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 화장품 수출액 16조원 돌파
국내 화장품 ODM 인프라 중추 역할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에서 2년 연속 수입국 1위 자리를 기록하는 등 거센 돌풍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소 인디 브랜드의 폭발적 성장을 뒷받침한 제조자개발생산(ODM) 체계가 K뷰티 수출의 핵심 원동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한국콜마종합기술원 전경./사진=한국콜마 제공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70억 달러(한화 약 11조 원)로 집계되며, 역대 상반기 실적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수출액은 39억 달러(약 6조 원)로, 1분기(31억 달러)보다 25.8% 증가해 분기별로도 지속 성장세다.

대미 수출 선전도 두드러진다. 미국 수출액은 지난해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4억5000만 달러(전체 수출액의 20.7%)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중국 10억 1000만 달러(14.4%), 일본 5억 8000만 달러(8.3%)가 뒤를 이었다. 

◆ 한국콜마, 1990년 제약급 품질로 ODM 최초 구축

K뷰티가 호황을 맞은 데는 연구개발(R&D) 노하우와 제조 기술을 선제적으로 구축한 국내 ODM 기업의 역량이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대표 ODM사인 한국콜마의 R&D와 제조 경쟁력의 근간은 창업주 윤동한 회장의 선구안에서 시작됐다. 대웅제약 부사장 출신인 윤 회장은 제조와 판매가 분리되지 않아 주먹구구식 운영이 일반적이었던 1990년대 국내 화장품 시장의 현실을 꿰뚫고, ODM 방식을 한국 화장품 산업에 이식한 장본인이다. 

윤 회장은 당시 일본 콜마와 합작해 1990년 직원 4명으로 한국콜마를 설립하고 선진국에서 자리 잡고 있던 ODM 방식을 국내에 도입했다. 이는 국내 화장품 산업 구조를 제조와 기획·판매로 분리하는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뿐만 아니다. 윤 회장은 제약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화장품에 적용해 1994년 우수화장품제조품질관리기준(CGMP)을 정립했다. 이어 국내 최초로 국제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을 획득하며 한국 화장품 산업의 품질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국내 인디 브랜드들은 한국콜마의 이러한 R&D 및 제조 인프라 덕분에 대규모 시설 투자 부담 없이 톡톡 튀는 제품 기획과 마케팅, 유통 채널 확장에만 전념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나가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1990년 국내 최초로 ODM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 화장품 시장의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 무수한 인디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었던 토대"라며 "브랜드사는 제조 부담 없이 기획과 마케팅에 집중하고, 콜마는 R&D와 철저한 품질 관리를 책임지는 구조가 지금의 K-뷰티 성장을 이끈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 한국콜마 연구원이 제형 분석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사진=한국콜마 제공

◆ 제조-기획 완벽 분업…'조선미녀' 등 인디브랜드와 동반성장

제조는 콜마가, 판매는 인디 브랜드가 맡는 분업화는 실제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한국콜마가 구다이글로벌과 공동 개발한 선케어 제품 조선미녀 '맑은쌀 선크림'은 글로벌 누적 판매량 1억 개를 돌파하는 잭팟을 터트렸다. 지난 5년간 1.6초당 1개꼴로 팔려나간 셈이다. 이 제품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선크림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며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고객사와의 상생 모델은 한국콜마의 외형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1990년 작은 회사로 출발한 콜마그룹은 36년 만에 자산 5조 원을 돌파하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대규모기업집단)에 화장품 ODM 업계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콜마그룹은 윤상현 부회장의 주도 아래 글로벌 M&A(인수·합병)를 통한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부회장은 2013년 업계 최초로 미국 FDA의 일반의약품(OTC) 인증을 획득하며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이어 2016년 미국 색조화장품 ODM 업체 PTP, 캐나다 CSR 코스메틱솔루션즈를 연달아 인수하며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윤 부회장은 글로벌 뷰티 헬스케어 플랫폼 도약을 위한 준비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화장품부터 제약, 건강기능식품(CMO)을 아우르는 뷰티·헬스케어 기업의 토대를 마련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비비크림, 선케어 등 대표 제품 대중화를 이끌어온 R&D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빠른 글로벌 시장 대응을 돕고 있다"며 "앞으로도 단순한 제조기업을 넘어, 중소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아우르며 인디 브랜드 전성 시대를 뒷받침하는 K뷰티 생태계 설계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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