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전주지검, 최종구·김유상 전현직 대표 기소·압색
창업주 이상직 의원 조사도 마쳐 이른 시일 내 기소 전망
근로자연대 "정부, 고용유지지원금·항공산업기금·기안기금 지원 배제"
이스타항공, 회생채권 1700억원 수준…변제율 30%에 입찰 전망.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검찰이 이스타항공 전·현직 대표이사들에 대한 기소와 압수수색을 진행한 가운데 창업주에 대한 수사도 마쳤다. 그런 가운데 이스타항공에 대한 정부 지원은 전면 배제된 상태이고 법원이 회생 절차를 개시했지만 입찰자들이 나타날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 서울 강서구 방화동 소재 이스타항공 본사 명패./사진=미디어펜


10일 항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형사2부는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임금 중 4대 보험료 등 원천징수된 금액을 횡령해 회사 운영자금으로 전용한 혐의다.

검찰은 최 전 대표가 이스타항공 근로자들의 임금 체불에도 책임이 있다고 보고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도 추가했다.

지난 2일에는 전주지방검찰청이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국제공항 내 김유상 현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기록·관련 서류 등을 확인했다. 수사 피의자는 아니나 참고인 신분이라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전주지검은 이스타항공 재무부장이자 창업주이자 무소속 이상직 의원 조카 이모 씨에 대해서도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를 결정한 바 있다.

전주지검은 지난달 이상직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 의원을 상대로 배임·횡령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가 종결된 만큼 이스타항공 수사 역시 끝물에 도달했다는 평가도 나오며 이른 시일 내 이 의원에 대한 공소 제기도 이뤄질 전망이다.

   
▲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사진=연합뉴스

창업주와 전·현직 대표이사들, 재무부장이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는 중에 회사 경영 상태는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50억원에 달했던 이스타항공 직원 체불임금은 퇴직금을 포함, 공익채권이 700억원으로 불어났고 전체 약 2400억원대의 빚을 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중에는 △항공기 리스비 △유류비 △공항 시설 이용료 △조업비 △정비비 △제주항공발 경영지원 대여금 100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보다 못한 이스타항공 직원연대는 올해 1월 말 서울회생법원에 '이스타항공 기업회생 결정 인가를 위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회사 존속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스타항공 근로자들이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스타항공은 엄연히 기재도 있는 항공사임에도 정부 차원의 지원은 전혀 받고 있지 못해 고사 상태다.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고용유지지원금·항공산업안정기금·기간산업안정기금 등 각종 지원책에서 전면 배제됐다. 대한항공·제주항공·에어부산 등 타 항공사들이 지원을 받고 있는 것과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부분이다.

   
▲ 이스타항공 여객기./사진=이스타항공

이와 관련,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는 "항공 주무부처 국토교통부가 항공사별 맞춤형 지원을 시행해야 한다"며 "이스타항공에도 적극적인 지원책을 발표해 건실한 기업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인수 기업들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을 희망하는 건설사와 금융사들이 요구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흥건설과 같은 호남권 건설사들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뛰어들 것이라는 설도 나왔으나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경영 부실로 이 시국까지 몰고 온 사측이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이에 회의적이다. 이스타항공 채권자 목록에 이상직 의원 등 경영진에 가까운 이스타홀딩스·굿윌파트너스·이스타포트·한림회계법인 등이 올라있어서다.

기업이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되면 회생채권은 변제해주는 게 일반적이다. 통상 변제율이 30% 내외인 점에 근거해 법원이 1700억원대의 빚을 진 이스타항공에 대해 회생 결정을 내린다면 실제 이스타항공 입찰가는 510억원 가량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체불 임금 700억원까지 포함하게 되면 이스타항공 인수가는 1210억원 수준일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당초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했던 것은 인수 금액 545억원보다 더 많이 들어갈 체불 임금과 378억원에 달하는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문제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최근 이스타항공은 인수 의향을 내비치는 예비 인수자가 6~7곳이라고 밝혔다. 5월 20일까지 인수 협상을 마무리하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 국토부 운항증명(AOC)을 재발급 받겠다는 게 사측의 계획이다. 6월 중 국내선부터 재개하겠다는 방침인만큼 당분간 인수 희망기업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까지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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