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전격 재편 가능성…우리·롯데카드 시너지 어디까지?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롯데카드의 새 주인이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전격 교체됐다.

이에 카드업계의 판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카드가 롯데카드를 품에 안게 된다면 자산규모로는 업계 3위, 시장점유율은 업계 2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진=롯데카드


21일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한앤컴퍼니에서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MBK와 우리은행은 각각 롯데카드 지분을 60%와 20%로 나눠서 인수하고, 롯데그룹은 잔여 지분 20%를 보유한다. 

당초 롯데는 롯데카드 지분 93.78%를 매각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를 선정해 서둘러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KT새노동조합이 지난 3월 황창규 KT회장과 김인회 KT사장,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업무상 배임, 조세범 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롯데카드 인수는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KT새노조는 2016년 10월 KT와 KT종속회사 나스미디어에 매각한 온라인 광고대행사 엔서치마케팅 때문이다. KT새노조는 한앤컴퍼니가 당시 자본금 2억6000만원에 불과한 엔서치마케팅을 영업권 등 회계 장부상 무형자산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공정가액보다 3배나 많은 600억원에 KT에 팔았다고 주장했다.

공정가치 176억원 수준이었던 엔서치마케팅을 600억원에 고가 매입 하도록 해 황 회장은 KT에 손해를 끼쳤고, 한앤컴퍼니는 초과 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게 고발 이유다.

여기에 롯데카드 임직원 87%도 한앤컴퍼니의 인수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급반전됐다.

이에 롯데카드는 한앤컴퍼니 대표의 검찰 수사가 금융당국에 부담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임직원의 거센 반대까지 부딪히며 우선협상대상자를 전격 교체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 컨소시엄의 참여로 카드업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금융이 롯데카드를 품게 된다면 업계 2위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른 지난해 카드사 자산규모 순위는 △신한카드(29조3500억) △삼성카드(23조47억) △KB국민카드(20조5074억) △현대카드(15조9439억) △롯데카드(12조6527억) △우리카드(9조9831억) △하나카드(7조9847억) △비씨카드(3조6526억) 순이다.  

우리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롯데·우리카드 자산규모가 22조6358억원으로 우리카드는 단숨에 업계 3위로 도약하게 된다.

시장점유율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시장점유율은 8.5%로 7개 카드사 중 6위에 그친다. 그러나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의 단순 합계가 19.7%로 업계 2위권으로 치고 올라간다.

다만 우리카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큰 몸집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지주가 입찰 가격 뿐만 아니라 고용보장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기존 카드사가 새로운 카드사를 인수하는 경우 인위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이 부각된다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카드사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롯데카드의 경우 2018년 전체 직원수가 1708명에 달해 하나카드의 직원수(758명)와 우리카드의 직원수(636명)보다 2배 이상 큰 몸집을 자랑하고 있다.

한편, 롯데 관계자는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10월 중순까지 거래종결이 가능한 곳으로 우선협상자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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