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철강재 일부 제품 KS 미인증…원산지 표시 없는 경우도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최근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건축물 안전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가 수입산 철강의 품질 문제를 들며 국산 고품질 철강재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규격(KS) 인증을 받지 못했거나 국산으로 둔갑된 수입산 저품질 철강재가 중소 건설현장·금속가구 업체를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산 철강재 중에는 내진강재가 없다.

현행 건설기술진흥법과 하부규정은 일정규모 이상의 공사에 사용되는 철근·H형강·후판 등 주요 건설자재 및 부재에 대해 '한국산업규격(KS 제품)'이나 시험 실시 결과가 'KS 동등 수준' 혹은 '해당 공사 시방서에 적합한 성능을 가진 제품'을 사용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재 표시 의무 조항이 포함되지 않아 일부 건설현장에서 바레인산 H형강이나 아예 원산지 표기가 없는 제품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일본 고베제강이 10년 넘게 품질 데이터를 조작해온 것이 드러나면서 일본산 철강재에 대한 신뢰도도 급감, 해당 제품을 사용한 업체들은 대응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 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내진강재 브랜드 'H코어'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왼쪽에서 네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와 관련 국회철강포럼 대표인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건설자재·부재 원산지 표시'를 골자로 하는 건축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계류 중이다.

내진성능이 강화된 초고장력 철근의 경우도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진행중인 KS의 개정이 지연, 건설현장 적용이 미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일본지진 이후 안전 문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안이 됐다"면서 "안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고 관련 법제화가 신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산 고품질 철강재는 비용이 더 든다"면서도 "지진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방지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내진강재는 통산 진도 6.0의 지진을 견딜 수 있다"며 "국내 철강업계들이 이번 포항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내진설계와 고품질 철강재를 활용한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을 비롯한 업체들은 내진용 철강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공급하고 있는 고성능 H형강 제품인 건축구조용 압연 H형강인 SHN재는 에너지 흡수력·변형능력·용접성·내충격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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