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9일부터 17일까지 7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팔아치운 가운데 업종별 수급은 뚜렷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매도세가 집중된 반면 정유·금융·방산 등 일부 종목에는 매수세가 유입됐다. 외국인은 18일에는 순매수로 돌아서며 7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끝냈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9일부터 17일까지 7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팔아치운 가운데 업종별 수급은 뚜렷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7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14조561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도세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SK하이닉스를 7조5322억원, 삼성전자를 5조4150억원어치 각각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우도 6468억원어치 팔았다.
한미반도체와 DB하이텍을 비롯해 주성엔지니어링, 원익IPS, 리노공업 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주도 외국인 순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대형주뿐 아니라 관련 밸류체인 전반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같은 기간 정유·금융·방산 등에서는 선별적인 매수세가 나타났다.
외국인은 SK이노베이션을 1482억원, GS를 1343억원어치 각각 순매수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기대가 정유주 수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현대모비스는 1225억원, 우리금융지주는 1066억원, 대한항공은 1012억원의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삼성SDI와 SK스퀘어, 현대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고유가와 고금리, 지정학적 긴장 등 최근 매크로 환경 변화 속에서 정유주와 일부 금융·방산주로 매수세가 분산되며 반도체와 다른 수급 흐름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수급은 한 달 전과도 대조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8월 국내 상장주식 3440억원을 순매수하며 8개월 만에 월간 기준 순매수로 전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조8880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9월 들어 미국의 통화 긴축 우려와 장기금리 상승 등 대외 변수가 부각되면서 외국인 수급은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3.75~4.00%로 결정했다. 2023년 7월 이후 3년2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다. 미국 장기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와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는 18일 멈췄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191억원을 순매수하며 8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9일부터 18일까지 누적 순매도 규모는 14조1421억원으로 줄었다.
시장에서는 최근 외국인 매도를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 훼손에 따른 추세적 이탈보다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단기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FOMC가 3년2개월 만에 25bp(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것은 시장이 예상하던 결과였다”며 “단기적으로는 한국과 글로벌 주식시장의 하락 위험이 높아졌고, 코스피는 내년 상반기까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이익 추정치 하향, 메모리 피크아웃, 인공지능(AI) 속도조절 등 펀더멘털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며 “9월 FOMC, 장기물 금리 상승, 중동 사태 등 매크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단기 리스크 관리가 순매도를 유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FOMC를 기점으로 매크로 불확실성은 정점을 통과하고 있으며, 미국 10년물 금리 5.0% 돌파 등 고금리 환경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