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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최태원의 혜안... SK그룹, AI 반도체 주도권 잡는다

입력 2026-11-04 16:30:42 | 수정 2026-11-04 16:36:21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인공지능(AI) 혁명이 촉발한 글로벌 반도체 지각변동 속에서 SK그룹이 확고한 승기를 굳히고 있다. SK하이닉스 인수를 시작으로 일본 키옥시아 투자와 미국 인텔 낸드 사업 인수까지 이어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선구안 리더십'이 AI 시대를 맞아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SK그룹이 AI 시대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은 가운데 최태원 회장의 선구압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최태원 회장이 신진학자상·해외유학장학증서 수여식에서 격려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SK 제공



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 104조6155억 원, 영업이익 83조3338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7.9%, 영업이익은 632.1% 증가한 규모다.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6조5105억 원, 181조4867억 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전체 매출이 370조 원대, 영업이익이 290조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실적의 배경에는 시황 악화 속에서도 뚝심 있게 반도체 투자를 밀어붙인 최태원 회장의 ‘선구안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태원의 반도체 승부수는 2012년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부터 시작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반도체 시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가 위축되고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업황 불확실성이 컸다. 여기에 반도체 산업 특성상 막대한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점도 인수 이후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그룹 내부에서는 인수에 대해 신중론이 우세했고, 외부에서도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은 반도체 산업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인수를 추진했다. 2012년 2273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이듬해 3조3798억 원 흑자를 올리자 재계 안팎의 우려도 최 회장의 과감한 결단과 경영 안목을 재평가하는 시각으로 바뀌었다.

또한 최 회장은 HBM(고대역폭메모리) 개발을 직접 챙기며 기술 드라이브를 걸었다. AI 시대에 고성능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관련 연구개발과 생산능력 확보를 독려한 결과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키옥시아·솔리다임에도 투자…흑자 내며 캐시카우 안착

최 회장의 선제적인 투자는 D램에 머물지 않았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낸드플래시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관련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도 힘을 실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7년 일본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 지분 투자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일본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 역시 기술 유출 우려와 인수 구조의 복잡성 등 여러 변수가 있었지만 최 회장은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다. 

결국 해당 투자는 8년 만에 지분 매각 등을 통해 2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차익을 실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2020년 발표한 인텔 낸드사업부(현 솔리다임) 인수 결정 역시 최 회장의 대담함을 보여준다. 총 90억 달러(당시 약 10조 원)에 달하는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였다. 인수 직후 솔리다임이 수조 원대 적자를 내자 시장 일각에서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AI 시대의 개막과 함께 비판도 사라졌다. 초대형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시장을 선점하며 판매를 확대했고, SK하이닉스의 HBM 경쟁력과 맞물려 메모리 전 영역을 아우르는 AI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실제로 솔리다임은 2024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순이익 5조8396억 원을 기록하며 HBM과 함께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성장 축으로 자리잡았다. 

◆단기 손익 뛰어넘은 오너십…"글로벌 AI 경쟁력 지킬 무기"

재계에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반도체 산업에서 SK그룹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최 회장의 선제적 투자와 흔들림 없는 오너십을 꼽는다. 반도체는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고 대규모 설비투자가 장기간 이어져야 하는 산업인 만큼 단기적인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의사결정이 중요한데, 결국 최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최 회장의 투자가 반도체 산업의 변화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D램 사업을 그룹의 핵심 축으로 키운 데 이어 낸드플래시 분야의 사업 기반을 넓혔고, eSSD 시장까지 진출했다. 여기에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개발을 강화하면서 AI 산업 전반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췄다. 이는 SK그룹이 단순 공급사가 아닌 AI 핵심 플레이어로 주도권을 확보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앞으로도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투자와 기술 경쟁력 확보가 중요할 전망이다. 이에 최 회장의 과감한 결단력과 혜안은 반도체 시장 내에서 SK그룹이 경쟁력을 이어갈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하이닉스 인수부터 키옥시아, 솔리다임에 이르기까지 최 회장의 선택은 언제나 미래에 맞춰져 있었다”며 “과거 무모한 베팅으로 불렸던 결단들이 AI 시대를 맞아 그룹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하는 ‘신의 한 수’로 재평가받으며, 성공적인 오너 경영의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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