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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두달전 영국 정보원 접촉…독일 거쳐 한국행"

2016-08-21 21:10 | 온라인뉴스팀 기자 | office@mediapen.com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최근 귀순한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 공사 가족은 영국과 미국 당국의 협조 아래 영국 공군기로 독일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마치 그레이엄 그린의 소설을 읽는 것 같다"며 태 공사의 탈북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린은 '제3의 사나이'로 유명한 영국 스릴러 작가다.

보도에 따르면 태 공사는 두 달 전 런던 북서부 왓퍼드의 한 골프장에서 영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처음 만났으며 북한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태 공사는 부인인 오혜선(50) 역시 평양복귀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자 망명을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영국 외무부는 2주 뒤 태 공사의 심경이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미국 정보 당국에 알렸고, 지금으로부터 6주 전에 워싱턴에서 복수의 기관들 소속의 고위 관계자들이 태 공사의 망명 계획을 짜기 위해 영국으로 날아왔다.

모든 것이 철저한 보안 속에서 진행됐음에도 열흘 만에 서울에서도 '유럽 어느 곳에서 망명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으며, 태 공사는 망명지를 택할 수 있는 '백지수표'가 주어졌음에도 한국을 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결국 태 공사 부부와 26세 및 19세 두 아들은 지난달 어느 평일 오전 일찍, 영국과 미국의 외교 당국 및 정보기관 관계자 7명과 함께 옥스퍼드셔 브라이즈 노턴 공군기지에서 30명 정원인 영국 공군 BAe 146기를 타고 출발했다.

이 공군기지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이 있는 런던 서부에서 서북쪽으로 약 80km 떨어진 곳에 있다.

군용기에 실린 짐에는 영국에 온 이래 테니스를 즐긴 태 공사의 테니스 라켓들도 있었고, 태 공사는 골프클럽도 실어달라고 얘기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관계자들은 태 공사의 부인 오 씨가 공항으로 가는 길에 대형 마트인 막스 앤 스펜서(M&S)에 들러달라고 요구했다며 "영국을 떠나기 전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사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태 공사 가족 일행이 탄 영국 공군기는 타이푼 전투기 두 대의 호위를 받으며 프랑스 및 룩셈부르크 접경과 멀지 않은 독일 서남부의 람슈타인(Ramstein)에 있는 미국의 공군기지에 도착했고, 태 공사 가족은 이곳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동행했던 요원들 일부와 한국으로 들어왔다.

이 보도와 태 공사 가족이 지난달 중순 잠적해 같은 달 하순 한국에 들어왔다는 정부 소식통의 발언을 종합하면 태 공사 가족은 잠적 후 영국을 떠나기 전까지 영국당국이 제공한 곳에서 며칠간 지낸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에서 독일까지 약 400km를 가는 2시간의 비행 동안 태 공사의 둘째 아들인 금혁은 친구에게 레벨A(영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를 치른 이후 갑자기 사라지게 된 사정을 설명하는 편지를 썼다.

액턴 고등학교에서 수재로 알려진 금혁은 명문대학인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할 예정이었다.

같은 시간 태 공사도 이전부터 쓰기 시작했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보내는 감사편지에 사인했다. 태 공사는 이 편지를 메이 총리에게 직접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태 공사의 부인 오 씨는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동료이자 노동당 군사부장을 지낸 오백룡(1984년 사망)의 일가로, 오백룡의 아들인 오금철 총참모부 부총잠모장의 친인척으로 알려졌다.

태 공사 역시 빨치산 1세대이자 김일성의 전령병으로 활동한 태병렬 인민군 대장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져 부부 모두 빨치산 가문 출신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태 공사의 탈북 동기에 대해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 그리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그리고 자녀와 장래 문제 등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에 간 태 공사는 한국 정보 당국으로부터 이중간첩인지를 조사받는 동안 몇 주일간 "편안한 감금" 생활을 할 것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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