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제품 넘어 ‘문화 플랫폼’으로…‘글로벌 격상 전략’
수정 2026-04-02 14:10:58
입력 2026-04-02 14:11:07
김견희 기자 | peki@mediapen.com
코리아나, 파리 기메 박물관에 유물 40점 지원
아모레 APMA, 선대회장 '미 발전' 철학 계승
LG생건, '왕실 서사' 기반 로열 마케팅 전략
아모레 APMA, 선대회장 '미 발전' 철학 계승
LG생건, '왕실 서사' 기반 로열 마케팅 전략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를 넘어 문화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화장품 제조·판매뿐만 아니라 한국의 미적 유산과 예술적 가치를 공유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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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제국 시기 황실에서 사용하던 화장 용기와 소품이 코리아나 화장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사진=김견희 기자 | ||
2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나화장품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 국립 기메 동양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미의 비밀: 조선에서 K-뷰티까지' 특별전에 코리아나박물관 소장 유물 40여 점을 지원했다.
이번 지원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한국 고유의 화장 용기와 도구들을 통해 K-뷰티의 뿌리를 알리기 위해 결정됐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는 샤넬, 로레알 등 하이엔드 화장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국가이자 전 세계 화장품 수출액 1위 국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창업주 유상옥 회장의 우리 문화 보존에 대한 의지에 따라 지난 2003년 화장박물관을 개관, 한국 화장 문화 계승에 앞장서고 있다. 유승희 코리아나박물관 관장은 "K-뷰티의 역사적 뿌리를 알리고자 지원하게 됐다"며 "한국 미학의 정통성을 보여주는 것은 글로벌 럭셔리 시장 안착을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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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모레퍼시픽 서울 용산 본사 아트리움에 설치된 작가 이불의 신작 설치 작품(오른쪽) 모습./사진=김견희 기자 | ||
아모레퍼시픽 역시 문화 사업과 계승을 통한 브랜드 헤리티지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미(美)의 계승과 발전'을 강조해 온 창업주 고(故) 서성환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에 뿌리를 둔다.
서 선대회장은 1945년 광복 직후 중국 시장의 역동적인 문물 교류를 목격하며 '아시아의 미를 세계에 전파하겠다'고 다짐했다. 단순한 제품 생산을 넘어 한국적 미학을 정체성으로 확립하겠다는 서 회장의 신념은 아모레퍼시픽이 독보적인 문화 자산을 구축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러한 기조는 1970년대 말 화장문화박물관 설립으로 구체화됐으며, 지난 2018년 용산 사옥 준공과 함께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으로 집대성되며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APMA의 독자적인 전시 기획력을 바탕으로 현대미술과 고미술을 아우르는 '컬처 리더'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글로벌 소비층을 공략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미술관 운영은 창업주로부터 내려오는 문화 보고를 계승하는 의미"라며 "예술과 접점을 넓히는 시도는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품격과 권위를 세우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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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후 환유고 나전칠기 선물세트./사진=LG생활건강 제공 | ||
LG생활건강은 자사 브랜드 '더후'로 한국 왕실 문화를 브랜드 헤리티지로 각인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조선왕실 문화유산 보존 사업을 후원하면서 왕실 예술을 재해석한 대형 전시를 글로벌 주요 거점에서 진행하며 브랜드 서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한 정상들의 배우자에게 선물한 더후 환유고 나전칠기 선물세트를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이는 등 전통 공예를 활용한 패키지 전략도 펼치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 예술적 소장 가치를 인정받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술관은 미학을 직접 체험하고 공유하는 장"이라며 "특히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와 VIP 고객들에게 '예술을 아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구매자를 강력한 팬덤으로 묶는 아트 마케팅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품 산업은 단순 제조업이라기보다 마케팅과 밀접한 업종이기 때문에 화장품 역사를 빼놓을 수가 없다"며 "과거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흐름이 K-컬처를 타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