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영업익 1900억원 규모…주력 제품 원가경쟁력 향상·초고압 케이블용 고부가소재 국산화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납사크래커(NCC) 마진이 감소하는 등 석유화학업계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한화솔루션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성 향상을 모색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국내 최초로 에틸렌 뷰틸아크릴레이트 폴리머(EBA) 시험 생산을 완료했으며, 올 2분기부터 울산공장에서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EBA는 초고압 케이블용 반도전 소재로, 해상 풍력발전소와 육상 변전소를 연결하는 100kV 이상의 해저 케이블 또는 대형 발전소의 송·배전 등에 쓰이는 케이블에 사용된다.

   
▲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울산공장/사진=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은 연산 4만톤급 설비를 갖췄으며, 전력손실 방지용 절연체(XLPE)와 패키지로 중동·중국 등에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글로벌 EBA 시장은 7만톤 규모로, 국내에서 쓰이는 6000톤 상당의 EBA를 국산화하면 150억원에 달하는 수입대체 효과도 발생할 전망이다.

와이파이·5G 밀리미터웨이브 유기기판 안테나 모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삼성전기 통신모듈 사업 일부에 대한 인수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무선이어폰 및 가상현실(VR) 기기 △사물인터넷(IoT)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를 비롯한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 전자제품·자동차 전장 수요 확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4분기 19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사업들의 경쟁력이 향상됐으나, 부타디엔과 파라자일렌(PX) 및 스티렌모노머(SM) 등의 가격 약세로 여천NCC·한화임팩트를 비롯한 지분법 업체들의 손익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특히 케미칼부문의 경우 국내 가성소다 판다가 인상되는 등 전방 업황 호조의 수혜를 입고 있는 중으로, 가성소다 생산량 확대를 위해 3380억원을 들여 여수공장에 클로에르-알칼리(CA) 설비도 증설한다. 가성소다는 전기차 및 2차전지 시장 확대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나, 북미지역 노후시설 폐쇄 및 중국 환경규제 강화로 수급이 빠듯한 품목으로 불린다.

중국 내 석탄값 상승으로 석탄 기반 설비의 원가경쟁력이 하락하면서 가성소다·폴리염화비닐(PVC)·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등 주력제품의 수익성이 견조하게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내 PVC 업체들의 가동률 하락도 예상된다. 중국향 석탄 수출 1위였던 인도네시아가 이번달 석탄 수출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 태양광 모듈/사진=한화큐셀

태양광부문(한화큐셀)도 유럽·미국·한국 등 주요 시장 내 판매량과 판가가 개선되고, 웨이퍼·은·유리를 비롯한 원부재료값이 안정화된 덕분에 적자폭을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실적 저하의 주범으로 꼽혔던 폴리실리콘도 글로벌 설비 증설의 영향으로 가격이 안정화되는 등 추가적인 원가부담도 이뤄질 전망이다.

2020년부터 수주했던 15GW 규모의 태양광 프로젝트 매출도 본격적으로 성과를 낼 전망이다. 발전사업은 1~3년 후 매출이 인식되는 분야로, 14.5GW에 달하는 물량의 인식이 시작되면 올해부터 2~6GW 규모(2조~5조원)의 매출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재생에너지 인프라 사업도 언급되고 있다. 미국은 태양광 모듈 생산력을 7.5GW에서 30GW로 늘린다는 계획으로, 관련 법안(SEMA) 통과시 한화솔루션은 2030년까지 1조원 상당의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현재 수준의 시장점유율(약 23%)을 유지할 경우 조단위 보조금 수령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조지아주에 연산 1.7GW 규모의 모듈 공장을 보유했고, 미국 내 폴리실리콘 공장 2곳을 운영하는 노르웨이 REC실리콘 지분 16.67% 인수에 19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앞서 약 1억달러를 들여 RES프랑스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등 유럽지역 재생에너지 사업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동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시마론의 수소저장용기 증설분이 가동되는 등 케미칼·첨단소재·큐셀부문 스페셜티 비중 확대 효과도 발생할 것"이라며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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