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무역센터점 입점으로 강남 중심·수도권 연결 겨냥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사실상 마지막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경쟁에 그 동안 거론됐던 대기업 후보들이 모두 뛰어들면서 각 사의 전략과 경쟁우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야경./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 면세점 법인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이하 현대면세점)은 신청 마감일인 4일 오전 9시경 이동호 대표가 직접 서울 논현동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을 방문해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선정한 사업계획을 담아 특허신청서를 제출했다.

현대면세점은 가장 먼저 신청서를 낸 롯데면세점에 바로 이어 두 번째로 신청을 완료했다. 현대백화점그룹에게 면세점 사업은 롯데, 신세계 등 경쟁자들이 이미 진출해 있는 데 반해 아직 손을 대지 못하고 있어 정지선 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꼽힌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수도권 최대 규모의 판교점을 낸 데 이어 올해 여의도에 서울 최대 규모의 백화점 진출 계획을 밝혔다. 이 외에도 동탄신도시 아울렛 진출과 인수합병을 통한 패션 사업 강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이처럼 유통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으면서도 면세점에는 아직 진출하지 못한 만큼, 당분간은 사실상 서울에서 마지막이 될 이번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반드시 따내야 하는 입장이다.

현대면세점은 동기가 강한 만큼 철저히 준비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직접 특허신청서를 제출한 이동호 대표는 “지난해 신규 면세점 입찰에서 탈락한 뒤 1년여 간 절치부심하며 철저히 준비했다”며 “올해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 획득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입찰이 새로운 사업자 진입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촉발시켜 면세점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면서 국가경쟁력도 제고하겠다는 게 기본 취지”라며 “이를 감안할 때 이번 입찰에서 유일한 신규 사업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가장 유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현대면세점은 사업권을 확보할 경우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을 만들 계획이다. 경쟁자인 HDC신라의 후보지와 대로 하나를 두고 바라보는 위치에 있으며 지리적 이점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바로 국내 1세대 복합쇼핑몰 코엑스몰로 이어져 영화관, 아쿠아리움 등의 문화 상권 이점을 누릴 수 있으며 인터콘티넨탈, 그랜드인터콘티넨탈 등의 호텔도 바로 인접해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많다. 코엑스에 각종 박람회가 이어진다는 점도 장점이다.

교통 면에서도 도심공항터미널로 공항까지 이동이 용이하고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을 양쪽에 두고 있고 강남과 송파를 잇는 버스 노선도 다양하다.

특히 2023년 완공될 수도권광역 급행철도(GTX)가 삼성역을 지나 일산 킨텍스부터 경기도 평택까지 이어질 예정으로 강남구는 이 지역을 인근 옛 한국전력 부지에 들어설 현대자동차그룹 문화시설과 함께 서울의 새로운 중심 허브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GTX의 성공적인 운영이 전제되지만 공항부터 수도권, 또 평택 KTX역을 통해 전국을 강남 상권과도 연결시킬 수 있는 지역으로 현대면세점으로써는 최선의 입지 조건을 선택한 것이다.

여기에 현대백화점은 최근 중국 현지 상위권 17개 여행사와 MOU(업무협약)을 맺어 중국인 관광객(유커) 200만명의 한국 방문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도 발표했다. 면세점 사업권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기존 명동 등 서울 시내 상권 외에 강남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노리는 현대백화점이 면세점 사업을 품게 되면 유통업계의 대기업 경쟁 구도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관세청은 이번 특허 심사를 통해 중소기업 1곳 외에 대기업 3곳에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줄 계획이다.

심사 절차는 공고 종료일로부터 8일 이내 세관장 심사를 거쳐 관세청장에게 사전승인 신청, 이로부터 60일 이내 특허심사위원회를 통한 심의로 이뤄진다. 승인 여부는 특허심사위원회의 사전승인 의결을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세관장에게 통보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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