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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애프터마켓, 거래 첫날부터 오류…분통 터진 투자자들

입력 2026-09-15 13:59:56 | 수정 2026-09-15 13:59:56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거래소(KRX)가 애프터마켓을 개장한 지난 14일, 거래 첫날부터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주문 시스템에서 연쇄적인 장애가 발생해 투자자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와 한국거래소(KRX) 중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시장으로 주문을 자동 배분하는 최선주문집행(SOR)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주문체결 내역 확인이 지연되거나 취소 주문이 정상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복수 거래소 체제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전산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KRX)가 애프터마켓을 개장한 지난 14일, 거래 첫날부터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주문 시스템에서 연쇄적인 장애가 발생해 투자자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사진은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사진=김상문 기자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퇴근길 주식 매매가 가능한 애프터마켓을 출범시켰지만, 거래 첫날부터 혼선이 빚어졌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주문 시스템에서 연쇄적인 전산장애가 발생한 것. 복수 거래소 체제의 안정성이 제도 시행 첫날부터 엄중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문제는 지난 14일 아침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가 운영하는 프리마켓 시간대(오전 8시∼8시 50분)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대형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일부 고객들을 대상으로 매수·매도 주문의 체결 내역 조회가 지연되는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오류는 프리마켓 종료와 함께 일단락되어 정규장 거래 자체는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나, 거래소 간 최적의 경로를 찾아주는 SOR 시스템의 정상 가동에는 제동이 걸렸던 셈이다.

단순한 조회 지연을 넘어 실제 주문 처리 과정에서의 혼선이 속출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은 고조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예약매수 주문을 취소하거나 가격을 정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변경 전의 원주문 그대로 체결되어 버렸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또한 계좌에 예수금이 충분히 남아 있음에도 주문 가능 잔고가 0원으로 표시되거나, 취소 처리된 주문에 증거금이 묶여 버려 급변하는 장세 속에서 새로운 호가나 주문을 적시에 제출하지 못했다는 경험담도 나왔다.

결국 삼성증권은 고객들에게 발송한 ‘SOR 장애로 인한 비상취소 안내’ 공지문을 통해 “SOR 장애로 인하여 취소주문 처리가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KRX 시장으로 전환 처리했다”고 밝히며, 기존에 취소되지 않은 미체결 주문에 대해서는 고객들이 직접 개별적으로 취소 처리를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삼성증권은 이후에도 비상 공지를 통해 SOR 장애 여파에 따른 시간대별 대체 주문 경로를 안내하며 수습에 나섰다.

시장 인프라의 핵심 축인 SOR 시스템은 투자자가 거래소를 별도로 지정하지 않고 주문을 낼 경우 가격과 수수료, 비용, 주문 규모, 체결 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거래소로 주문을 자동 전송해 주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으로 국내 자본시장이 복수 거래소 체제로 재편된 이후 증권사들이 필수적으로 도입한 인프라다. 그러나 이 핵심 연결 통로가 먹통이 되면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KRX와 NXT 중 한쪽으로만 수동 전송하거나 경로를 우회해야 하는 비상운영 상황에 놓여졌다.

이번 전산장애는 KRX 애프터마켓 개설 시점에 맞춰 증권업계가 SOR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한 첫날 터졌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기존에는 NXT 애프터마켓만 오후 8시까지 한정적으로 운영되어 왔으나, 이제부터는 한국거래소 역시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실시간 거래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이에 발맞춰 증권사들은 SOR 운영 시간을 기존 오후 3시 30분에서 오후 8시까지로 연장하고 관련 시스템 증설 및 변경 작업을 대거 단행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변경 사항이 실제 시장 환경에 처음으로 적용되는 과정에서 시스템적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태 이후 증권사들은 긴급 대응 지침을 내놓고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증권은 SOR 시스템 점검이 진행되는 동안 정규장 주문은 KRX로 보내고 오후 3시 30분부터 4시까지는 넥스트레이드로, 오후 4시부터 8시 애프터마켓 시간대에는 KRX로 주문을 우회 전송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한국거래소는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증권업계의 가중된 시스템 개발 부담과 현장의 애로사항을 충분히 감안해 프리·애프터마켓 도입 시점을 당초 예정되었던 6월에서 이날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충분한 사전 테스트와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증권가 목소리를 적극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제도를 시행한 첫날부터 SOR 시스템 오류가 가시화되면서 금융권의 전산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다시 한번 엄중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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