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기록적인 폭염과 에너지 비용 인상으로 생산자물가가 한 달 만에 반등한 가운데, 김치찌개 백반의 평균 가격마저 9000원을 넘어서며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잇따르고 기업들의 편법 원가 전가 의혹까지 겹치며 소비자 체감 물가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대형 마트에 진열된 상품들./사진=김상문 기자
19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 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9043원으로 집계돼 9000원을 돌파했다. 이는 1년 전(8741원)보다 3.5% 오른 수치다. 이 외에 서울 기준 냉면(1만2692원), 비빔밥(1만1769원), 칼국수(1만38원) 등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메뉴는 이미 1만 원대에 안착했고, 자장면 역시 7207원을 기록하며 7000원대에 진입했다.
외식 물가 급등의 배경에는 원가 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8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9.64(2020년=100)로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한 달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7.9% 급등했다.
생산자물가 반등은 폭염에 따른 농림수산품(3.8%) 가격 급등이 견인했다. 무더위로 작황이 악화하며 시금치가 51.9% 폭등하는 등 농산물이 4.9% 올랐고, 가축 폐사로 공급이 줄어든 돼지고기(2.8%) 등 축산물도 뛰었다.
여기에 유가 상승으로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이 11% 인상되는 등 원재료와 에너지 비용 부담이 동시다발적으로 누적됐다.
한 소비자가 시장에서 야채와 과일을 구매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공급단 원가 압박은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도 전이되고 있다. 해태제과는 최근 오예스, 홈런볼, 고향만두 등 25개 브랜드의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7.8% 인상했다. 조정된 가격은 다음달 1일부터 순차 적용된다. 허니버터칩(5.9%), 오예스(6.1%) 등 간판 제품 가격이 오르고, 고향만두(900g)는 9.5% 올라 1만 원을 넘어선다.
일부 기업의 원가 전가 논란도 불거졌다. 풀무원은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제조원가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도, 실상은 특수관계법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제품 원가에 산입해 소비자에게 떠넘긴 혐의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통상적으로 생산자물가는 1~3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농산물 작황 부진과 에너지 요금 인상 등 공급단 악재가 해소되지 않은 채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이어지고 있어, 직장인들의 점심 값과 가계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당분간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단에서의 생산자물가 상승세와 가공식품 원가 부담이 시차를 두고 누적 반영되면서 식당 메뉴판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다"며 "고물가 장기화 속에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외식·생필품 물가 압박은 더 무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