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대통령측 대리인 변론 전문
[미디어펜=김규태 기자]대통령 변호인단 김평우(72·사법시험 8회) 변호사는 22일 열린 헌법재판소(이하) 16차 변론기일에서 헌재의 탄핵심판이 80일만에 결정되는 졸속처리 추이와 편파적 진행 등을 지적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대통령 변호인단의 탄핵소추 적법절차 위반주장에 대한 헌재 강일원 재판관의 '변론 및 입증' 불허 처분은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 변론권제한"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김 변호사는 "국회가 졸속하게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더라도 헌재가 졸속한 탄핵소추 의결을 적법절차에  위반한 소추의결로 보아 각하하거나 기각만 해도 되나, 헌재는 이를 다투지 않겠다는 그릇된 처분을 내려 변호인단의 변론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위헌,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헌재에서 탄핵인용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이는 피청구인의 변론권(항쟁권)을 제한한 상태에서 내려진 판결로서 원천무효"라고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강일원 재판관의 공정 및 중립의무 위반과 편파적인 증인신문 직권, 헌재소장 대행인 이정미 재판관의 직무유기 및 변론권 제한 등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상태는 대통령 측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변호사는 이정미 소장대행과 관련 "자신의 퇴임일자가 무슨 헌법 상의 판결시한이라도 되는 것처럼 무리에 무리를 더하는 고압적이고 졸속한 재판진행"이라며 "묵과할 수 없는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이러한 졸속한 재판진행 끝에 심판이 내려지면 국민간 분열과 대립을 격화시켜 나라를 내전상황으로 몰고 갈 위험마저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재판정에서 김 변호사는 100분 간의 변론을 통해 탄핵심판의 위헌성과 절차상의 무효 또한 언급했다.

본보는 김평우 변호사의 변론을 담은 준비서면 일체를 '재판관 8인 결정의 위헌성' 및 헌재의 졸속처리·편파적 진행 등 상, 하편으로 나누어 게재한다.

   
▲ [전문]김평우 변호사의 '100분' 변론…재판관의 불법·직무유기./사진=미디어펜


준비서면

사건 2016헌나1 대통령(박근혜)탄핵
청구인 국회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


5. 강일원 재판관의 위헌, 불법한 변론권 제한

가. 피청구인 측의 적법절차 위반주장에  대한  강일원 재판관의 변론 및 입증불허 처분은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 변론권제한입니다.

가사 국회가 졸속하게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더라도,  헌법재판소가  그  졸속한  탄핵소추 의결을 적법절차에  위반한  소추의결로  보아  각하하거나  기각만 해도  국회의  졸속한  탄핵소추 의결은 재발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이 사건 주심재판관인  강일원재판관은  준비 절차과정 에서 쟁점정리라는 미명하에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 재판에서 국회의  의결 절차는  국회 의 자율권 행사라고 판단하였으므로  헌법재판소에서 재판을  하지  않겠다.  따라서 국회의  의결 절차상의 하자를  다투는  어떠한  주장이나  그  주장에 관련한  증거조사는  들어주지  않겠다.” 라고 하는 그릇된 재판처분을 내려 피청구인의 적법절차 위반 항쟁을 준비절차의  쟁점 정리라는 이름아래  불허하여 피청구인의 변론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위헌, 불법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그 바람에 피청구인 측은 지금까지  2016. 12. 9. 자 국회 탄핵소추에 관한 여러가지 적법 절차 위반 사유에 대해 아무런 항쟁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명백히 헌법의 적법절차에 위반된 변론권제한 입니다. 따라서 만일 이 사건에서 탄핵인용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이는 피청구인의 변론권(항쟁권) 을 제한한 상태에서 내려진 판결로서  원천무효입니다.

나.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 심리결정에서  노무현대통령측, 즉  피청구인측의 

1) 충분한  조사 및 심사가  결여되었다는  주장 

2) 투표의  강제,  투표내역의  공개, 국회의장의  대리투표 주장

3) 본회의의  개의시각의  무단변경 주장

4) 투표의  일방적 종료선언 주장

5) 질의  및  토론절차가  생략되었다는  주장

6) 탄핵소추사유별로  의결되지  않았다는  주장

7) 피청구인에게  혐의사실이  고지되지  않았고,  의견제출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  등이

모두 기각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과는 당사자는 물론 이고 쟁점(법률 및 사실관계)과 이슈가 전혀  다른 이 사건에 대하여 마치 “쟁점효”의 효력을 인정 하는  것과 같은 주장, 입증 제한을 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우선 탄핵심판사건은  우리나라의  경우  그  전례가  2004년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  한 건 뿐입니다.  따라서 위 사건의  결정례  하나만  가지고  이를  마치  누적된  사건의  집적 위에서 반복 되는  일반적 법원리, 즉  판례라고  할  수  없습니다.   

둘째, 노무현사건에서는 적법절차위반이 사건의  “주요한 쟁점”으로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결정이유를  보면  어떤 법원리나  외국의  선례 등을  근거로  한 것이  아니라  단문 단답 형식으로  작성한  결정이유라  이것을  법원(法源,) 즉  구속력있는  선례라고  하거나  소위 쟁점효의  효력을  인정하는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셋째, 우리나라는 판례법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판례의 법원성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넷째, 사건의 동일성이 없으면 선례의 구속력이 없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탄핵사건과  이 사건 탄핵사건은  그  배경, 원인,  과정, 적용법규, 사실관계가  전혀  상이합니다.  

다섯째,  노무현대통령 사건은  탄핵사유가  형식상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실질상, 법률상으로는 공직선거법상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위반이라는  한 가지로  모아졌습니다.  반면에  이 사건은  헌법위반  5개항, 법률위반  8 개 항으로  총 13개 인데,  각 사유마다  그  내용,  시점,  관련자  등 사실관계, 법률관계가  상이합니다.

여섯째,  당시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공개 발언내용이  주로  문제가  되어  사실관계는  쟁점이  되지 않고  순전히  법률해석만  쟁점이  되었습니다.  반면  이 사건의  경우엔  사실관계가  모두 다투어지고  있고,  현재도  계속  수사가  진행되면서  많은  사실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어 절차의  졸속성이  크게  문제가  됩니다. 

요컨대,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의  결정을 근거로 하여  이 사건에서도  소추절차의  위헌성,  위법성이 재판의 쟁점이나  증거조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은  아무런  법적근거가 없는 강일원 재판관의 독선적 처분입니다.

더 나아가 강일원 재판관의  <국회의 탄핵소추과정의 위헌, 위법을 다투거나, 입증할 수 없다는 입증불허, 주장불허 처분> 은  아래에서 보듯이 헌법과 법률에 명백히 어긋나는  궤변입니다. 

첫째,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이  헌법  또는 법률상의  적법절차에  맞느냐,  안 맞느냐를  헌법전문 사법(司法)기관이자,  헌법상  탄핵사건의  전속관할법원인  헌법재판소에서  다루지  않겠다면  대한민국에서  어느  누가  다룬단  말입니까? 그러면  대법원에서  다룰까요?  아니면,  국민들이  다룰까요?   만일에  국회탄핵절차의  적법여부를  헌법재판관들이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조사 , 판단하지  아니하고  아스팔트 거리의  국민 숫자로  재판한다면   대한민국의  아스팔트 길은  불원간  피눈물로  뒤덮일 것입니다. 이런  식의  재판은  언론도  할  수 있습니다.  굳이 헌법재판소 를  두어  국민의  세금을  낭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둘째,  만일 국회는  아무리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졸속절차로  대통령을  탄핵해도  헌법재판소 나  어느  누구도  그  절차나  방법의 위헌성, 위법성을  다툴 수 없다,  즉  위헌적인 탄핵절차를 항쟁할  수  없다고  한다면 청구인, 즉  국회는  마음대로  대통령을  졸속으로  탄핵할  수 있는데도  피청구인, 즉 대통령은  국회의  졸속한  탄핵소추의결에 대해   항쟁할 수 없어   당사자 대등의  헌법원칙에 어긋납니다.  요컨대, 정의와  형평에  맞지  않습니다. 

셋째로, 이는 국회, 대통령의  국가 권력분립관계에서  국회는 탄핵제도,  즉 헌법재판소의  사법 권력을  활용하여  대통령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데 비해  대통령은  견제와 균형을 위한 국회 해산권은 고사하고  탄핵절차에서조차  단원제 국회의  불법, 졸속한  대통령 탄핵에 대항할 수 없어  헌법상 권력구조의  대원칙인  3권분립의  근본원리가  완전히  훼손됩니다. 

넷째로, 정치적으로  보더라도  1987년 헌법은  대통령의  장기독재를  막는다는  명분하에  대통 령임기가  5년 단임인  약한  대통령제입니다.  거기다  부통령제도  두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국회는 단원제에다가   4년 임기에  임기회수에  제한이  없고,  입법권,  예산승인권 외에  국정 감사권, 국정조사권, 인사동의권 등 세계에서  가장  강한  권력을  가진  국회입니다.  특히, 이 사건 처럼 국회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권한이 있는데,  대통령은  의회해산권이 없어 우리나라의 권력 관계는  단연코  국회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이번  사건처럼  대통령  임기 말에 국회가  여소 야대 가  되면  탄핵이  거의  자동적으로  따라  오게 되어  정치불안이  지속됩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탄핵소추의결만 되어도  피소추자의  권한행사가  정지되어  국회는  졸속한  탄핵 소추의결을  통해  사실상  대통령을  무력화시킬수 있어 준전시상태에  있는  대한민국의  안보 위기 및  경제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대통령 탄핵사건의  심리에  있어서  탄핵소추자,  즉  국회의  졸속한  탄핵소추의결이  있어도  그  절차의  위헌성,  적법성을  헌법재판소의  사법심사대상에서 제외하는  주장이나  이론은  대통령의  직무수행에는  통치행위이론을  적용하지  않으면서  국회에  대하여는  통치 행위이론을  적용하는  궤변입니다. 

다섯째로,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로서  대통령  1인의  단독관청이지만,  국회는  300명의  집단 회의체입니다.  원래 절차의 적법성은  주로  회의체 기관인 국회에  적용되는 원리이지 단독 관청 인 대통령에게  적용되는  원리가  아닙니다. 

그런데 강일원 재판관의  처분대로 하면 단독 관청인 대통령에게는 직무 수행 방법이나 절차의 불법 내지 부적절한 (최순실이란 비선조직을 이용한) 직무수행을 이유로 강요죄, 직권남용죄, 뇌물죄의 책임을 물으면서  정작  방법, 절차의 적법성을 따져야 될 합의체, 즉 국회에 대하여는 직무 수행의 방법이나 절차의 적법성을 따지지 않는 어이없는 모순을 초래합니다. 

요컨대, 강일원재판관의 독단적인 변론권제한은 법적근거가 전혀 없는 위헌적, 불법적 재판처분 으로서  판결의 무효사유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해 둡니다. 


6. 강일원 재판관의 공정 및 중립의무 위반과 재판의 무효

강일원재판관은 소위 <쟁점정리>라는 이름아래 새로운 탄핵소추장 내용을 제시하여 청구인 측으로  하여금 <준비서면>이라는 이름아래 소추장의 내용을 변경하도록 하고, 이 변경된 소추장 내용에 따라 재판을 진행하여 불공정한, 편파적 재판진행을 하여 왔습니다.   

2016. 12. 9. 자로 국회에서 의결된 이 사건 탄핵소추장은 헌법위반 5개항, 법률위반 8개항의  총 13개 항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피청구인 측은 이 13개 탄핵사유에 대하여 변론과 반증수집으로 대응하여 왔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주심인 강일원재판관은 2017. 1. 경 진행된 준비절차기일에서 국회의 탄핵소추장내용이 산만하고 형사사건 공소장처럼 보여 헌법 재판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으니 이 사건의 쟁점을 1. 비선조직에 의한 국정농단에 따른 국민 주권주의와 법치주의위반,  2. 대통령의 권한남용,  3. 언론자유침해,  4. 생명권침해(세월호사건) 의 네 가지 헌법위반으로 정리하여 오라고 청구인측에 요구, 권유, 코치하였고, 이 요구, 권유, 코치에 따라 이 사건 탄핵심판 청구인, 즉 이 나라의 국회 대리인은 2017. 2. 1. 강일원 재판관 이 요구한 내용에 맞추어 종전의 40여쪽 짜리 탄핵소추장의 거의 배가 되는 70여 쪽의 새로운 탄핵소추장을  <준비서면>이라는 이름으로 헌법재판소에 제출하여 그 이래 헌재는 이 준비 서면을 근거로 하여 이 사건 탄핵심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쟁점정리>라고 이름을 붙여도 당초 2016. 12. 9. 국회가 의결한 13개 탄핵사유와 그 탄핵소추장에 적힌 사실관계를  4개의 헌법위반으로 법률구성을 바꾸고 사실관계도 이 새로운 법률구성에 맞추어 재작성하도록 구체적으로 사실관계의  재구성 순서와 제목까지 가르쳐 주고, 이에 따르라고 당사자 양측에 지시하는 것은 쟁점정리가 아니라 명백한 소추장 변경지시입니다.  소추내용은 국회가 토의하여 의결하고,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의결한 소추내용이 옳은가 아닌가 를 재판하는 것이지 국회가 소추한 탄핵소추장이 잘못되었으니까 이렇게, 이렇게 고치라고 새로운 탄핵소추장을  써주는 것이 어떻게 <쟁점정리>란 말입니까? 

그리고 이 헌법재판관의 지시에 따라 그 지시내용대로 탄핵소추장의 법률구성을 바꾸고 사실 관계도 새로운 법률구성에 맞추어 전면적으로 재작성하고, 더 나아가 탄핵소추의결 이후에 박영수 특검이 멋대로 수사하여 만든 블랙리스트 작성 등 새로운 사실관계까지 다수 추가하여 대통령 에 대한 탄핵소추장의 내용을 전면 재구성하여 헌재에 제출하는 것은 아무리 이름을 <준비서면>이라 하였어도 실질상 새로운 탄핵소추사유 내지 탄핵소추장의 추가 내지 변경 입니다. 탄핵소추장을 변경하려면 탄핵소추의결과 마찬가지로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법리입니다. 

법관은 공평하고 중립이어야 합니다. 법관은 경기의 선수가 아니라 심판이기 때문입니다. 청구인측의 법률구성이 잘못되었으면 청구를 각하하거나 기각하면 되는 것입니다. 탄핵소추장 내용의 모호한 말의 의미를 분명히 밝히라고 지시하는 것은 몰라도 법률구성이 애매모호하니  이렇게 고치라고 모범답안을 가르쳐 주는 것은 공정한 법관의 직무수행이나 직업윤리가 아닙 니다. 오히려 법관의 윤리강령에 어긋나고, 적법절차의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위헌적인 재판 진행입니다. 더욱이 청구인 측은 사실상 대통령이 없는 상태에서는 이 나라의 실질적 최고 권력 기관인 국회이며, 그 대리인들은 이 나라 최고의 기라성같은 변호인들입니다. 이들 엘리트 변호사들의 법률지식과 실력이 무엇이 모자란다고 재판을 담당한 재판관까지 나서서 법률구성 의 잘못을 잡아주고 있단 말입니까?

정말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법혼란입니다. 이런 의문점들에 대하여 강일원재판관의 진심있고 성의있는 답변을 촉구합니다. 만일 이런 사법혼란이 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탄핵인용결정이 나면 그 결정은 공정하고 중립적인 제3자로 부터 재판을 받을 헌법상의 권리에 위배되어 법률상 무효입니다. 


7. 강일원 재판관의 위헌적인 증거규칙 입법

아무런 헌법적근거도 없이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수사기관의 조서에 증거의 적법성을 부여 하여 위헌적인 증거규칙을 멋대로 입법하고, 그 위헌적인  증거규칙을 근거로 검찰이 일방적 으로 작성한 조서를 이 사건 탄핵심판의 증거로 채택한 이 사건 재판진행의 위헌, 위법성을 지적합니다.

강일원 재판관은 1월 17일 재판에서 “현재 동의되지 않은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라 하더라도 진술과정에 변호인이 입회하여 확인한 조서는 증거로 채택한다.”는 새로운 증거법을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진술과정이 전부 녹화된 것은 적법증거로 채택한다.”는 새로운 증거법 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법 제40조를 보면, “헌법재판소의 심판절차에 관하여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민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한다. 다만, 탄핵심판의 경우에는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이 사건 탄핵심판사건에 적용될 증거규칙은 형사소송 법령 내지 민사소송법령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어느 법령에도 재판관들이 형사소송 법령이나 민사소송법령에 위반된 증거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습니다.  설사 법령의 범위에서 증거규칙을 만드는 경우라도 마치 대법원 규칙의 제정절차와 같은 입법절차를 거쳐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강일원 재판관은 아무런 법적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형사소송법과 상치되는 증거 규칙을 규칙제정절차도 거치지 아니한 채 멋대로 입법하여 시행하는 월권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직권남용의 탄핵사유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요컨대, 수사기관의 조서에 관한 강일원 재판관의 위 증거규칙은 헌법의 전문증거 배제의 원칙, 형사소송법의 극히 제한적인 전문증거 인정원칙에 위반되는 것은 물론이고 민사소송법의 규정에도 근거가 없는 순전히 개인적인 사설 증거규칙입니다. 강일원 재판관은 무슨 헌법적, 법적, 학술적 근거에서 이러한 위헌적인 탄핵심판의 증거규칙을 공식적인 규칙제정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고 만들어서 이 사건 탄핵심판에 적용하는지 상세히 설명, 해명하여 줄 것을 요청드립니다.  


8. 강일원 재판관의 독선적인 적용법해석

헌법재판소법 제 40조 단서는 “탄핵심판의 경우에는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한다”고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은 탄핵사유가 대부분 형사범죄사건이므로 형사 소송법령이 준거법이 되는 것은 사건의 속성에도 부합한다 하겠습니다. 그런데 강일원 재판관 은 준용이지 적용이 아니라는 이상한 이유를 내세워 민사소송법령을 종종 내세워 당사자의 합의로 소송의 각종 절차를 결정하고 이 합의를 내세워 직권탐지의 고압적인 재판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형사사건에 준하여 피청구인의 인권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9. 강일원 재판관의 편파적인 직권증인신문

지금까지 헌법재판소에서 실행된 증인신문의 동영상을 보면 강일원 재판관은 주심재판관으로 서 증인신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신문의 내용을 보면 대부분 피청구인 측 증인에 대하여 마치 청구인의 대리인이 하는 것처럼 증인과 증언의 내용을 탄핵하고 있습니다. 청구인측 증인에 대하여는 거의 직권신문이 없고 주로 피청구인측 증인에 대하여만 집중 되어 있으며, 신문의 내용이나 방식도 재판관의 개인적인 사전지식을 기초로 하여 마치 청구인 의 대리인처럼 반대신문을 하고 있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청구인, 피청구인 어느 한쪽에 기울어지지 아니하고 공정하고 중립적인 지위에서 재판의 진행과정상 부득이한 경우에 한하여 절차진행에 관여하여야 되는 재판관의 도리를 완전히 벗어난 것입니다. 이와같은 편파 적인 직권증인신문에 대하여 그 근거와 이유를 해명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위 주장을 입증하기 위하여 동영상 및 녹취록을 작성 중에 있사오니 근일 중에 제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10. 헌법재판소장 대행 이정미재판관의 직무유기 및 변론권 제한

가. 대통령탄핵심판이라는 역사적, 국가적, 국제적 사건의 심판시한을 이정미라는 특정 재판관의 퇴임일자인 3월13일 이전 선고에 맞추어 증거조사 및 변론절차를 과속, 졸속으로 진행하는 것은 공정한 재판진행이 아닐 뿐만 아니라 피청구인에 대한 변론권 제한으로서 위헌입니다.  특히 2월 20일, 22일, 24일로 일주에 3 번이나 변론기일을 열고, 24일을 최종변론기일로 지정하여 과속으로 변론을 종결시키는 것은 3월 13일 자신의 퇴임일자에 맞추어 재판을 의도적으로 과속 진행한다는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증명하는 객관적 증거입니다. 본인은 국정불안을 우려하여 과속으로 진행한다고 애국심 에 결부시키지만 이것을 진실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더 나아가 객관적으로 과속, 졸속한 재판인 이상 그것이 애국심이냐 아니냐는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애국심이 졸속재판을 정당화시칼 수는 없습니다. 물론 국정불안이라는 것도 근거가 없습니다.  졸속재판이야말로 국정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나. 만일 탄핵인용 결정이 나면 이는 무효를 면할 수 없습니다. 물론 헌재는 단심법원 이므로 상소의 길은 없습니다. 그러나 재소사유가 있으므로 재소는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부당한변론권 제한은 위헌이므로 그 자체가 징계사유, 탄핵사유, 처벌사유 입니다. 국제적으로도 유엔인권위원회 제소사유가 될 것입니다. 믈론 정치적으로는 국민적 저항을 받을 것입니다. 

다. 지난 1월 25일 전 박한철소장은 그의 마지막 재판기일 법정에서 이정미 재판관이 3월13일 퇴임할 예정이므로 그 전에 판결이 선고될 수 있도록 재판을 서둘러야한다 고 발언하였고, 문재인씨 등 야당의 실력자들 역시 같은 취지로 발언하여 현재 이 나라 의 언론과 국민이 모두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8명의 재판관 중 1명 에 불과한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예정일자가 이 사건의 판결시한이 되어야 할 아무런 법적, 논리적 근거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헌법재판소법 제 23조는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더라도 사건심리 를 하는데는 법적, 사실적 장애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면 이 사건을 재판할 수 없는 것인양 박한철 전임 헌재 소장과 야당의 실력자들이 여론을 오도하는 것은 이정미 재판관이 자신은 탄핵을 인용할 의사 임을 외부에 표시하였기 때문에 저들이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 이전에 재판을 끝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실상 피하기 어렵습니다. 통상의 법관이라면 이러한 상황하에서는 자신의 무관함을 적극 해명할 터인데, 이정미 재판관은 그러한 의혹에 대해 해명의 노력을 하기는 커녕 오히려 재판일정을 자신의 퇴임일 이전에 결심하는 것으로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그 시한을 맞추기 위해서 1차 불출석하였다는 이유만 으로 채택된 증인을 무조건 직권취소하는 등 재판을 무리하게 졸속으로 진행 하여 의혹을 한층 확인시키고 있습니다. 원래 한 나라의 근간이 되는 헌법 사건의 재판, 특히 이 사건 박근혜 대통령탄핵사건과 같이 좌우, 진보 대 보수, 촛불과 태극기 데모가 극한적으로 대립되어 나라의 명운을 좌우하는 역사적, 국가적 사건을 재판함에 있어서 는 절차적 정의와 실체적 진실의 실현에 조그만 하자도 있어서는 아니되므로 일주일에 두번 씩 재판하는 지금의 재판진행도 비정상적인 졸속재판이라 할 것인데, 더욱이 이러한 졸속한 재판진행을 두 달씩이나 강행하여 양 측의 대리인들 이나 연로한 재판관 들이 체력적으로 인간의 한계상황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퇴임일자가 무슨 헌법 상의 판결시한이라도 되는 것처럼 무리에 무리를 더하는 이러한 고압적이고 졸속한 재판진행은 이 사건이 지닌 역사적, 국가적 의미를 생각할 때,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직권남용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졸속한 재판진행 끝에 심판이 내려지면 이 사건 판결은 현재 극한적으로 양분된 국민간 분열과 대결을 해소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 분열과 대립을 더 격화시켜 나라를 내전상황으로 몰고 갈 위험마저 있으며, 자칫하면 1989년 이래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최후의 보루>라는 헌법재판소의 명예와 전통이 무너짐은 물론 헌법재판소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명확합니다. 이 점을 인식한다면 이정미 재판관은 마땅히 자신의 퇴임일자가 판결시한으로 정해진 이 슬픈 현실에 대하여 자신의 처신에 어떤 잘못은 없었나 깊이 성찰하고, 그 의혹 해소를 위한 진지한 성의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라. 그런 점에서 말로만 근거없는 의혹이라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입니다.  우선 2017. 2. 20. , 2. 22. , 2.24. 로 단 일주일 만에 3회나 변론기일을 열고 더욱이 최종 변론 기일을 최종 증거조사 기일 이후 사실상 단 하루만에 여는 누가 보아도 비정상적 인 재판기일 지정부터 철회하고, 어떠한 재판시한도 정하지 않고 피청구인의 증거신청, 변론을 방해 또는 제한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1회 불출석만으로 기각결정 하거나 채택을 취소하는 위압적인 졸속재판을 하지 않을 것을 공개선언하여야 합니다. 만일에 그러한 성의있는 노력이 없으면  피청구인 측은 이정미재판관으로 부터 공정한 판결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중대한 결심을 아니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혀두는 바입니다.

마. 이러한 상태에서는 심리 및 결정에 재판관 정원인  9인 전원의 견해가 빠짐없이 반영되는  것이  아니게 되므로 헌법재판 청구인들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할 것입 니다.  따라서 이 사건 부작위는 청구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합니다. (2014.4.24. 2012헌마2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의 반대의견 참조)


11. 본 사건과 같은 중대한 헌법사건을 졸속처리하는 재판부에 대한 몇가지 고언(苦言) 

가. 헌법재판이 아닌 형사재판으로 두 달을 허비한 것은 전적으로 청구인의 책임입니다. 

헌재 재판관들은 2016. 12. 말부터 한 주에 두번씩 (화, 목) 변론기일을 열어 그야말로 주야로 이 사건의 심리에 전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2017. 2. 22. 오늘 현재까지 20 여회의 기일이 거의 모두 최순실 형사사건의 검찰신문조서와 법원의 증인신문조서 및 증인의 증언으로 채워졌습니 다. 결과적으로 이사건 탄핵심판사건은 헌법사건이 아니라 형사사건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것도 피청구인 박근혜 대통령의 형사사건이 아니라 최순실및 대통령의 비서등 측근들의 형사 사건입니다. 그러나 헌법상의 탄핵사유는 피청구인 본인의 직무상 헌법위배 또는 법률위배이지 피청구인이 아닌 타인의 직무상 헌법위배나 법률위배가 아닙니다. 결국 청구인은 지금까지 탄핵사유와 직접관련이 없는 타인의 범죄, 비리, 부정을 입증하는 것에 모든 시간을 낭비한 것 입니다. 그러나 이는 청구인의 책임이지 피청구인의 책임은 아닙니다. 

나. 피청구인의 반증, 반론은 지금부터입니다.

지금까지 탄핵사유의 입증책임이 있는 청구인이 그 주장과 입증을 다 마쳤으므로 지금부터는 피청구인측에서 청구인의 주장입증의 잘못과 오류, 헛점을 지적하고 더 나아가 청구인측 소추의결의 절차상 하자 및 실체상 법리 또는 사실관계의 모순을 주장 입증할 차례입니다.

다. 헌재가 아무런 법적근거도 없는 판결시한을 이유로 지금부터 시작되는 피청구인의 반론, 항변 및 반증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명백한 변론권 제한이며 불공정한 편파적 재판진행 입니다. 

더욱이 헌법재판소법 제38 조는 심판기간을 접수한 날로 부터 180일 이내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겨우 80여일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마치 법정판결시한이라도 닥친 것처럼 결심을 재촉하며 피청구인측의 정당한 변론과 증거조사를 모두 불허하고 배척하는 것은 중대한 변론권의 침해입니다.   


12. 결론

대통령 탄핵사건은  국회와  대통령 간의  권력충돌입니다.  즉  일종의  정변입니다.  이  정치적 변란을  법관들이  재판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냐고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많습니다.  법의 잣대로  정치권력의  싸움을  가린다는  것은  재판관들에게도  큰  부담입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  때는  심판의  중간시점인  2004. 4. 15.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었고,  그  총선거 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선거의  최대쟁점이  되었는데,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하는  열린 우리당이  압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정치적  관점에서는  탄핵기각이라는  결론이 이미 내려 졌습니다.  더욱이  사건내용도  대통령의  공개발언이  공직선거법위반이라고  하는  비교적 경미 한  내용이라  탄핵기각이  자연스럽게  내려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언론도  양측이  균형을  맞추 었습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중대성위법이라는  이론으로  타협적  판결을  내려 양측으로부터   환영받는  판결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탄핵사건은  내용이  복잡한데다   770여 억 원의  뇌물죄 성립여부가  핵심이라 사안 이  매우  심각합니다(탄핵이  인용되면  박대통령은  검찰에  구속되어  교도소로  가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게다가  촛불 시위와  태극기 시위가  극한 대립을  하고 있어 재판관들 로서는  어떤  결론을  내도  극심한  반발에  시달릴  것이  명약관화합니다.  자칫하면  헌법재판소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딜레마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택할  최선의  길은  졸속 한  탄핵소추의결절차를  조사,  판단하여  탄핵소추의결 자체를  절차위반으로 기각  또는  각하 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법리상으로도  적법절차에  대한  심리, 조사를 거부하는  것보다는 이를 심사하는 것이  헌법이나  사법의  법리에  부합합니다. 

이 나라 법치주의의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의 심판을 놓고 극한적으로 대립, 분열 된 이 나라 국민을 구하고 헌법재판소의  존속과  국민의 신뢰를 받으시려면 탄핵내용의  진,위를 조사하는 형사재판에 들어가기 이전에 누가 보아도 명백한 국회의 졸속 처리를 이유로 탄핵결정을 거부하여 책임을 국회에게 넘기는 것이 “ 뿌린 자가 거둔다”, “결자해지” 의  국민 상식에도 부합 하고  정의에도 맞는 올바른 결정임을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법치주의를 위해 간곡히 부탁드리면서 이  준비서면을 마칩니다. 

2017. 2. 22.

피청구인 대리인
                                                                                                                    
변호사 정기승
변호사 김평우
변호사 조원룡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