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9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촛불 대선’을 달성했다. 문 당선인은 이날 오후11시쯤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에서 나와 오후 11시49분쯤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 연설했다.
 
문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정의로운 나라, 통합의 나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해주신 위대한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라고 외쳤다. 이어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께도 감사와 위로를 전한다”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그분들과도 함께 손잡고 미래를 위해 같이 전진하겠다. 내일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문 당선인은 “내일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과 염원, 결코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9일 밤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시민들과 함께하는 개표방송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당선인은 두 번째 도전 끝에 1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 18대 대선 때 석패를 안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에 따른 보궐대선을 기회로 만들었다.

박 전 대통령 파면으로 궤멸 직전까지 갔던 보수세력은 끝내 결집하지 못했고, 문 후보가 장담했던 대로 ‘촛불 대선’으로 정권교체를 이뤘다.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의 안철수 후보가 선전하면서 호남과 중도 표를 나눌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지만 오히려 보수가 갈라진 결과이다. 

문재인 정부를 확실시하면서 지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분노해 한달 넘게 광화문 광장에 모였던 거대한 촛불민심이 표심으로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그러나 지지율이 과반을 넘지 못하면서 여소야대 정국에서 불안한 집권이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문 당선인의 행보는 그리 순탄치 않았다. 당 대표가 됐지만 지난해 총선 직전 탈당과 분당 사태도 겪었다. 그의 정계은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오면서 정면 승부수도 던져야 했다.  

4,13총선에서 당이 승리하면서 당권을 회복한 그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를 맞았다. 초반 탄핵안 발의 전 잠시 좌고우면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거대한 촛불민심에 올라탔다. 그가 공약 1호로 적폐청산을 내세운 것도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표심을 끝까지 놓지 않기 위해서로 보인다.  

당내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문 당선자는 당내 주류와 비주류를 아우르는 매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렸다. ‘1일 1공약’을 발표하면서 신뢰를 다졌고, 정책공약 홍보 사이트 ‘문재인 1번지’로 화제를 뿌렸다. 대선 전 마지막 유세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광화문에서 마무리했다. 마침 5월8일을 맞아 ‘어버이날 법정 공휴일’ 공약도 발표했다. 

한편, 최순실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서 2위에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가 올라서면서 보수당의 명맥을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끝내 보수 대 결집에는 실패한 것이 분명하다. 문 당선인은 서울과 인천, 경기, 광주와 호남에서 1위를 한 것은 물론 부산과 울산에서도 홍준표 후보를 앞섰다.

이번 대선에서 한국당이 선전하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10% 지지율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구 여권으로 분류되는 양 당의 합종연횡도 예상된다. 여기에 한때 문 당선자와 양자 대결구도까지 갔던 국민의당의 안철수 후보가 3위로 주저앉으면서 혼란은 가증될 전망이다. 촛불정국 속에서도 차기 정부의 과제로 ‘통합’을 내세운 문 당선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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