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중심 경영, 실용성 살린 냉철한 경영
지난 2014년 3월 경영상황이 최악인 상황에서 실무자 출신 권오준 회장의 등장과 함께 변화의 시기를 걷고 있는 포스코가 순항 중이다. 

전문경영인이 아닌 기술전문가 출신으로 새롭게 부임하며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실무경험을 토대로 한 권오준 회장의 꾸준한 경영쇄신과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포스코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2조8574억원, 영업이익 6785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E&C·에너지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다소 감소했으나 철강·ICT·소재 부문의 경영 실적 개선으로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3.2%, 2.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5.3%로 전 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철강 부문의 영업이익은 그동안 큰 폭의 적자를 내던 해외 철강법인의 합산 영업이익이 2분기에 들면서 흑자로 전환됨에 따라 전분기 대비 33.1% 증가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은 WP(월드프리미엄)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량 확대 및 판매가 상승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8%p 상승한 11.9%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하반기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권오준 회장이 차기 회장에 내정됐을 때 그가 그룹의 위기를 헤쳐 나가기에 적합한 인물인가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품었다. 하지만 권오준 회장은 그간의 실무경험을 토대로 경영활동을 펼친 끝에 이같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음 권오준 회장이 8대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 후 ‘위대한 포스코를 창조하자’는 의미의 ‘POSCO the Great’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웠다. 

취임식에서 권오준 회장은 "포스코는 앞으로 고객 요구에 선제 대응하고 해양 에너지강재, 고기능 후판 등 전략제품 판매를 확대해 글로벌 철강사로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다"고 선포했다. 또 그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업은 중단 및 매각하거나 통합할 것이다”고 말했다. 

권오준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자신의 급여 30% 삭감 카드까지 내놓으며 임직원의 분발과 새로운 각오를 촉구했다. 임원진도 개인별로 임금을 10~25%까지 삭감에 나서며 포스코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 

포스코 기술총괄사장을 거친 기술자 출신인 권 회장은 현장 경영 행보를 보였다. 취임식에 작업복을 입고 나온 것을 시작으로 곧바로 전남 광양과 포항제철소를 방문해 현장 직원과 소통했다. 이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을 직접 방문해 고객사 임원진과 직접 소통하는 행보도 보였다. 

과감하고 높은 스킨십 경영도 이어갔다. 권오준 회장은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사내 토요학습’ 강사로 나서 직원들에게 경영 비전을 공유하기도 했다. 최고경영책임자(CEO) 소통간담회에서는 여성 임원들을 초청해 그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과감한 사업구조 재편
취임 초기부터 ‘선택과 집중’을 경영 전략으로 삼은 그는 포스코가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 사업은 정리해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권오준 회장은 2014년 5월 자신의 첫 기업설명회(IR)에서 “포스코를 모든 뺀 모든 사업이 구조조정 대상”이라며 구조조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포스코는 2014년 8월 포스코특수강을 세아그룹에 매각함으로 구조조정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포스코는 특수강 매각으로 현금 6000억원을 확보했다. 또 대우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 등 계열사가 각각 마산과 베트남에서 갖고 있던 백화점도 팔았다. 

   
▲ 지난 2014년 3월 경영상황이 최악인 상황에서 실무자 출신 권오준 회장의 등장과 함께 변화의 시기를 걷고 있는 포스코가 순항중이다./미디어펜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메이트가 소유한 포스타워 건물과 부지도 처분했다. 이로써 권오준 회장 부임 1년 동안 포스코는 2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해냈다.

2014년 228개에 달했던 계열사는 지난해 말 기준 201개로 줄였고 2017년까지 이를 144개까지 줄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현재까지도 꾸준히 진행중이다. 

몸집을 줄인 포스코는 WP 제품과 솔루션 마케팅에 집중하며 이익률이 10% 가량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 전체 철강재 판매에서 WP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1분기 36.5%, 2분기 37.7%, 3분기 39.6%, 4분기 39.7% 등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44.5%를 기록했고 이를 50%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철강재 판매와 기술 및 인적 솔루션 등을 연계한 솔루션 마케팅 판매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 제품 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포스코의 1분기 솔루션 마케팅 연계 판매량은 85만6000톤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46만5000톤과 비교해 84% 늘었다. 

■강력한 경영 쇄신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모든 일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2015년 포스코건설 등 계열사 임직원에 대한 검찰 수사를 시작됐다. 정준양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및 세금 탈루 의혹으로 시작된 검찰 수사는 전 계열사로 퍼져갔고 계열사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권오준 회장은 즉시 이사회를 열어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했고 25개 전 계열사 대표와 사내이사 전원이 제출한 사표를 받았다. 이후 권오준 회장은 위원회를 중심으로 강력한 경영 쇄신을 이어 갔다. 

권오준 회장은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놓고 내분을 일으킨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과 조청명 부사장을 모두 경질하는 파격적인 모습도 보였다. 

그룹 구조조정 책임을 맡은 조 부사장은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강력히 추진했고 전 사장은 가스전 매각에 공개적으로 반발해 선을 넘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권 회장은 분란을 일으킨 두 당사자를 모두 경질하는 파격적인 인사 조치로 강력한 그룹 쇄신 의지를 나타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의 부임 후에 우려섞인 목소리가 많았지만 실무경험을 토대로 포스코의 내실을 기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 큰 역할을 하며 눈에 보이는 실적과 재무상황 개선이 있었다”며 “꾸준한 구조조정을 통해 보다 발전된 세계속의 포스코로 발전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고 기대했다.[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