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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우디 원전, 국제관계 속 계륵되나
사우디, 미국과 이해관계 맞아…수주 위해 저가 전략 필요
승인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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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12-03 16: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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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나광호 기자]유비와 한중을 놓고 싸움을 벌이던 조조는 저녁식사를 하던 중 암호를 묻는 부하에게 "계륵"이라고 말한다. 버리자니 아깝지만 먹자니 살이 부족한 닭갈비가 포기하기는 아쉽지만 애써 차지한들 지키기 어려운 한중과 같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 공군훈련기 교체사업(APT)을 수주한 보잉-사브 컨소시엄을 둘러싸고 '승자의 저주' 논란이 일고 있다. 록히드마틴-한국항공우주산업(KAI) 컨소시엄을 제치는데는 성공했지만 저가수주 전략을 편 탓에 부메랑을 맞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보잉이 무리수를 둔 까닭으로는 방위산업의 특성이 꼽힌다. 한 번 수주에 성공하면 지속적인 거래가 가능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사우디 원전도 이러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적으로도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협상력 저하가 우려되는 가운데 사우디와 이해관계가 통하는 미국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예멘 내전 및 이란 핵무장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장을 추진하고 있어 원전 건설을 계기로 이를 타진할 수 있으며, 핵프로그램을 빌미로 이란 경제제재를 복원시킨 미국도 우방국인 사우디의 핵무장에 반대할 명분이 부족하고 오히려 정치적 이득을 볼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은 사우디 측에 우라늄 농축 허용을 제안하는 등 관련 옵션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유가 반등을 위해 러시아와 감산을 연장하기로 한 것도 사우디가 미국과 원전 협상을 벌일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산유량 조절 협정 연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감산규모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저유가 선호를 표명한 것과 대치되는 것으로, 사우디 측이 원전을 반대급부로 제시할 경우 양측이 서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역시 지나친 저유가는 셰일업체를 비롯한 에너지업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원전을 받고 유가의 소폭 반등을 허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 6월4일 문재인 대통령이 본관 접견실에서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한국이 이같은 조건을 극복하고 수주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저가수주를 감당해야 할 것으로 평가되며, 스스로 상품의 리스크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정가'를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와 관련해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너지특위에서 "탈원전 정책 탓에 해외사업 수주 자체도 어렵지만, 수주한다고 해도 저가수주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는 해외원전 수주를 통해 국내 벨류체인 붕괴를 방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저가수주를 통해 성사된다면 향후 협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만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탈원전이 유보·폐기되고 있음에도 정책을 지속하는 한국 정부로서는 대안을 내놓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뛰어드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계 입문을 계기로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한미관계를 볼 때 성사 여부에 의문이 제기된다. KAI 관계자는 지난 10월 열린 방산 세미나에서 '한미동맹을 강조했음에도 고배를 마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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