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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기획'동행'-블랙컨슈머⑬]기업들 "맞불 대응으로 직원 보호"
블랙컨슈머 대응 "악성 소비자님 전화 끊겠습니다"
기업들 "우리 직원 보호가 우선" 대응 메뉴얼' 배포
승인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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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11-21 1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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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서비스산업이 도입되면서 '고객은 왕'이라는 말이 있었다. 소비자와 만나는 모든 산업군에는 '소비자 만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이러한 정책은 한국 서비스산업의 질적 성장을 가져왔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블랙컨슈머'라는 말이 나오고 소비자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기업과 직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소비자 만족' 정책의 부작용이다. '갑과 을의 전도', '을의 갑질화'가 보다 노골화되고 지능화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블랙컨슈머'의 현실을 심층적으로 따져보고, 기업이나 직원들의 피해사례 등을 소개한다. 아울러 '블랙컨슈머'가 아닌 '화이트컨슈머'가 되기 위한 바람직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늘어나는 블랙컨슈머에 '맞불' 놓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인신공격은 물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난동'을 피우는 이들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상담원에게는 '전화 끊을 권리'를 보장하고, 가족들의 목소리로 통화연결음을 바꾸는 등 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매뉴얼이 체계화 돼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3월 '이케어 2.0'을 도입했다. 이는 악성 컴플레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블랙컨슈머에게 피해를 입은 직원에게 사내 법무실을 통한 법률 서비스를 지원한다. 폭언과 욕설을 일삼는 고객의 상담을 거부할 수 있다.

또 '대 고객 선언문'을 매장 내 고객만족센터와 계산대 앞에 부착했다. 직원에 대한 고객들의 응원을 당부하는 내용이다. 이마트에 들어선 고객들은 '고객님의 따뜻한 미소와 배려의 한마디가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라는 문구를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직무 스트레스, 우울증 진단 체크리스트 매뉴얼을 업데이트해 직원들의 '마음 관리'를 위해 힘쓰고 있다. 직원들에게 블랙컨슈머 상황별 응대요령, 관련 법규에 관한 사이버 교육을 제공한다.

   
▲ 블랙컨슈머에 '맞불' 놓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DB


일찍이 보험업계도 '블랙컨슈머 매뉴얼'을 도입해 직원들의 권익 보호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2015년 4월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에 블랙컨슈머 대응을 위한 연구용역을 의뢰, 행동 요령을 매뉴얼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손해보험협회는 블랙컨슈머의 사례를 유형별로 정리하고 유형별 응대 방안을 매뉴얼로 만들어 배포했다. 소비자의 요구가 있을 때 단계별로 대처하는 요령이나 언어폭력 등의 상황이 발생할 때의 대처법등이 포함돼 있다.

기업들 "우리 직원 보호가 우선"

지난 2015년 이솔화장품은 "고객상담센터에 무리한 사은품을 요구하며 욕설과 비방을 한 고객을 상대로 법적인 조처를 하겠다"는 경고문을 게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이솔 화장품은 3만원 이상 구매 시 마스크 시트 1매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문제가 된 고객은 3만원 어치 제품 구입을 하지 않은채 전화를 걸어 사은품을 요구했다. 그리고 이를 거절한 직원에게 욕설을 하고, 인터넷 게시판을 돌아다니며 제품에 대한 악성 댓글을 달았다. 

이에 황성진 이솔 대표는 법적 대응을 선포했다. "우리 직원들의 정신적인 건강이 확보돼야만 소비자분들에게 좋은 상담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유사 사례가 발생할 경우 공지 없이 신고하겠다"고 선언했다.

비슷한 시기, 도시락 업체 스노우폭스코리아도 "우리 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면 직원을 내보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스노우폭스코리아 한국 지사장은 "직원들 연령대가 어리다 보니 처음 사회생활을 하는 분이 많다. 소위 말하는 '갑질'을 예방하고, 그렇지 않은(갑질을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우리 직원들을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덧붙였다. 

"악성 소비자님, 전화 끊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카드도 지난 2013년부터 '블랙컨슈머 관리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상습적으로 성희롱, 폭언을 일삼는 고객에 대해 상담원이 먼저 전화를 끊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피해를 입은 직원이 같은 고객에게 피해를 입지 않도록 '블랙리스트'를 작성, 전담 직원을 배치해 관리하고 있다.

당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콜센터 직원들에게 성희롱이나 험한 욕을 하면 두 번 경고한 뒤 전화를 끊도록 했다"며 "민원 지수가 올라가도 어쩔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선진국에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들"이라며 "직원들과 선의의 고객들을 지키는 게 진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 상담사 아버지가 통화연결서비스 녹음을 하고 있다./사진=유튜브 GS칼텍스 '마음이음 연결음' 캡쳐


GS칼텍스는 '세상을 바꾸는 에너지, 마음이음 연결음' 프로젝트 영상을 유튜브에 게재외 조회수 200만 건을 넘는 등 화제를 일으켰다.

이 회사는 지난 7월부터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상담을 위한 통화연결음으로 "착하고 성실한 우리 딸이 상담 드릴 예정입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우리 엄마가 상담 드릴 예정입니다" 등 콜센터 상담원의 가족들이 직접 녹음한 음성을 들려준다. 

업계 관계자는 "이를 통해 지금 고객을 대하고 있는 상담원이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가족이란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GS칼텍스 뿐 아니라 위메프(2017년 7월 31일 도입), 고양시·경남 창원시 등 지자체 민원센터도 '전화 끊을 권리'를 도입했다. '악성 민원 대응 매뉴얼'에 따라 언어폭력 민원인에 대해서는 먼저 전화를 끊기로 한 것이다. 이에 전화 상담사들은 폭언·욕설·성희롱을 일삼는 블랙컨슈머의 전화를 먼저 끊을 수 있게 됐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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