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진 속 여론조사 상승세...MZ세대 지지 확보
본선 경쟁력 확인, '윤석열 아니어도 된다'는 분위기 조성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독주체제를 무너뜨리는 여론조사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으로 최대 위기를 맞이한 상황에서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대체할 ‘플랜 B’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7일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3~4일 진행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대표와 대선에서 1대1로 맞붙는 것을 전제한 가상 양자대결에서 우세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전 대표는 46.4%의 지지율을 얻어 37.7%에 그친 이 지사를 눌렀다. 두 후보 사이의 격차는 8.7%p로 오차범위를 벗어났다. 이 전 대표를 상대로 한 가상 대결에서는 홍 전 대표는 43.3%, 이 전 대표 40.0%였다. 두 후보 사이의 격차는 3.3%p로 오차범위내였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어떤 양자대결을 하든 야당의 후보가 우세한 것은 국민들의 '정권교체' 의지가 '정권연장' 의지보다 강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6일 강원 춘천시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열린 당원 인사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1.9.6./사진=연합뉴스

6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방송 의뢰로 전국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물은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지사 28%, 윤석열 전 총장 26.4%를 기록했다. 이어 홍 의원이 13.6%, 이 전 대표가 11.7%를 나타냈다. 지난주 대비 이 지사가 1.1%p, 윤 전 총장이 1%p, 이 전 대표가 1.9%p 하락한 가운데 홍 의원은 4.2%p 상승했다.

홍 의원은 이른바 ‘MZ세대’로 통칭되는 젊은 세대의 지지율을 흡수하고 있다. 그는 KSOI 조사에서 만 18~29세에서 26.3%로 여야 후보 통틀어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어냈다. 이 지사는 18.7%, 윤 전 총장은 15.1%로 나타났다. 급기야 학생층에서 홍 의원의 지지율은 37.2%로, 이 지사(10.2%)와 윤 전 총장(22.0%)을 합친 것보다 높았다.

추석 전후로 윤 전 총장과 ‘골든 크로스’가 될 것이라면서 ‘무야홍(무조건 야권은 홍준표)’를 외쳤던 홍 의원의 주장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홍 의원은 “보수·진보·중도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 특정 지역이 아닌 대한민국 전 지역에서 고른 지지를 받는 국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며 “젊은 세대에게는 꿈과 희망을 주고 장년 세대에게는 평화와 안락을 주는 푸근한 아버지 같은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의 상승세를 두고 다양한 분석을 내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힘이 실리는 것은 결국 ‘독주체제’를 형성했던 윤 전 총장의 부진이다. 윤 전 총장이 입당 이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오히려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지율이 홍 의원 쪽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6일 강원 춘천시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열린 당원 인사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1.9.6./사진=연합뉴스

홍 의원 대선 캠프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경태 의원은 “여야 후보들 가운데서 20~30대로부터 폭발적인 지지, 인기를 얻고 있는 후보가 유일한 후보”라면서 “저는 이 바람은, 이 돌풍은 막아내기가 어렵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도 홍 의원의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TBS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이) 의혹 결과 여부에 따라서 순위가 바뀐다고 본다. 심증상 초기에 이 현상을 보면 사실로 확인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그러면 홍 후보가 저쪽 당의 1위로 등극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홍 의원이 ‘본선 경쟁력’이 확인되면서 국민의힘 지지층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이제는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 ‘윤석열이 아니어도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측 선거캠프 관계자도 “홍 의원이 이 지사와 양자대결에서도 승리하는 것으로 나온 것은 상당히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긴장감을 드러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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