연말 인사를 둘러싼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관심이 쏠리는 곳은 국민은행이다. 이 행장 역시 올해 말 첫 임기를 마치는 만큼 이 후보자가 회장으로 취임한 뒤 단행할 계열사 인사의 대상이 된다. 이 후보자가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를 강조한 만큼 회장 교체에 이어 은행장까지 바뀔 경우 KB금융의 세대교체가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확대되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전날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자신이 차기 회장 후보로 선임된 데 대해 "1등에 안주하지 말라는 메시지"라고 밝히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 행장의 연임 여부는 이 후보자 체제의 인사 방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 대한 당국의 검증이 강화되면서 후보군 구성부터 평가·추천 절차까지 투명성과 독립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KB금융의 회장 선임 과정에서 나타난 변화 역시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 업무보고에서 금융권 CEO 선임 절차를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자신들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면서 계속 지배권을 행사하는데 그냥 방치할 일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 은행장 인사에서도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 행장은 이미 한 차례 연임해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농협은행 역시 역대 행장 가운데 이대훈 전 행장을 제외하면 연임 사례가 없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실적과 경영 연속성 등을 근거로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KB금융발 세대교체 바람에 연말 인사 기류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