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실리주의로 뚫은 미국시장…메디컬로 체급 키운다
수정 2026-04-26 10:05:51
입력 2026-04-26 10:06:07
김견희 기자 | peki@mediapen.com
지난해 매출 35%가 미국...600만 대 판매 돌파
R&D 비용 전년비 240% 증액...기술 해자 구축
R&D 비용 전년비 240% 증액...기술 해자 구축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뷰티 테크 기업 에이피알(APR)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며 뷰티 디바이스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뷰티 디바이스의 미국 시장 안착은 의료기기가 아닌 미용 목적 기기로 정의하고 빠르게 시장을 침투하는 실리주의 경영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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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월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에이피알 부스를 찾은 방문객이 메디큐브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에이피알 제공 | ||
26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에이지알'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올해 1월 기준 600만 대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21년 6월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약 5년 만에 거둔 성과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5237억 원으로, 이 중 약 30% 해당하는 4535억 원이 미국 시장에서 나왔다.
에이피알이 글로벌 시장에서 단기간에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시장 적기 안착에 집중한 대응 전략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피알은 에이지알의 미국 진출 단계에서 의료기기가 아닌 '미용 목적 기기'로 제품을 정의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 전 승인(510(k)) 대신 제조 시설 등록 경로를 택했다.
FDA 510(k)를 거치지 않은 미용 기기는 주름 개선이나 피부 조직 리모델링 등 의학적·구조적 변화를 시사하는 직접적인 효능을 광고할 수 없다. 하지만 에이피알은 의료기기 승인에만 최소 1년 이상 소요하는 것보다 D2C(소비자 직접 판매)를 앞세워 빠른 시장 진입이 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란 실리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회사는 에이지알에 대한 FCC(연방통신위원회) 인증을 받아 안정적인 시판을 위한 요건을 충족시켰다.
이러한 실리주의 경영은 빠른 시장 선점으로 이어졌다. 에이피알은 미용 기기로서의 실리를 챙기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의료기기 수준에 준하는 임상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하는 이중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단순 제조사에 머물지 않고, 향후 규제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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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부스터 프로 X2' 제품./사진=에이피알 제공 | ||
◆ 글로벌 가전·중국 저가 공세...'의료기기'로 경쟁력 확보
에이피알이 개척한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는 경쟁사들이 잇달아 진입하고 있다. 기존 LG생활건강의 프라엘 등 전통 뷰티 기업들은 물론, 최근에는 미국 가전 기업 샤크닌자가 뷰티 디바이스 라인업을 강화하며 에이피알의 대항마로 부상 중이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파고드는 점도 변수다.
이와 함께 에이피알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관리해야 할 리스크도 산적해 있다. 가장 큰 변수는 규제 환경의 변화다. FDA가 미용 기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강화할 경우, 기존 시설 등록 방식은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 또 판매량 급증에 따라 늘어나는 소비자 부작용 신고와 글로벌 기업들의 특허 및 지식재산권(IP) 분쟁 역시 에이피알이 넘어야 할 산이다.
에이피알은 이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문가용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택했다. 지금까지 홈 뷰티 디바이스를 앞세워 시장 실리를 챙겼다면, 이제는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료기기 사업에 직접 뛰어들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뷰티 가전 영역을 넘어 의료기기까지 사업 영토를 확장해 시장 체급을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에이피알이 내년 상반기 내 출시 예정인 의료기기는 고주파(RF)나 초음파(HIFU) 등을 사용하는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EBD)다. 이와 함께 에이피알은 폴리디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DRN) 기반 의료기기인 스킨부스터를 차세대 동력으로 삼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시장에선 에이피알이 의료기기 등록 절차에 필요한 임상데이터를 확보한 이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FDA 허가를 동시 진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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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피알 브랜드 메디큐브의 주력 제품들이 드럭스토어 올리브영 매장 내 진열돼 있다./사진=김견희 기자 | ||
이러한 이유에서 에이피알의 연구개발비(R&D)도 늘고 있다 에이피알의 지난해 R&D 비용은 약 120억 원으로 전년(35억 원) 대비 24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홈 뷰티 디바이스의 기술 고도화와 더불어 북미 등 글로벌 규제 대응을 위한 기술 데이터 확보 비용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피알의 의료기기 시장 진출은 고마진 소모품 매출을 통한 수익 구조의 질적 개선과 더불어, 가전 기업들이 넘볼 수 없는 기술적 진입장벽을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라며 "레드오션을 향해가는 홈 뷰티 시장에서 차별화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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