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 고하 막론하고 국민에게 위임받은 공권력 행사할뿐…하나에만 쏠려 우상화하는 풍토
   
▲ 정치사회부 김규태 기자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놓고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정진웅 부장검사와 한동훈 검사장 간에 몸싸움이 벌어진 다음 날인 7월 30일. 네이버 카페에는 '위드후니'(주소명 hoonyworld·후니월드)라는 팬클럽이 개설됐다.

'앨리'라는 닉네임을 가진 네티즌이 운영하는 이 카페에는 일주일만인 6일 오전을 기준으로 2000명이 넘는 카페회원들이 모였다.

'힘내라 국민검사 한동훈'이라는 타이틀 이미지를 카페 대문에 올리고 지난 일주일간 올라온 글만 1100건을 넘는다. 위드후니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도 운영하고 있다. 여기 가입자까지 합하면 3000여 명의 네티즌 팔로어가 한 검사장에 대한 팬심을 자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는 과거 송광수나 안대희 등 권력형 비리 수사를 뚝심있게 밀어붙인 검사들의 팬클럽이 있었던 이후 현직 검사의 팬클럽 출현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와 여권이 김경수·손혜원·조국·윤미향 사건을 비롯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및 각종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칼을 겨누는 검사들을 압박하자, 이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팬심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한 현직 검사에 대해 팬클럽이 생긴 이유는 한 검사장이 최근 보인 여러 코멘트나 입장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에 기인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가 앞선다.

좌든 우든 진영에 따른 정치의 종교화가 지나치면 한 사람의 직업 공무원을 우상으로 삼게 되고, 공무원의 본질을 그르치기 때문이다.

   
▲ 사진은 한동훈 검사장을 응원하는 지지자들이 7월 30일 위드후니(카페주소-hoonyworld)라는 이름으로 개설한 네이버카페의 메인페이지 모습이다. 6일 오전 9시 30분을 기준으로 카페가입자는 2054명이다./사진=네이버카페 캡처

공무원은 말그대로 국민의 종복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국민에게 위임 받은 공권력을 행사하는 공무원 신분이라는 본질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다만 예외는 있다. 선출직 공무원의 정점인 대통령 및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들이다.

이들에게는 정치적 중립, 편향적이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이 잘 적용되지 않는다. 애초에 누군가의 지지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국민의 종복인 공무원이라기 보다는 근본적으로 50~60% 일부 유권자의 표를 구하는 포퓰리스트에 가깝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이재명 경기지사처럼 팬들을 몰고 다니는 '슈퍼스타' 정치인들의 경우, '대깨문'이라고까지 희화화될 정도로 악명 높은 팬들의 부작용이 적지 않다.

최근 야권 일각에서 지지하고 응원하는 한 검사장과 윤 총장의 경우,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을 비롯해 다른 이력들을 살펴보면 현 지지자들을 아연실색하게 하는 사건을 다뤄왔다.

개인적인 이력을 알면 알수록 함부로 말하기 힘든게 법조인의 세계, 검사의 세상이다. 하나에만 쏠려 공직, 공인을 우상화하는 현 풍토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