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쏟아냈지만 윤석열과 차별화 없고 최근 지지율 횡보 일색
'여가부 폐지'로 2030대 남성 표심 빼앗겨…'빅 이슈' 절감, '586 중진' 용퇴 가능성 거론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35~36%대 박스권에 갇혀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답보 상태가 심상치 않다. 지속적으로 계층·직군별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차별화된 강점이 뚜렷이 보이지 않으면서 최근 지지율이 횡보 일색이다.

본보가 올해 1월 시행·등록된 전국단위 대통령선거 51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본보는 여론조사 대표성을 구분하기 위해 전화면접 방식 23건과 ARS(자동응답) 방식 28건으로 나눠 보았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월 2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코로나 사태로 피해를 본 전국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대체적으로 ARS에 비해 전화면접 방식에서 윤석열 후보가 덜 나오는만큼 부동층이 더 집계되는 편이다. 이에 따라 전화면접 방식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더 유리하게 나오고 있다.

우선 이달 시행된 전화면접 방식 여론조사 23건을 확인한 결과, 이 후보는 소폭 하락하면서 34~35%대에 고착하는 추이를 나타냈다. 지난 14일부터 조사한 여론조사 10건에서 1건(뉴스1 의뢰·엠브레인퍼블릭 조사·이재명 지지율 35.6%)을 제외하고 34%대가 6건, 31~33%대가 3건 나왔을 정도다.

전화면접 방식 여론조사 23건 중 최근 14건 연속 모두 다 윤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 ARS 방식에 비해 부동층이 부풀려지고 윤 후보 지지층이 축소된다는 점에서, 열세나 마찬가지인 것으로 분석된다.

   
▲ 위 그래프는 2022년 1월 시행·등록된 전국단위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중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23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부동층(지지후보 없거나 모른다고 답한)의 조사별 추이에 대해 나타낸 것이다. 각 조사를 조사기간(시간순)을 기준으로 나열했다.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프=미디어펜 제작

ARS 방식으로 조사한 28건을 살펴보면 양측 격차는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 4~6일간 여론조사(UPI뉴스 의뢰·리서치뷰 조사)에서 이 후보는 41.0% 지지율로 집계되며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하락세가 완연하다.

지난 15일 이후 모든 ARS 방식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35~36%대에 고착하고 있다. 전화면접 방식과 비교해도 1%포인트 밖에 차이 나지 않는 수치다.

반면 윤 후보는 최고 45.7%(OBS 의뢰·미디어리서치 조사·18~19일간)를 찍으면서 최근 14회 연속 40%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윤 후보는 지난 13일 이후의 'ARS 방식' 11차례 여론조사 중 2차례를 제외한 9건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이 후보를 앞서며 최대 11% 포인트 차를 2번 내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로선 6주 밖에 남지 않은 현 상황에서 추격세를 다시 불러일으킬 계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 위 그래프는 2022년 1월 시행·등록된 전국단위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중 'ARS' 방식으로 조사한 28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부동층(지지후보 없거나 모른다고 답한)의 조사별 추이에 대해 나타낸 것이다. 각 조사를 조사기간(시간순)을 기준으로 나열했다.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프=미디어펜 제작

앞서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내세워 2030대 젊은 남성들의 표심을 빼앗았을 뿐더러, 향후 야권 단일화가 현실화될 경우 이를 흔들 '빅 이슈'도 필요하다.

여당 내부에서는 이미 기득권화되어버린 자당 일각을 용퇴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승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민주당 정당혁신위가 제안한 '3선 이상 의원 동일 지역구 출마 금지', 소위 586 세대 등 중진 의원들의 용퇴가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이 '아직도 꼰대 운동권이 장악한 정당'이라는 딱지를 벗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최근 본보 취재에 "핵심 지지층은 어떤 상황이라도 더 굳건히 이 후보를 지지하고 결집하는 모양새이지만, 당 일각에선 이것만 갖고는 부족하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기득권처럼 여겨지고 더 이상 혁신세력을 표방하기 힘들어졌다는 내부 비판도 나온다"며 "나중에 어떻더라도 일단 지금 당장 다수의 중진들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야, 당이 전면 쇄신하고자 하는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는 의견도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 모든 것은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한 현실적인 노력의 일환"이라며 "이 후보나 선대위 캠프나 모두가 다 각계각층 표심을 잡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것만 알아달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제 20 대통령 선거일인 3월 9일까지 단 45일 남았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안철수 후보까지 가세해 접전을 연출하고 있다.

이 후보가 마지막까지 가서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도 및 부동층까지 아우르는 확장성이 최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