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오픈뱅킹 도입 이전 보완 대책 시급…"서두르지 않게 도입할 것"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 계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본격 출범하며 은행과 핀테크사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각 사들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며 자사 앱으로 고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 1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행사' 모습/사진=미디어펜


18일 오픈뱅킹 서비스 공식 출범으로 간편송금 분야 22개사, 해외송금 13개사, 중개서비스 6개사, 자산관리 5개사 등 총 47개 이용기관에서 서비스가 제공된다. 

오픈뱅킹 시범서비스 기간인 지난 10월 3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약 50일간 오픈뱅킹 가입자는 315만명을 기록했다. 가입 계좌는 773만 계좌를 등록했으며 오픈뱅킹 서비스 총 이용 건수는 8392만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잔액조회 이용도가 82%로 가장 높았으며, 거래내역 조회 9%, 계좌실명조회 6%, 출금이제 2% 순이었다. 

이날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오픈뱅킹 참여 업체들에게 "오픈 파이낸스의 시대에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단순한 고객 늘리기보다는 금융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 각 사들은 타사와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고객 모집에 열중이다.

우선 신한은행의 앱인 쏠(SOL)은 오픈뱅킹 시행을 맞아 ‘바로이체’ 기능을 도입했다. 스마트폰의 바탕화면에서 쏠(SOL)에 로그인 하지 않고도 이체 할 수 있다. 

휴대폰 화면의 앱 이미지를 길게 누르면 별도의 메뉴가 표시되며, 이때 이체 버튼을 눌러 바로 이체 거래를 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잔액모으기 예약 기능이 가능하다. 잔액모으기는 최대 5개은행 입출금계좌에서 자금을 한 번에 끌어올 수 있는 기능으로 타사에서도 가능하지만 즉시이체만 가능한 타사와 달리 KB국민은행은 유일하게 예약기능을 추가했다. 

우리은행은 인증서비스 간편화에 힘을 기울였다. 타사 앱의 경우 오픈뱅킹 구동시 앱 시작과 이체 과정에서 두번 이상의 인증 과정을 거쳐야한다. 반면 우리은행의 앱은 단 한 번의 인증만으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통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조회 뿐만 아니라 대환까지 한번에 가능하다. 

오픈뱅킹을 통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핀테크 업체다. 핀테크 업체인 핀크와 토스는 오픈뱅킹을 통해 모든 은행과 서비스가 연동돼 소비자의 편익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토스 관계자는 “오픈뱅킹을 통해 기존 시중은행사와 핀테크 기업들이 토스와 같은 서비스를 하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 제2,3의 토스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시중은행의 앱은 자사 금융상품 위주로 살펴볼 수 있게 구성됐지만 핀테크업체의 오픈뱅킹앱은 이와 달리 모든 금융사의 상품을 볼 수 있게 구성했다”며 “시중은행의 오픈뱅킹앱이 하나의 옷가게라면 핀테크업체의 오픈뱅킹앱은 편집샵과 같다”고 설명했다. 

   
▲ 1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행사' 모습/사진=미디어펜


아울러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오픈뱅킹의 참여기관을 저축은행, 상호금융, 우체국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오픈뱅킹을 통한 하나의 서비스로의 통합과정에서 제2금융권인 소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제2금융권의 오픈뱅킹 참여는 보완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금융위는 오픈뱅킹 서비스 본격 도입일인 18일부터 제2금융권의 보완정책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저축은행사들은 오픈뱅킹 시스템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저축은행중앙회는 오픈뱅킹 서비스 출시 이전인 지난 9월 약 30억원을 들여 오픈뱅킹 서비스와 유사한 저축은행 66곳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앱 ‘SB톡톡플러스’를 리뉴얼 한 바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오픈뱅킹의 참여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라며 서비스 참여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은 위원장은 "오픈뱅킹이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방향성은 맞다"며 다만 "시스템이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된 이후 서두르지 않게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또 제2금융권 오픈뱅킹 도입 시기에 대해선 "너무 서두르지도, 늦추지도 않을 것"이라며 "안전을 확인해가며 지속적으로 길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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