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코스피가 7000선을 회복했지만 시장의 거래 활력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50조원을 웃돌았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21조원대로 쪼그라들며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개인 투자자의 순매도와 증시 대기자금 감소까지 겹치면서 지수와 시장 체력 사이의 괴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코스피가 7000선을 회복했지만 시장의 거래 활력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2925억원으로 올해 월별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상반기 증시 상승과 함께 급증했다. 지난 5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50조2147억원, 6월에는 50조3471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이후 거래 열기가 빠르게 식었다.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6월과 비교해 57.7% 감소했다. 석 달 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의 42%가량만 시장에서 오가는 셈이다.
지수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코스피는 지난 21일 7007.72로 마감하며 7거래일 만에 7000선을 되찾은 데 이어 22일에도 7017.91로 7000선을 지켰다.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10시 08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8.48포인트(1.12%) 오른 7096.39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7153.99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지수 상승이 시장 전체의 거래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매도세가 두드러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7조8895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같은 기간 12조6546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기타법인은 각각 5조원, 24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
증시 대기자금도 줄어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가장 최근 집계된 지난 17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7조4911억원으로 1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 6월23일 136조8314억원과 비교하면 약 3개월 만에 39조원 넘게 줄었다. 월평균 투자자예탁금 역시 7월 109조7000억원, 8월 102조1000억원에 이어 이달 17일까지 100조7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물론 투자자예탁금 감소를 개인 투자자의 증시 이탈로만 단정하기는 어렵다. 조정 과정에서 대기자금이 실제 주식 매수에 투입될 경우에도 예탁금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거래대금 감소와 개인 순매도가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시장 참여 강도가 상반기보다 약해졌음을 보여 준다.
추석 연휴를 앞둔 관망 심리도 거래 위축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휴 기간 해외시장은 거래를 이어가는 데다 미중 정상회담 등 주요 대외 일정이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매보다 위험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관망심리 확산과 거래대금 감소, 얇아진 호가 및 수급 공백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휴 이후에는 외국인 수급의 전환 여부가 지수의 7000선 안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9월 들어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12조원 넘게 순매도한 만큼 반도체 업황과 미 국채금리, 원·달러 환율 안정 여부에 따라 외국인 자금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수보다 기업 실적과 반도체 업황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 관련 내부 리스크는 크지 않고 외부 충격을 견딜 수 있는 펀더멘털도 양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