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본계약 잠정 보류…노조 반대까지 겹쳐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롯데카드 매각에 대형 암초가 등장하며 최악의 경우 인수 무산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 사진=롯데카드


14일 IB업계에 따르면 15일로 예정돼 있던 롯데그룹과 한앤컴퍼니간 롯데카드 인수 본계약은 잠정 보류됐다.

이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의 한상원 대표가 검찰수사라는 돌발 변수를 만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초 롯데그룹은 지난 3일 한앤컴퍼니를 롯데카드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한 이후 서둘러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KT새노동조합이 지난 3월 황창규 KT회장과 김인회 KT사장,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업무상 배임, 조세범 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롯데카드 인수는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KT새노조는 2016년 10월 KT와 KT종속회사 나스미디어에 매각한 온라인 광고대행사 엔서치마케팅 때문이다. KT새노조는 한앤컴퍼니가 당시 자본금 2억6000만원에 불과한 엔서치마케팅을 영업권 등 회계 장부상 무형자산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공정가액보다 3배나 많은 600억원에 KT에 팔았다고 주장했다.

공정가치 176억원 수준이었던 엔서치마케팅을 600억원에 고가 매입 하도록 해 황 회장은 KT에 손해를 끼쳤고, 한앤컴퍼니는 초과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게 고발 이유다.

이에 한앤컴퍼니는 매각 절차가 합법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지만 검찰 수사 결과와 법원의 결정에 따라 한앤컴퍼니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거나 인수 자체가 불발될 수 있다.

여기에 롯데카드 내부반발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롯데카드 매각은 심한 고초를 겪을 모양새다.

롯데카드 노조에 따르면 최근 조합원 52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응답인원의 87%가 한앤컴퍼니 인수에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롯데카드 노조는 한앤컴퍼니 인수에 반대하는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에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입장에선 검찰 수사까지 착수돼 부담이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롯데카드 내부 균열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매각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지주는 이번 주중 한앤컴퍼니와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지주, MBK파트너스 등과 협상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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