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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점’ 탈락 기준 바꾼 정부…중소 제약·바이오벤처에 인증 문 연다

입력 2026-09-20 09:30:00 | 수정 2026-09-20 09:30:00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정부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의 ‘탈락선’이었던 65점을 선도형과 도약형을 가르는 등급으로 전환한다. 종합평가에서 65점을 넘지 못한 중소 제약사와 바이오벤처도 연구개발 투자 등 기본요건을 충족하면 도약형으로 인증받을 수 있도록 해 혁신형 제약기업의 외연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 정부세종청사./사진=복지부



20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선도형과 도약형으로 이원화하는 내용의 약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행정예고했다. 기존에는 총점 100점 기준 65점 이상을 받아야 인증을 받을 수 있었지만 개편안에서는 65점 이상을 선도형으로, 65점 미만을 도약형으로 구분한다.

◆ ‘65점 탈락선’에서 ‘등급선’으로…중소·벤처 포섭

이번 개편의 핵심은 인증제의 진입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기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은 일정 수준 이상의 연구개발 역량과 사업 성과를 갖춘 기업을 선별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더라도 임상, 기술이전, 수출 등에서 종합점수가 65점에 미치지 못하면 인증 대상에서 제외됐다.

개정안은 해당 구조를 일반기업과 도약형, 선도형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체계로 바꾼다. 도약형은 성장 잠재력이 있는 중소 제약사와 바이오벤처를 주요 대상으로 하며 인증기간은 선도형과 마찬가지로 3년이다. 이후 재평가를 통해 선도형으로 승격하거나 도약형 인증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R&D(연구개발) 투자요건도 선도형보다 완화된다. 매출 1000억 원 미만 기업의 경우 도약형은 연간 50억 원 또는 매출액의 7%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매출 1000억 원 이상 기업은 5%, 미국·유럽연합(EU)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적합 기업은 3%가 적용된다.

반면 선도형은 매출 1000억 원 미만 기업이 연간 70억 원 또는 매출액의 9%, 1000억 원 이상 기업은 7%, 미국·EU GMP 적합 기업은 5%의 R&D 투자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선도형의 강화된 투자 기준은 기업의 준비기간을 고려해 2029년 7월 22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평가 방식도 올해 7월 전면 개편됐다. 총점은 120점에서 100점으로 줄었고 평가항목은 25개에서 17개로 통합됐다. R&D 투자액과 투자비율, 임상시험 건수, 수출 규모 등 정량평가 비중을 높였으며 필수·희귀의약품 공급 등 의약품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는 요소도 평가에 포함했다.

◆ 약가·R&D 혜택 차등…‘도약형 실익’이 관건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대웅제약


기업 입장에서 이번 개편의 핵심은 인증 명칭보다 실질적인 지원 규모다. 개정 시행규칙안에 따르면 선도형은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법정 지원 범위가 폭넓게 적용되지만 도약형은 국가 연구개발사업 우대와 약가 우대 등 일부 지원에 한정된다.

선도형에는 국가 R&D 사업 우대와 약가 우대뿐 아니라 조세 특례, 연구시설 건축 특례, 연구시설 관련 부담금 면제 등이 적용된다. 반면 도약형은 조세 특례와 연구시설 건축 특례, 부담금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중소 제약사와 바이오벤처의 초기 성장을 지원한다는 취지와 달리 시설 투자와 세제 측면에서는 선도형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셈이다.

특히 약가 우대가 도약형의 실질적인 유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에서는 신규 제네릭의 약가 산정률을 일반기업 45%, 혁신형 기업 60%, 준혁신형 기업 50%로 차등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기등재 의약품에도 혁신형과 준혁신형 기업을 대상으로 한 한시적 우대가 포함됐다.

다만 기존 혁신형 60%, 준혁신형 50% 체계가 새 인증제에서 그대로 선도형 60%, 도약형 50%로 승계되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에는 유형별 구체적인 약가 가산률과 국가 R&D 가점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 혁신형 제약기업 47개사는 당장 도약형으로 재분류되지 않는다. 현행 인증기간이 끝날 때까지 선도형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제도 개편의 직접적인 대상은 향후 신규 인증에 도전하는 기업들이다.

업계에서는 도약형이 실제로 중소 제약·바이오벤처의 R&D 확대를 유도하려면 약가와 R&D 사업에서 적용되는 구체적인 인센티브가 명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별도 최저점 없이 인증 대상을 확대할 경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자체의 신뢰도를 어떻게 유지할지도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도약형 신설로 인증 진입 문턱이 낮아진 만큼 중소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입장에서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실제 기업들이 R&D 투자와 임상 개발을 확대하도록 유도하려면 선도형과 도약형의 약가 우대와 R&D 가점이 어느 정도 차이 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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