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의원실, 25일 이재명 측근의 황무성 사퇴 압력 정황 담긴 '녹취록' 공개
이재명 "전혀 사실 아닌 것 같다" 부인했지만, 국민의힘 "배임을 하려는 설계"
[미디어펜=조성완 기자]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현 이재명 캠프 총괄부실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압력으로 사퇴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해당 녹취록이 공개되자 이재명 후보는 25일 “전혀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부인했지만,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은 이재명’을 주장하며 공세에 나섰다.

이날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은 2015년 2월 6일 오후 3시10분께 황 전 사장 집무실을 찾아가 사직서를 요구했다.

해당 녹취록에서 유한기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에게 “(사직서를) 써주십시오. 왜 아무 것도 아닌 걸 못 써주십니까”라며 14차례에 걸쳐 사직서 제출을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과 ‘정 실장’을 수차례 언급했다.

정 전 실장은 성남시에서는 8년간 정책비서관을 맡았고 이후 경기도 정책실장을 거치며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 대표적인 이 후보의 ‘복심’으로 알려져 있다. 이 후보도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정 전 실장은 측근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월 2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청 제공

황 전 사장이 “정 실장과 유(동규) 전 본부장이 당신에게 떠미는 것이냐”고 묻자, 유한기 전 본부장은 “그러고 있어요. 그러니까 양쪽 다”라고 대답했다. 황 전 사장이 재차 “그래? 정 실장도 그러고 유동규도 그러고?”라고 묻자 유한기 전 본부장은 “예. 정도 그렇고 유도 그렇고 양쪽 다 했다니까요”라고 답했다.

사직서 요구가 계속되자 황 전 사장은 결국 “내주에 내가 해줄게”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한기 전 본부장은 “아닙니다. 오늘 해야 합니다.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납니다. 아주 꼴이 아닙니다”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황 전 사장은 결국 이날 3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날은 대장동 사업 민간 시행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설립된 날이었다. 또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를 배포하기 일주일 전이었다. 이후 유동규 전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대장동 사업 추진을 주도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지사 퇴임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무성 씨는 민간 전문가로 모시자고 해서, 유한기가 먼저 뽑히고 그 다음에 개발 사업을 위해 유한기 추천으로 공모해서 들어온 외부 인사"라며 사퇴 압력을 부인했다.

이 후보는 "그 양반이 그만 두면서 퇴임 인사를 하러 왔을 때 '왜 그만두나', '잘 안맞아서 그런가'하며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며 "만약 내보내는 것에 제가 관계가 있었다면 유동규를 뽑았겠지, 뭐하러 다른 사람을 뽑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일부러 지엽 말단을 조작하거나 지엽말단을 뒤흔들어 본질과 줄기를 숨기려 하는 시도들이 많다"며 "(국민들이) 지엽 말단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는 일부 세력들의 시도에 대해서 엄한 질책과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월25일 도지사 퇴임 전 마지막 출근을 하던 중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경기도청 제공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결국 화천대유에 천문학적인 특혜를 몰아주고 민간사업자의 추가이익 환수 조항마저 삭제하는 완벽한 범죄를 위해 이재명 최측근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 후보가 이러한 사실을 몰랐을까. 이 후보의 지시 또는 동의 없이 어떻게 저런 대담한 짓을 할 수 있겠나"라며 "더욱이 불법 사퇴를 종용한 행위는 ‘직권남용’으로 당장 강제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총장 선거캠프의 권성동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이 이재명 후보인 사실인 다시한번 확인됐다"면서 "2015년 당시 유한기 개발본부장이 황무성 사장에게 사직을 강요한 것은 이재명 시장의 걸림돌 제거"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황무성 사장을 박살내고, 사표를 받지 못한 유한기 개발본부장까지 박살낼 수 있는 사람은 이재명 시장 한명 밖에 없다"며 "이재명 후보는 답을 하라.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에게 직접 보고받은 내용이 무엇인가, 왜 공사 사장을 미리 쫓아내려고 했는지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캠프의 김재식 법률지원단장도 논평을 내고 "‘지휘부’가 누구를 의미하는지도 분명히 규명해야 한다"며 "임기가 보장된 사장에게 사임을 요구한 행위는 강요죄에 해당될 수 있고, 만약 이재명 시장이 관여된 것이라면 국정감사에서의 위증, 허위사실공표까지 문제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한기가 황무성을 압박한 것은 결국 정진상과 유동규, ‘지휘부’로 지칭되는 일군의 사람들이 한 몸으로 움직여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결재권을 탈취하고 민간사업자에게 몰아주기 사업구조를 관철하려는, 즉 배임을 하려는 설계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월25일 도지사 퇴임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브리핑룸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경기도청 제공

다음은 김은혜 의원실에서 공개한 황 전 사장과 유한기 전 본부장의 대화 녹취록.

유한기 : 사장님 허가도 그래서 사장님이나 저나 뭔 빽이 있습니까? 유동규가 앉혀논것 아닙니까? 그래서 그걸 못 믿습니까?  하시라도 일할 뿐이다. 해서 가져온 거 아니에요. 그건 이미 사장님 결재 나서 저한테
황무성 : 정실장 얘기 듣고 얘기했던거고, 정실장이 당신한테 얘기했어?
유한기 : 아 얘기 했지 않습니까?  그때 내가 그 뒤에도 언제 갈겁니다.
황무성 : 언제 언제 만났어, 정실장?
유한기 : 처음에 가기 전에 막 유동규 이야기 할 때 1월말 그 전에, 내가 사장님이 얘기할 때 정 실장 얘기 듣고 얘기했지. 정 얘기 듣고 한거 아닙니다. 그 뒤에 또 호주 가기 전에
황무성 : 정 실장이 두 마디 하는 얘기네
유한기 : 두마디 합니다. 여태 그걸 아직도 솔직히 사장이 너무 순진하세요.
황무성 : 그러니까 당신한테 하는 얘기하고 나한테 얘기하는 것 하고
유한기 : 다릅니다.

(중략) 

황무성 : 어쨌거나 하여튼 내가 유동규를 한번 만날게
유한기 : 아니 주세요
황무성 : 당신이 그렇게 할 경우는 아닌거 같아
유한기 : 왜 아니에요, 제가 사장님을 모시고 왔는데
황무성 : 아니 모신거야...
유한기 : 봐준건 제가...
황무성 : 일단 공식적인 절차에 의해서 했잖아
유한기 : 사장님 그렇게 공식적으로 저거를 해서 들어오신 건 아니지 않습니까? 사장님 빽이 있었습니까, 아니면 뭐가 있었습니까? 다른데도 다 그렇게 들어왔고 근데 공적이 있고 그런 사람도 들어온 사람들도 1년 반, 1년이면 다 갔습니다. 사장님은 외람되게 말씀이지만 너무 순진하세요. 너무 모르십니다. 이걸 너무 모르세요. 그래서 제가 안타까웠어요. 그저께도 아니냐, 돈 받고 아니 그건 저건 끝내고 사장님은 안 된다고.
황무성 : 아니 뭐 그게 지꺼야 원래? 뭐 그걸 주고 말고 할 거야
유한기 : 아 참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거 아닙니까 대신. 저기 뭐 시장님 얘깁니다. 왜 그렇게 모르십니까?

(중략)

황무성 : 유동규를 만나서 얘기는 해봐야지, 확인은 해야되고
유한기 : 저한테 주고 만나서 얘기하십시오.
황무성 : 왜 그럴 이유가 없잖아.
유한기 : 왜 이유가 없어요. 이미 두 사람이랑 나한테 다 얘기를 했는데 
황무성 : 그럴 이유가 없어

(중략)

유한기 : 어제도 그제도 쭉 얘기를. 
황무성 : 어제도 그제도 얘기했어? 누가? 
유한기 : 누가 그럽니까?
황무성 : 당신말이 왔다 갔다 하거든 정이라고 했다가 유라고 했다가
유한기 : 정도 그렇고 유도 그렇고 양쪽다 했다니까요. 왜 그렇게
황무성 : 알았어. 내가 정리 할 테니까 당신
유한기 : 아니 뭐 사장님 몇 번 정리하신다고 했잖아요.  더 이상 얘기하지 말라고 했었고
금요일날 한다고 지난주도 그러셨고. 금요일날 시의회 끝나고 한다고 시의회
황무성 : 아 금요일날 했잖아요.
유한기 : 엊그제가 시의회죠.
황무성 : 이미 뭐 나머지는 시의회까지 하는 그거지. 월요일도 있고 수요일도 있잖아.
유한기 : 아니요 그건 요식행위입니다. 요식행위
황무성 : 당신이 엄청난 역할을 맡았구나. 보니까, 그치? 정실장이나 유동규가 직접 말은 못하겠고
유한기 : 저한테 그역할 당신이 데려왔으면 당신이 내가 그렇게 하기로 했고

(중략)

황무성 : 알았어. 그래 알았어. 내주에 내가 해줄게
유한기 : 아닙니다. 오늘 아니면 오늘 해야 됩니다.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어느 누구 다 박살이 납니다. 아주 꼴이. 꼴이 아닙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