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 온라인 화장품 매출 40% 향수
F&F, 토종 브랜드 '헤트라스'에 전략 투자
다이소 지난달 디퓨저 매출 전년비 10%↑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패션·유통 업계가 성장 잠재력이 높은 프래그런스(향기)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가 길어지자, 마진율이 높은 향기 제품에 주력하며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키워나가는 모습이다.

   
▲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 이리드말트./사진=LF 제공


24일 업계에 따르면 생활문화기업 LF가 수입·판매하는 프랑스 뷰티 브랜드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이하 불리)'의 올해 상반기 향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대표 향수 '이리 드 말트' 매출이 83% 신장했고, 프랑스 정원의 과일과 채소 향을 재해석한 '레 쟈뎅 프랑세' 컬렉션은 148% 성장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18세기 프랑스에서 시작된 불리는 천연 원료 기반의 향과 예술적인 패키지로 마니아층을 확보해온 브랜드다.

불리는 기존 향수 중심에서 바디·스킨케어·홈 카테고리로 접점을 넓히는 향 기반 라이프스타일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여름철을 맞아 청결과 체취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향수와 바디 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수요가 늘기도 했다.

LF 관계자는 "취향을 향으로 표현하고 이를 일상 전반에서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불리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향수뿐 아니라 바디케어와 홈 제품 등 브랜드 고유의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상반기 기준, 자체 온라인 플랫폼 '신세계V' 내 전체 코스메틱 매출 중 향수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40~4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등을 국내에 독점 유통하고 있는데, 사실상 해당 라인업이 코스메틱 실적 대부분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패션 대기업들이 이처럼 니치(고급) 향수 브랜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전통적인 의류 사업에 비해 재고 부담이 적고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산타마리아노벨라 아쿠아 제품 라인업./사진=산타마리아노벨라 제공

대중적인 향기 용품 브랜드에 자본을 투입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패션 공룡 F&F는 최근 대용량과 감각적인 패키징으로 올리브영 등에서 돌풍을 일으킨 라이프스타일 향기 브랜드 '헤트라스' 운영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F&F는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 의류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성장성이 입증된 프래그런스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하고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포석이다.

프래그런스 시장 성장세는 국민 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에서도 확인된다. 다이소의 올해 6월 디퓨저 상품군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약 10% 신장했다. 다이소에서는 코코도르, 데일리콤마, 부케가르니, 쿤달, 더블유드레스룸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검증된 향기 브랜드들을 5000원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시장에선 프래그런스 사업이 패션·유통 기업의 단순 사업 다각화를 넘어 필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한다. 시각적 유행에 민감한 의류에 비해 향기는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데다가 디퓨저 등 일상 생활용품으로 빠르게 안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 한계에 직면한 패션·유통 기업들이 럭셔리 니치 향수 IP 확보부터 가성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투자까지 저변을 넓히면서 국내 향기 시장의 판은 한층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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