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불안·관광수익 손실 등 적극 강조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사실상 마지막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경쟁에 그 동안 거론됐던 대기업 후보들이 모두 뛰어들면서 각 사의 전략과 경쟁우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청 마감일인 4일 가장 먼저 특허신청서를 제출한 곳은 롯데면세점이었다. 지난해 말 사업권을 상실하면서 올해 6월 말 영업을 중단하게 된 잠실 ‘월드타워점’을 반드시 되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롯데물산

1989년 1월 개점한 잠실점에서 2014년 10월 롯데월드타워로 이전한 월드타워점은 영업 종료 전 올해 상반기까지만 약 3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국내 3위(공항점 제외) 면세점이다. 600여 입점 브랜드에 국산 화장품·예물 특화존 등을 운영하며 고객을 끌어 모았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되찾으면 올해 말 월드타워 완공과 함께 기존 연면적 약 1만8000㎡ 규모를 30000㎡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이미 롯데월드타워로 이전하면서 약 3000억원의 비용이 투자됐지만 영업 종료와 함께 1300여명의 직원들이 타 사업장에 배치되거나 순환 휴직 등에 들어가는 타격을 입었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이번 특허 신청에서 월드타워점 영업 종료로 인한 고용 등 경제적 타격과 충실한 지역 연계 사업 추진 노력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월드타워점 공백에 따른 손실액은 매월 매출액 600억원 영업이익 60억원 등으로 추산된다. 고정비를 포함해 6개월로 환산하면 4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여기에 주변 롯데월드·호텔·백화점과 나란히 위치하면서 누리던 쇼핑 단지의 장점을 고려하면 관광수익 손해액도 매월 2200억원 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롯데면세점은 보고 있다.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적극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제시한 아시아 10위권 사업자 달성의 ‘비전 2020’과 향후 5년 간 15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 지역상권 발전을 위한 ‘언더스탠드 애비뉴’, ‘석촌호수 음악분수’ 등의 사업 진행 상황 등이 꼽힌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불구속 수사가 결정되면서 그룹 차원에서 이 같은 활동을 추진하기도 수월해졌다. 5일 롯데백화점이 경주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10억원 구호 기금 전달식을 진행하는 것도 적극적인 사회공헌 강조가 필요한 시점과 맞아 떨어진다.
 
한편, 롯데면세점은 특허 신청에 앞서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와 문근숙 노조위원장 등 노사 대표와 월드타워점 폐점 이후 휴직과 타점 근무 중인 직원 등 100여명이 함께 모여 월드타워 123층 전망대에 오르는 등 특허 획득을 기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외에 노사 양측 모두 월드타워점 재개점을 원하고 있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근숙 롯데면세점 노조위원장은 “월드타워점이 지난 6월 폐점 이후 순환 휴직을 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특허를 받지 못하면 진짜 실직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불안과 근심이 팽배하다”며 불안감을 표했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송파·잠실 지역은 한성백제의 역사·문화 유적지는 물론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등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복합문화관광단지가 들어서 있어 면세점 입점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및 경제 활성화 효과가 강남 어느 지역보다 뛰어난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 관광객 선호도 1위의 롯데면세점 브랜드 파워와 지난 27년간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국내 3위로 발돋움한 월드타워점의 검증된 능력 등 경쟁자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을 사업계획서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관세청은 이번 특허 심사를 통해 중소기업 1곳 외에 대기업 3곳에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줄 계획이며, 심사 절차는 공고 종료일로부터 8일 이내 세관장 심사를 거쳐 관세청장에게 사전승인 신청, 이로부터 60일 이내 특허심사위원회를 통한 심의로 이뤄진다. 승인 여부는 특허심사위원회의 사전승인 의결을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세관장에게 통보된다.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