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대통령실 공개 반박 2차례 이끌어낼 정도…공식 사과했지만 '대통령 인정' 힘들듯
야당, 나경원 출마 환영하지만 '윤심이 핵심'…'나 지지율 하락' 속 대통령실 입장 '요지부동'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20일 오후 공식 사과하고 나섰지만, 22일 대통령실은 이틀째 '무반응'으로 일관하며 기존의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이 설 연휴를 마친 직후 출사표를 던질지, 대통령실이 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해임 결정과 관련해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초선모임 등 당내 친윤계로부터 십자포화를 받은 바 있다.

나 전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강경한 입장은 그대로다. 오히려 향후 대외적인 신호를 추가로 내지 않고 물밑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나 전 의원이 '왜곡·이간'까지 언급하자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까지 나서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나경원) 본인이 잘 알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을 정도다.

   
▲ 본인의 '저출산 정책 발언' 논란을 빚으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결국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한 나경원 전 의원이 해임 전인 1월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고에 들어간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에게 우호적 메시지를 거듭 냈지만 진심으로 읽히지 않았고,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대통령의 인정을 받기 어렵다는게 여권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순방 중에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윤 대통령은 나 전 의원 관련 보고를 받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 이슈에 대해 야당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올해 첫 해외순방에서 (취임 후) 사상 최대의 외교적 성과를 올리고 돌아온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치리라는 속내가 읽힌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지난 2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특정 후보를 못 나오게 하려고 비서실장이 집권당의 중진에게 '네 처신을 돌아봐라' 이런 막말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가"라며 "이런 경우 (나 전 의원이) 100% 출마해야 된다고 본다, 출마를 못 하면 저 분(나 전 의원)의 정치 미래가 없다"고 단언했다.

야당은 나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종용하는 분위기다. 이로 인한 여당 지지자들의 분열이 야당에게 보탬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이 아니라 야당이 출마를 환영하고 있는 나 전 의원. 비공개 행보를 거듭하면서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숙고하고 있지만 결코 여권에서 환영받기 힘든 상황이다.

오는 3월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2024 총선 승리를 위한 첫 단추다.

나 전 의원이 주변의 우려를 무릅쓰고 결국 출마 선언을 하고 나설지,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이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