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최근 한국 경제가 반도체·컴퓨터 등 핵심 IT 품목 수출 호조와 금융 및 지식 기반 서비스업 수요 증가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생산 감소와 건설업의 구조적 고비용 구조,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 등이 향후 경제 성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한국 경제가 반도체·컴퓨터 등 핵심 IT 품목 수출 호조와 금융 및 지식 기반 서비스업 수요 증가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생산 감소와 건설업의 구조적 고비용 구조,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 등은 향후 경제 성장에 부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6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13대 산업 수출과 8월 서비스업 생산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9월 국내 총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83.5% 증가한 1209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요 13대 산업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03.9% 증가한 1038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번 수출 실적은 반도체가 견인했다. 인공지능(AI) 관련 강력한 수요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9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62.8% 급증한 603억 달러를 기록, 역대 월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컴퓨터·주변장치도 180.9% 증가한 85억8000만 달러, 석유제품은 고유가 여파로 72.0% 증가한 72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등 첨단산업 수출이 늘어난 대중국 수출과 AI 반도체 및 완성차 수요가 지속된 대미국 수출에서 각각 122.7%, 137.0% 증가해 전체 수출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와 중고차 수출 둔화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 감소한 78억3000만 달러에 그쳤으며, 바이오헬스(-8.6%)와 가전(-13.1%) 등도 약세를 보였다.
8월 전 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했다. 서비스업(4.6%), 건설업(1.3%), 공공행정(0.9%) 생산이 늘어난 영향이다.
서비스업 부문에서는 AI 및 디지털 전환(DX) 투자 확대에 따른 소프트웨어 개발 및 IT 서비스 수요 증가로 정보통신업(7.2%)이 호조를 보였다. 증시 거래대금 급증과 자본시장 자금 유입에 힘입어 금융·보험업(9.6%)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고물가 여파와 민생회복 쿠폰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숙박·음식점업(-2.8%)과 예술·스포츠·여가업(-2.1%)은 소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제조업 전체 생산 역시 자동차 파업 및 조업 감소(-29.4%)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 감소했다.
2024년 5월 이후 2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던 건설업 생산은 8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하며 28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그러나 건설업 경기가 장기적인 하방 압력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건설경기실사지수(CBSI)가 기준치(100)를 대폭 하회하는 등 기업 체감 경기가 극도로 악화돼 있고, 미분양 주택 부담과 착공 지연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서는 건설경기 부진 주 원인으로 재료비 고착화와 노무비 상승 및 노동생산성 저하, 금융비용 상승 등을 꼽았다.
우선 2020년 팬데믹 이후 철근과 시멘트 파동 등을 거치며 원자재 생산 비용이 높은 수준으로 고착화됐다. 건설 노동자 평균 연령도 2006년 39.5세에서 2026년 3월 52.4세로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1인당 노동생산성 지수(2025년 기준 79.2)가 제조업(115.0)이나 서비스업(108.6)에 비해 급격히 하락했다. 아울러 금리 인상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자금조달 여건 악화가 건설사의 간접비용 부담을 대폭 늘렸다는 설명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건설비용 상승이 단순히 일시적인 외압 때문이 아니라 자재비 고착화와 청년층 유입 감소라는 구조적 변화가 복합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에 시장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자재 공급망 확보 및 불법 가격 상승 행위를 근절하고, 청년 인구 신규 진입을 유도하기 위해 근로환경과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장 기피 작업에 피지컬 AI와 건설 로봇을 적극 도입하고, 건설업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해소해 금융비용 부담 완화 및 실제 착공이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 1호 사업과 원전 8기 협력 등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및 반도체 특별회계(2조6000억 원) 신설 등 정책 이슈가 향후 국내 원전 기자재, 강관,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