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당 후 지지율 상승한 윤석열, 여권의 집중포화 노출
공세 분산 위해 후발주자들 부각 필요, 경선 흥행 고민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의 차기 대권 경쟁에 본격 불이 붙었다. 야권 내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당내 접촉면을 급속히 넓혀나가면서 후발주자들도 한층 더 분주해졌다. 

당내에서는 지나친 ‘윤석열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당 지도부의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32.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보다 5.4%p 상승한 수치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10.9%p 상승한 68.1%를, 보수성향층에서는 4.2%p 상승한 46.5%로 나타났다. 입당으로 인한 컨벤션 효과가 나타는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 2위를 차지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지난주보다 2.3%p 하락한 5.8%였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도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다.(자세한 조사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서울 은평구를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국민캠프' 제공

기세를 탄 윤 전 총장은 당내 현역 의원과 서울 강북권 원외 당협위원장, 사무처와 보좌진협의회 인사 등 당내 접촉면을 넓혀 가고 있다. 동시에 중도·탈문(脫문재인) 진보 세력까지 아우르는 '외연 확장'의 끈 역시 놓지 않으려는 태세다. 

윤 전 총장 측 '국민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힘 대선주자가 되는 길에 안주하지 않고, 당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후보의 외연 확장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도층·호남권 지지층의 표심 공략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후발주자들의 행보도 본격화되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2일 윤 전 총장보다 먼저 캠프 사무실을 공개하는 '프레스룸 오픈데이' 행사로 언론과의 스킨십을 늘렸다. 4일 대선 출마 선언을 계기로 보폭을 더욱 넓혀 간다는 계획이다.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은 전국 순회를 시작한다. 유 전 의원은 8~10일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찾고 홍 의원은 이번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로 내려가 민심을 청취하고 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내 주자들을 부각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윤 전 총장의 독주가 계속 될 경우 경선 흥행은 물론이고 여권의 집중포화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여권은 국민의힘 대권주자 중 윤 전 총장에게만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외곽에 있을 때는 최 전 원장으로 여권의 공세가 분산될 수 있었지만, 이제 입당한 만큼 본선행이 유력한 주자에게 화력이 집중될 것”이라면서 “여권의 화력 분산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후보의 선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이준석 대표는 2대2 팀 토론 배틀을 흥행카드로 고려 중이다. 대선 경선준비위원회는 결선 투표제 도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결선투표제가 경선 룰로 도입되면 흥행이 극대화될 뿐 아니라 극적 반전도 가능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선 흥행을 위해서라도 당내 대권주자 전체를 띄울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이대로라면 지난 2012년처럼 결과가 뻔한 대선 경선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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