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11월 극장가에 독보적인 존재감과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온 베테랑 아티스트 3인이 잇따라 출격한다. 미스터리 드라마, 액션 느와르, 그리고 현실 밀착형 공포 스릴러까지 저마다 다른 장르의 대표작을 들고 관객들을 찾는 주인공은 바로 배우 김윤석, 김명민, 배종옥이다.
가장 먼저 관객들과 만나는 인물은 오는 11월 18일 개봉하는 영화 '폭설'의 김윤석이다. '폭설'은 폭설로 외딴 시골 기차역에 고립된 상황 속, 정년퇴직을 앞둔 역장 '갑수'(김윤석 분)와 새로 발령받아 온 후임 '현택'(구교환 분) 앞에 의문의 시신 한 구가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그동안 영화 '타짜'의 아귀, '추격자'의 엄중호, '검은 사제들'의 김 신부, '1987'의 박 처장 등 매 작품마다 압도적인 흡인력으로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를 완성해 온 김윤석은 이번 작품에서 퇴직을 앞두고 미묘하게 흔들리는 인물의 내면을 밀도 깊게 포착해 낸다. 예상치 못한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후임 현택 역의 구교환과 펼칠 팽팽하고 치밀한 연기 호흡은 '폭설'을 이끄는 핵심 관전 포인트다.
영화 '폭설'의 김윤석과 '슬픈 열대'의 김명민, 그리고 '완벽한 집'의 배종옥.(왼쪽부터) /사진=(주)쇼박스, (주)마인드마크, (주)영화사테이크 제공
이어 오는 11월 25일에는 박훈정 감독의 신작 액션 느와르 '슬픈 열대'의 김명민이 스크린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슬픈 열대'는 조직의 정신적 지주였던 사부의 죽음 이후, 그가 키워낸 킬러 조직 '슬픈 열대'에서 형제처럼 자란 조직원들이 서로를 강하게 의심하며 피의 복수극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드라마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를 비롯해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조선명탐정' 시리즈, '브이아이피',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등 수많은 작품에서 선 굵은 연기로 명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김명민은 극 중 정글의 현인이자 모두가 두려워하는 절대적 존재 '사부'로 분한다. 파격적인 외형 변신부터 좌중을 압도하는 묵직한 아우라까지, 선 굵은 캐릭터를 선보여온 김명민표 특유의 강렬한 카리스마가 스크린 위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11월 극장가 베테랑 대전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대목은 42년 연기 인생 최초로 공포 장르에 도전장을 내민 배우 배종옥의 파격 변신이다. 배종옥이 주연을 맡은 영화 '완벽한 집'은 파격적인 조건에 최고급 아파트에 입주하게 된 대학생 '규빈'(장규리 분)이 우아한 집주인 '금림'(배종옥 분)과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기이하고 서늘한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는 현실 밀착 공포 스릴러다.
이들 세 작품의 주인공들은 이미 묵직한 존재감 때문에 영화에 대한 기대를 미리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폭설', '슬픈 열대', '완벽한 집'의 포스터./사진=(주)쇼박스, (주)마인드마크, (주)영화사테이크 제공
드라마 '철인왕후', '60일, 지정생존자',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와 영화 '킹메이커', '결백', '환절기' 등 매체와 장르의 경계를 유연하게 오가며 한계 없는 변신을 거듭해 온 배종옥은 '완벽한 집'에서 집주인 금림 역을 맡아 다채로운 연기의 결을 꺼내 보인다.
배종옥은 캐릭터를 단순히 우아하고 다정한 인물로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따뜻한 호의 속에 쉽게 읽히지 않는 속내와 오싹하고 미묘한 서늘함을 겹겹이 쌓아 올려 관객들에게 서서히 낯선 얼굴을 발견하게 만드는 고난도의 절제된 연기를 펼친다. 믿고 의지하던 이에게서 서서히 드러나는 섬뜩한 낯설음은 영화의 공포 지수를 한층 더 현실적이고 압도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처럼 한 시대의 스크린을 호령해 온 세 명의 대배우가 각기 다른 장르에서 선보일 압도적인 아우라와 기량 대결은 올가을 관객들에게 풍성한 영화적 쾌감과 깊은 여운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